2018 경기유망작가(신진) 생생화화: 生生化化 beyond thinking 생각을 넘어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2018년 10월 13일 ~ 2018년 12월 2일

경기문화재단은 올해 초 경기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창작 활성화를 위한 전문예술창작지원 사업을 통해 11명의 경기유망 신진작가를 선정하였으며 그들의 신작이 10월 12일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이하 아람미술관)에서 발표된다.

<2018 경기유망작가(신진) 생생화화: 生生化化- beyond thinking>라는 제목의 이 전시는 경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경기도에 기반을 둔 유망작가들이 자신의 작품 세계를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기획되었으며 김상균, 문소현, 박미례, 빈우혁, 서현욱, 양기진, 주세균, 최영빈, 최하늘, 한석경, 한성우가 선정되었다.

경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지원 사업은 신작 제작에 소요되는 창작지원금 지원과 평론가-작가 매칭을 통한 멘토링 프로그램, 비평 워크샵, 성과발표전시를 진행하는 과정 중심의 지원 사업으로, 다각적 지원을 통해 역량있는 작가들의 작품창작 지원과 도내 미술관 전시진입을 견인하고 나아가 미술계 네트워크 확대에 기여하고자 한다. 본 전시는 고양문화재단과의 파트너쉽으로 기획되어 기초문화재단과 광역문화재단의 성공적인 협력 전시로 3년째 지속되고 있다. 

올해 전시에서 11명의 작가는 축제, 감정, 풍경, 동물, 개인적 경험, 흔적들, 경계의 의미, 무의식, 언어, 조각 등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주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문제들이다. 작가들은 하나에 몰두하여 일반적인 생각 그 너머에 있는 것을 파헤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제시하고자 하였다. 스쳐 지나가는 주변의 것들을 몇 달씩 고민해보는 일이 일생에 걸쳐 과연 한번이라도 있을까?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 위해 몇 달 혹은 몇 년을 관찰하고, 생각하여 이를 하나의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경기유망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응집된 일상의 세계를 마주해 보기를 바란다. * 문의: 경기문화재단 문예진흥팀 추명지(031-231-7234)


작품소개

김상균은 작업에 앞서 풍경 이미지를 취합한다. 기존 작품의 풍경은 아파트의 인공 조경의 이미지를 조합하였다. 이번 신작에서는 인터넷에서 떠도는 자연풍경, 혹은 회화 이미지를 한데 모은 후 이를 조합하여 하나의 정형화된 풍경으로 만든다. 하나의 풍경으로 보여지지만 이는 사실 각기 다른 시점에서 찍힌 풍경들이다. 아파트 조경, 인터넷 상의 풍경은 결국 인간이 보고 싶어하는 풍경의 모습이다. 작가는 우리의 욕망이 깃든 풍경의 이미지를 조합하여, 화려하고 시각적인 환타지를 제시하며 이는 결국 허상임을 자각시킨다.

문소현은 위기상황에서의(극단적인 상황에서의) 해결방안을 서사적인 구조로 풀어내 이를 스톱에니메이션으로 구체화 한다. 이번 신작에서의 주제는 축제다. 축제는 문명의 중요한 요소였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일을 기념하는 일종의 의식으로, 축제 기간 동안 일상에서 벗어나 본능적인 감성과 행위를 분출하고 이후 다시 삶으로 돌아와 질서를 다시 찾는 순기능을 하였다. 이러한 축제는 현대로 넘어오면서 기존의 순화 기능을 잃고 단순한 놀이, 먹고 마시는 소비만이 남았다. 작가는 끊임없이 루프되는 축제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본능이 해소되지 못하고 의미없이 계속 반복되는 현상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박미례는 주변의 산과 계곡에서 보이는 동식물을 즉흥적이고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언어로 소통이 되지 않기에 동물과 인간은 괴리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온전히 타자인 생명체를 대형 캔버스 안에 담았다. 작가는 작업 과정이 ‘세상사를 바라보는 불가사의한 현재를 기록하고자 하는 여정’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그려진 캔버스 안에는 평화롭고도 잔인한 생태계의 모습이 고스란히 펼쳐져 있다.

빈우혁은 사람이 드문 곳을 산책하면서 생각을 정리한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방해가 없는 오롯이 나로서만 존재할 수 있는 곳을 산책하면서 외부와 차단된 본인을 찾아 했던 산책은 곧 작업으로 이어졌고, 이는 풍경의 그림으로 표현되었다. 이번 신작에서는 ‘벽’의 모습을 재현한다. 작가에게 있어서 벽은 단절의 개념이 아니라 또 하나의 풍경이다. 독일에서 머물던 작가는 독일의 생활을 정리하기 위해 관청을 찾았다고 한다. 그가 줄을 서서 기다리며 마주해야 했던 관청의 벽은 대리석으로 되어있었다고 한다. 작가는 ‘어쩌면 다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를 실체가 있는 이상에 대한 막연한 상상의 끊을 놓지 않고자 대리석 벽을 구체화해 나갔다’고 말한다. 그는 관청에서 돌아오는 길의 대리석과 돌 무늬를 기억하기 위해 드로잉을 시작했으며, 이는 다시 커다란 화폭에 재현되었다. 어디론가 다시 돌아가야 하는 그 여정이 풍경의 벽으로 이어진다.

서현욱은 우리의 감정은 경험과 연관이 없을 수도 있다는 가설에서 시작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디지털의 힘을 빌어 관람자의 뇌파를 유도하고 특정한 감정상태에 진입시킨다. 작가는 이 디지털 도구를 이용해 경험과 감정의 연결고리를 끊고, 이를 경험한 사람으로 하여금 감정의 인과 관계에 대해 의문을 만들고자 하였다. 감정이란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느끼는 것이지만, 작가는 디지털이 모든 것을 축약하고 언제든 꺼낼 수 있게 만든다고 여긴다. 온라인 상에 사진과 동영상 텍스트로 쉽게 감정이 공유하는 지금의 상황을 압축적인 작품으로 제시하고자 하였다.

양기진은 무의식 속의 이미지를 10미터의 대형 드로잉으로 제시한다. 작가는 “그리기 행위를 통해 나의 이성적이고 상식적인 사고 너머를 경험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특정선을 반복하여 긋거나 점을 찍으면서 흰색의 평면은 점차 채워져 나가고, 이는 유기적이 형태로 마치 자연의 어떤 것처럼 보인다. 작가는 우연성, 개방성, 가변성을 전제로 작업을 진행하며 이는 끊임없이 확장된다. 이미지의 흐름을 따라 선들의 관계 속에서 또 다른 새로운 이미지가 탄생되며, 이는 또 다른 작품으로 이어지게 된다.

주세균은 ‘언어’, ‘의미’, ‘정의’의 불안정성에 대해 탐구한다. 기표와 기의의 관계는 일종의 사회적 합의 사항이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의 단어를 말할 때 누구나 느끼는 감정은 다를 수 있다. 작가는 기존에 본인이 가지고 있는 ‘기준’에 대한 ‘지성’과 ‘현실’의 ‘현상’이 접점으로 교차가히 어렵다는 생각을 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작가는 기표와 기의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작업으로 보여주고자 하였다. 이번 신작에서는 의성어와 의태어인 ‘쿵’, ‘쾅’, ‘펑’ 이 세가지를 이용하여 건물의 일부인 벽과 기둥 그리고 장식대를 만들었다. 작가는 건축적 견고함에 말이 가지고 있는 다의성 혹은 불완전함을 병치시키는 방법으로 이를 표현하고자 하였고, 소리의 불안정함과 건축의 견고함 사이를 배회하며 걸으면서 관람객이 이를 몸소 느끼도록 하고자 하였다. 

최영빈은 어느 시점에서 자신이 경험하고 느낀 것을 회화로 기록한다. 그는 설명할 수 없는 것에서 출발하여 다른 사람을 앞에 두고 있거나 관계를 맺어야 할 때, 몸이 온전히 나의 것이라는 것의 느낌 자체를 그림으로 표현한다. 몸의 감각에 집중하기도 하고, 어떤 것을 봤을 때 느끼는 자극에 대해 반응하고 그 시점에서 경험하는 것, 자극 받은 것에 대한 반응을 토대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 따라서 작품의 제목을 보면 시간의 개념으로 이루어져있다. 작가는 “이동하며 직접 걸으며 지도를 그리듯, 경험하는 동안의 시간을 기록하는 그림을 그리며, 내가 살아온 구체적인 시간이 보편적인 언어를 획득하지 않고도 여전히 이해 받을 수 있을지를 질문하며 계속 그리고 있다”고 말한다. 

최하늘은 이번 신작에서 모더니즘 이후 유럽 추상 조각의 역사에서 중요한 세 작가의 작품을 조각으로 제작하고 이들을 의인화하여 정체성을 부여하고 이들이 육아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과거 작가들의 논의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육아와 미술을 결합하였다. 세가지의 조각은 각자 나름의 역할이 주어지는데, 작업 전체를 계획하는 실제 세계의 작가와 작업 내에서 부모노릇에 심취하는 양육자, 그리고 역할놀이에 심취하여 조각을 진심으로 제 자식처럼 여기지만 동시에 이것이 미술, 조각이라는 사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작가가 있다. 여기서 부모정체성은 조각을 제 자식이라고 믿고 있으며, 이에 부응하는 조각들은 자기 자신을 새로운 주체로 규정한다. 작가는 이 작업을 통해 조각 매체의 미학적 가치를 보존하면서 사회적인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를 탐색하고자 하였다.

한석경은 분단 상황이라는 한국의 특수한 배경을 토대로 작업을 하였다. 2016년 북한출신의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 그의 작업은 2017년 같은 분단의 현실을 경험했던 독일에서의 작업과 2018년 금강산으로의 이야기로 이어졌다. 이번 신작은 3개의 벽을 통해 분단된 현실을 바라보는 3세대의 입장을 보여준다. 작가는 한국전쟁을 직접 경험한 할아버지 세대, 사회적 기반과 개인 심리 형성 과정 속에서 이데올로기를 겪은 아버지 세대, 북한이라는 나라를 비현실적인 존재로 여기면서 또 다른 대리전을 준비하는 젊은 세대의 모습을 3개의 벽을 통해 보여주며, 벽과 벽사이를 걸어다니면서 각기 다른 시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성우는 어떤 장소에 남아있는 흔적, 의도치 않게 남겨진 것들을 그림의 대상으로 한다. 이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이를 다시 회화로 옮겨 담으면서, ‘무대의 뒷면’이라는 상상된 이미지를 다루어 왔다. 최근에는 오래된 장소를 재현하면서 보다 기억을 쌓아 올린다는 느낌을 살려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실내에서 점차 실외로 확장하며 재료도 파스텔, 아크릴 등 기존에 사용하던 목탄에서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를 하고자 한다. 이렇게 확장된 재료는 작가가 기억하는 흔적들의 질감을 더욱 풍부히 하게 된다. 작가가 재해석한 기억의 화면은 구상적인 것과 추상적인 것 사이의 지점에 놓이게 되며, 이 회화를 보는 다른 사람들은 다른 관점에서 새로운 해석으로 그의 기억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주최/주관 : 경기문화재단·고양문화재단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경기도, 고양시

출처: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참여 작가

  • 박미례
  • 주세균
  • 한성우
  • 한석경
  • 최영빈
  • 문소현
  • 김상균
  • 빈우혁
  • 최하늘
  • 양기진
  • 서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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