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온빛사진상 수상작 사진전

사진위주 류가헌

2019년 1월 15일 ~ 2019년 1월 27일

자신의 이름이 큼지막이 적힌 종이를 들고 혼자, 혹은 가족과 함께 서있는 사람들. 다큐멘터리사진가들이 선정하고 수여하는 사진상인 ‘온빛사진상’이 2018년 최우수상으로 선정한  최우영의 <나의 이름> 속 풍경이다. 이 사진에는 ‘이름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80여개 달한 지원작들 가운데 온빛이 최종적으로 <나의 이름>을 선정함으로써, ‘수많은 재일교포들이 자신의 국적과 한글이름을 잊지 않고 당당히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작가의 마음과 그의 향후 작업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사진가 최우영이 60만 재일교포에게 마음을 기울이게 된 것은, 일본에 계신다고만 알고 있던 조부가 <조총련동포 고향방문단>의 일원으로 고국을 방문했을 때, 여러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부터다. 자신의 집안이 연좌제로 인해 고통 받았다는 개인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일본법률상 무국적으로 간주되는 조선적(朝鮮籍)을 가진 재일교포들의 실상, 동일본 대지진 이후 어려움에 처한 조선학교의 이야기 등을 듣게 된 것이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최우영은 그들의 삶 속으로 파고들었다. 

올해로 벌써 광복 73주년이 되었지만, 지금까지도 일본의 식민지배가 남긴 상처와 희생은 치유되지 않고 있다. 지금도 일본 대사관 앞에서는 조선인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요구하는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고, 역사교과서의 문제 등이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다.  그런 속에서도 과거 일본이 그토록 파괴하고 싶어 했던 한국의 뿌리를 지켜나가는 것은, ‘이름은 그 사람이 지속적이고 파괴될 수 없는 실체라는 것을 나타낸다’고 한 철학자 ‘에리히 프롬’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2018년 <온빛사진상>에는 총 79명이 지원했으며, ‘최우수상’을 받은 최우영을 포함해 5명의 수상자가 선정되었다. 이번에 신설된,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에서 후원하는 ‘뉴플랫폼상’을 수상한 우해미의 <분홍 옷 입은 엄마>는 치매판정을 받은 자신의 어머니의 삶을 통해 현대 사회의 치매노인문제를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권학봉의 <로힝야 난민캠프, 1년 후>는 미얀마의 소수민족 ‘로힝야’의 삶을 통해, 국제사회가 소수민족의 인권과 그들을 향한 폭력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마땅할 것인가, 하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박창환의 <동물원>은 한국에 동물원이 개원한지 100주년이 된 해인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작업한 것이다. 동물원이라는 공간을 임의로 정의내리지 않고, 그저 우리에게 그곳에서 살고 죽는 동물의 삶을 보여주었다. 신락선의 <프레임프레임588>은 정치적, 역사적으로 다양한 프레임 속에서 변모해온 매매춘의 현장을 기록한 사진이다.  

온빛다큐멘터리와 해마다 온빛사진전을 지원해오고 있는 류가헌은, 최우수 수상작만을 개인전 형식으로 열었던 기존의 전시를 최종 수상자 5명 전체로 확장하였다. 전통적인 다큐멘터리의 한계를 넘어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형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2018온빛사진상 수상작 사진전은 2019년 1월 15일부터 류가헌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온빛 다큐멘터리 소개

‘온빛다큐멘터리'는 2011년 사진가들이 함께 한국다큐멘터리 사진의 활성화를 위해 뜻을 모아 사진의 본질인 기록성을 다시 돌아보면서 사진을 통해 이 시대를 보다 깊이 있게 해석하기 위해 모인 사진가 단체이다. '온빛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대중과 올바른 소통을 이루어 사진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함과 동시에 한국다큐멘터리사진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시대의 진정한 기록이자 미래에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사료가 되며, 지금 이 순간에도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은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인류의 기쁨과 고통, 그리고 인간의 존귀함을 열정적 의지로 담아내고 있다. 

우리들은 대중적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의미 있는 스토리를 발굴, 사진으로 기록하여 사회적 소통과 공감을 이루고자 한다. 동시대인들의 삶에 대한 정보 공유, 인간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에서 비롯하여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변화에 '온빛 다큐멘터리'가 소중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온빛사진상>은 다큐멘터리사진 작업을 하고 있는 누구나 응모할 수 있으며, 사회적인 다큐멘터리사진 뿐 아니라 순수 다큐멘터리, 생태-자연 다큐멘터리, 포토저널리즘 등 사실적인 기록 사진에 기반한 작가의 세계관을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이면 자유롭게 응모할 수 있는 상으로 온빛 다큐멘터리 회원 사진가들이 선정하는 사진상이다. 


참여작가: 최우영, 우해미, 권학봉, 박창환, 신락선

출처: 사진위주 류가헌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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