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Drawing 41 김수희 : 우리들을 위한 작업 Work for Us

소마미술관

2019년 11월 22일 ~ 2019년 12월 22일

개인 차이는 있지만,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흥미를 끄는 현상이나 물건을 접하게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개업 하면서 홍보용으로 쓰이는 춤추는 인형이 흥미로운데, 바람에 의한 춤 동작이 리드미컬하고 자연스러움이 매력이다. 새롭고 다른 차원의 드로잉 작업을 연구 중인 작가 김수희도 일상 속에서 언어의 한계, 불완전하고 불규칙적인 현상에 관심이 갖고 고민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 공통점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미지의 결정체, 즉흥적인 결과물에 있다고 하겠다.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과거의 작품 2점을 소개할까 한다.

관객이 작업의 참여자가 되는 '갤리웨이를 위한 작업'<Work for Galleyway>은 인공 구조물에 필기도구를 연결하여 관람객들이 직접 그리는 행위로 남긴 흔적들이 작품이 되는 인터렉티브 아트<Interactive Art>이다. 다른 작품은 '드로잉챌린지'<The Drawing Challenge>로 펜이 달린 나무 막대나 불안정한 PVC파이프로 드로잉을 하게 하여 의도함을 배제 시킨 선을 통해 관람객이 참여하고 즉흥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가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위의 두 가지 프로젝트로 느낄 수 있는 김수희 작업의 특징은, 우연성과 관객 참여에 있다. 우연성은 도구의 장치를 통해 의도적인 선긋기 행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관객 참여는 그런 무작위의 선긋기 결과물인 작품을 관람객들에 의해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이번, 신작도 두 가지 특징을 기반으로 하는 공간 드로잉으로 비주얼, 사운드, 퍼포먼스, 관객참여 등 확장된 컨셉을 보여 주고 있다. 작품의 소재는 다친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 물리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기인한다. 레이저 치료에서 나오는 현란한 빛의 움직임, 지압치료의 신선한 리듬감에서 작가는 자신이 추구하는 새로운 드로잉의 돌파구를 만나게 된 듯하다. 나는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에서 지나치는 소재들을 작가들의 눈썰미와 감각으로 작품화하는 직관을 매우 존중하고 지지한다. 때론, 작품 제작에 있어서 거시적인 안목과 거대 담론의 장도 필요하겠지만, 일반 대중들과 호흡하고 생활하는 공간 속에서 나타나는 소재들은 더욱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든다.

이제, 흐르는 일상에서 건져 올린 김수희가 시도 하려는 <우리들을 위한 작업>공간 드로잉을 소개하자면, 전시실을 암실에 가까울 정도로 어둡게 조성하고 관람객의 움직임에 센서가 반응하여 전시실 벽면에 빛 드로잉을 묘사하는 방식으로 작품이 진행된다. 전시실 입구에서 출구는 인생의 여정으로 어두움은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불규칙적인 빛의 움직임은 인생사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상징하고 있다. 작가가 연출해 놓은 어둡고 불확실하지만, 인생에서 자아를 찾아 가는 힐링 여행에 즐거이 동참해 보시길 추천하는 바이다. / 손성진 (소마미술관 큐레이터)


드로잉 단상 _ 우리들을 위한 작업

나는 언어의 한계, 불안하고 불완전한 것들에 관심이 많다. 이러한 것들은 궁극적으로 삶에 내재하는 수많은 한계, 인간의 불완전함을 드러내고 동시에 삶의 랜덤함, 예측할 수 없음을 드러낸다. 온전히 이해할수 없는 세상속에 인간으로서 갖는 한계와 외부로부터 오는 제약 그리고 삶의 불예측성이 맞물려 돌아가는 그 속에서 앞으로 한걸음씩 나아감. 나는 이 속에서 인간과 삶의 본질/아름다움을 찾고 이를 주로 복합매체를 통해 실체화시킨다.

이번 작업의 출발점은 다리를 다쳐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닌 개인적인 경험에서 기인한다. 레이저와 저주파, 열치료기 등 여러 가지 기계들의 효과와 그것들이 만들어낸 몸에 남긴 흔적들은 힐링의 드로잉처럼 다가왔다. 레이저 치료기가 쏘아대는 다양한 패턴과 강렬한 칼라, 원적외선 치료기가 쏟아내는 강한색채, 저주파 치료기가 몸에 흡착해서 내는 리드미컬한 사운드와 그 흔적의 드로잉 등 모든 것이 작업의 소스로 다가왔다.

본 전시는 삶의 무게나 개인적, 사회적인 한계로 다 어느 정도씩은 어떠한 형태의 장애나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현시대의 우리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우리들을 위한 작업이다. 또한 레이저라는 강렬한 선이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드로잉 패턴과 물리치료 과정에서 나오는 다양한 효과들 그리고 그 중심에 놓여있는 몸을 작업의 소스로 비주얼-사운드-퍼포먼스적 요소들이 공간속에서 관객을 통해 서로 순환되는 미디어적 치환을 시도하는 작업이다. / 김수희


출처: 소마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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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작가

  • 김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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