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책을 볼 때 단순히 글의 내용을 읽기만 하지는 않는다. 글꼴에 형태나 크기에 따라 내용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책을 펼치면 종이의 냄새를 맡게 되고, 책장을 넘길 때 손가락으로 종이의 촉감을 느끼고, 무게를 느끼고, 넘김과 펼침을 느끼고, 책상에 내려놓을 때의 소리를 듣는다.
최선을 다해 책을 읽지 않는 모임 ‘책구멍’은 지금껏 160여 권의 책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었고, 책을 경험하는 다양한 방식을 발견한다. 책을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생명체처럼 바라보기도 하고, 소리에 집중하기도 하고, 책 속의 구성 요소들이 만들어내는 관계나 우연적 풍경들을 포착하기도 하고, 극히 작은 일부분을 집중 탐구해 보기도 한다. 아트북의 복잡한 의미와 불확실한 경계를 넘나들며 책의 물성을 탐구하는 책구멍의 구성원들은, 각자 책을 인지하는 관점과 방식을 구체화하고 그를 바탕으로 재차 물성화시켜 «Bookabinet», «Book Biology», «Book Composition» 세 권의 책을 만들었다. 이 전시에서는 그중 몇몇 작품을 또다른 방식으로 선보인다.
*<wrm space 대관 지원> 선정 프로젝트입니다.
출처: wrm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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