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팩토리는 2025년 하반기 첫 전시이자 옥팩기획전으로 《Pink Plastic Lobster》를 9월 3일(수)부터 9월 20일(토)까지 옥상팩토리에서 개최한다.
옥상팩토리 옥팩기획전은 ‘해석의 다양성’을 큰 주제로 두고, 자체 기획을 통해 다양한 작가군을 모집하고 새로운 담론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까지 5번의 전시를 진행하였다. 이번에 열리는 옥팩기획전은 협력 기획자 이주연과 김규년, 전수현, 지민석, 한보연 작가 4인이 참여하는 단체전 《Pink Plastic Lobster》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각자가 선택한 사물―낡은 전자기기, 인형극, 전통 문자도 애착 오브제―를 매개로 만든 각자의 ‘작은 신’을 선보임으로써, 인간의 애니미즘적 믿음과 감정이 작동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김규년은 미디어·회화·설치·퍼포먼스 등의 다매체 작업을 통해 매체가 지닌 고유한 특성과 그 경계를 탐구해 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오래된 물건에 신이나 정령이 깃든다고 믿는 일본의 민간신앙 쓰쿠모가미(付喪神)처럼, 버려진 전자기기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출품작 〈나풀〉(2024)과 〈약〉(2020)에서 작가는 영상이 기기보다 우선시되는 일반적인 방식과는 다르게 버려진 기기에 맞추어 제작한 영상을 선보인다.
전수현은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난 욕망과 집착, 상실의 감각을 다루는 영상·회화·설치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인형극의 형식으로 제작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연작 《애니메이션 박스 Part1-Part3》를 선보인다. 반복적으로 관계를 추구하는 충동에 사로잡힌 등장인물들을 보면서, 관람객은 상실감·죄책감·자기혐오와 같은 내적 감정을 바라보고 경험할 수 있다.
지민석은 동양화의 형식과 정신을 기반으로, 전통적인 재료와 관념을 현대적인 맥락에서 재해석한다. 특히 작가는 자본주의적 삶 속에서 발견되는 상품들을 신으로 형상화하고, 그 신의 신화와 종교의식, 문자 체계를 창조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108개의 상표와 상품을 인격신으로 형상화한 전통 문자도 연작을 선보임으로써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새로운 샤머니즘을 탐색한다.
한보연은 종교와 믿음의 관계를 조명하고, 현대 사회에서 욕망의 역할과 그것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현재 진행 중인 〈복비교 프로젝트〉의 일부인 종교화와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만든 가상의 종교 ‘복비교’는 작가의 애착 인형을 기반으로 만들어낸 가상의 신으로, 인간에게 내재한 무한한 욕망과 그로 인한 결핍을 상징한다. 전통 회화 방식으로 제작된 종교화는 인공지능의 빠른 속도와 대비되며, 종교 의례의 공든 행위와 연결된다. 이처럼 복비교를 통해 작가는 현대 사회에서 종교의 본질을 묻고 삶의 위안을 얻을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Pink Plastic Lobster》는 2025 서울아트위크 기간(2025.09.01.-09.07)에 전시될 예정이며, 전시를 관람하고 서울아트위크의 스탬프 투어에 참여할 수 있다.
작가: 김규년, 전수현, 지민석, 한보연
협력기획: 이주연
주최: 옥상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