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ong Kwang Ho 정광호

조현화랑 달맞이

2020년 9월 17일 ~ 2020년 11월 8일

조현화랑(달맞이)에서는 9월 17일부터 11월 8일까지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정광호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작가가 10년 만에 여는 국내 개인전으로 조현화랑에서는 1997년(서울) 이후 두 번째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의 본질에서 의미가 확장된 신작 12점과 처음 공개되는 영상 작업인 ‘움직이는 그림’ 을 통해 작가의 끊임없는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조각은 실존하는 공간 속에 구체적 물체로 존재함으로써 소재, 기술, 용구가 공존하는 바탕 위에 조각가가 구체화한 이미지의 표상이다. 정광호 작가는 자신의 조각을 ‘비조각적 조각(Non-sculptural sculpture)’이라 명명하고, 조각이 지닌 반대의 속성을 작품에 넣으면서도 그것이 여전히 조각 임을 증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역설적 표현을 통해 조각의 본질을 탐구한다. 조각의 본질이란 양감과 질감 등 물체 고유의 성질이 작가의 미적, 심적 영향에 의해 깎이고 잘리고 붙여진 덩어리들, 또는 그것들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외면과 내면의 구분 없이 투명한 표면의 형태를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작품에 있어 ‘표면이란 곧 조각 본질의 껍질이자 현실’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제작된 정광호 작가의 대표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꽃잎, 나뭇잎, 물고기, 항아리, 풍경 등을 모티브로 가느다란 구리 선을 통해 조각의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 캔버스 위에 붓 터치로 완성하는 회화 작품처럼, 작품마다 가는 구리 선을 다양한 패턴으로 구성했다. 회화에서 가져온 선적 요소를 입체적 형태의 조각으로 표현함으로써 두 가지 매체의 특징을 동시에 보여준다. 멀리서 바라볼 때는 공간 속에 존재하는 조각으로 인식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작품 표면의 선들이 더 시선을 끈다. 이러한 선들은 꽃잎, 나뭇잎, 물고기 작품에서는 생명을 지속하는 형태의 흐름을, 항아리 작품에서는 표면의 깨어진 금과 틈새를 연상시킨다. 가는 구리 선으로 위장한 붓의 터치가 잘 표현된 풍경 작품은 특정 장소가 아닌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작가의 손을 거쳐 만들어졌다.

처음 선보이는 영상 ‘With Sisley(4’53”)’는 프랑스 인상주의 대표 화가 알프레드 시슬레(Alfred Sisley)의 작품을 오마주한 것으로, 고전 회화 작품이 영상 속에서 다양한 움직임으로 나타난다. 작가는 영상이라는 매체를 통해 새로운 작업에 대한 도전을 시도한다.

정광호 작가는 선을 이용하여 물질감과 양감을 가볍게 표현하고자 하였다. 회화가 지닌 고정된 이미지를 영상을 통해 ‘움직이는 형태’로 나타냄으로써 회화와 조각, 회화와 영상의 경계를 허물고자 한 것이다. ‘비조각적 조각’ 작업으로 조각의 본질을 고민하는 작가는 회화, 영상 등 여러 매체가 지닌 요소를 통해 조각의 본질 뿐 아니라 ‘미술의 본질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지고 있다.

출처: 조현화랑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참여 작가

  • 정광호

현재 진행중인 전시

강서경 개인전: 마치 Suki Seokyeong Kang: MARCH

2024년 3월 19일 ~ 2024년 4월 28일

인공 눈물 Artificial Tears

2024년 2월 15일 ~ 2024년 4월 13일

무성해지는 순간들 Lush Moments

2024년 3월 12일 ~ 2024년 4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