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캇 컨템포러리는 2019년 11월 29일부터 2020년 1월 31일까지 이집트의 현대 미술 작가 와엘 샤키의 <알 아라바 알 마드푸나>전을 개최한다.
중동 지역의 가장 중요한 현대 미술 작가 중 한 명인 와엘 샤키는 영상을 중심으로 드로잉, 페인트,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실제와 허구가 혼재하는 내러티브의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기존의 역사적 서사를 재해석하는 작가는 역사와 신화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와 조사를 토대로 예술적, 종교적, 초국가적 정체성에 대한 개념을 다룬다.
바라캇 컨템포러리의 이번 전시에서는 영상 작품인 <알 아라바 알 마드푸나 Ⅲ>을 비롯, 신작 드로잉과 페인팅 작업을 소개한다. 총 3부작인 <알 아라바 알 마드푸나> 영상 작업은 고대 유적 도시이며 과거 이집트 남부의 수도였던 알 아라바 알 마드푸나 마을을 방문했던 작가의 경험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지하에 묻힌 보물을 찾으려 땅을 파고, 연금술과 영적 행위를 통해 선대의 비밀을 찾아가는 마을 주민들의 활동을 목격한 와엘 샤키는 당시의 신비로운 경험 위에 이집트 소설가 모하메드 무스타갑의 소설 『다이루트의 우화들』에 수록된 단편 '해바라기'의 내용을 오버랩시켜 몽환적인 영상으로 재구성했다.
와엘 샤키의 영상 작업은 폭 넓은 주제와 난해한 이슈들을 흥미로운 서사시로 만든다. 작가가 사용하는 서정시와 같은 영상 언어는 역사와 전통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서구권의 관점으로 고착된 아랍과 중동의 역사를 현대적인 서술로 번역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와엘 샤키가 건네는 메시지는 어느 한 세계에 편향된 관점이 아니라 양자를 아우르는 치유의 방향을 가리킨다. 역사적인 모순과 고통의 서사는 그의 작품을 통해 과거를 위로하는 레퀴엠으로서, 현재와 미래의 인류가 나아갈 새로운 시작을 기원하는 기도이자 선언과도 힘을 갖는다.
중동 지역의 역사와 그 땅에 비롯된 신비로운 이야기를 통해 와엘 샤키는 기존의 역사적 서술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도발적인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작가의 행보는 현대 미술이 끊임 없이 도전하고 있는 국가성과 지역성의 극복에 새로운 길을 예비하고 그 극복된 후의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와엘 샤키 WAEL SHAWKY
와엘 샤키는 1971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났다. 현재는 알렉산드리아와 미국의 필라델피아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최근의 주요 개인전으로는 이탈리아 토리노의 카스텔로 디 리볼리 현대 미술관(Castello di Rivoli, 2016)과 메르츠 재단(Fondazione Merz, 2016), 뉴욕의 모마 PS1(MoMA PS1, 2015), 영국 런던의 서펜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ies, 2013-14), 독일 베를린의 KW 현대 미술관(KW Institute for Contemporary Art, 2012) 등이 있으며, 주요 그룹전으로는 14회/9회 이스탄불 비엔날레(2015, 2005), 11회 샤르자 비엔날레(2013), 13회 카셀 도큐멘타(2012), 9회 광주 비엔날레(2012), 50회 베니스 비엔날레(2003) 등이 있다. 와엘은 2015년부터 알렉산드리아에 '매스 알렉산드리아(MASS Alexandria)' 학교를 설립하고 지역의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참고 자료
1) <알 아라바 알 마드푸나 Ⅲ Al Araba Al Madfuna Ⅲ>
무스타갑의 '해바라기''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는 <알 아라바 마드푸나 Ⅲ>은 반전의 필름 색조로 되어있다. 파라오의 폐허 안으로 들어가는 이 영상은 마치 외계인이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외계 문명의 폐허를 탐험하는 것처럼 낯설고 기이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밤하늘은 눈먼 흰색 공백으로, 별은 작은 검은색으로 나타난다. 어린 소년들은 수평선을 가로질러 떠다니는 여러 개의 유령처럼 보이고, 그들의 횃불은 빛나는 성운 주변의 빛을 빨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사이클로 페인 무덤으로 내려 가면, 그것들은 내부가 형광빛의 조각들로 둘러싸여 있고, 그것들의 광채나는 몸은 천년 전 벽에 새겨진 신들과 왕의 프로필로 뒤덮여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장면에서 아이들 중 일부가 요리를 한다. 다른 사람들은 도자기를 만든다. 때로 그들은 나일강 늪지대 또는 주변 계곡의 암석 절벽을 통과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이한 환각 풍경을 경험하는 가운데 무스타갑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2) 모하메드 무스타갑 Mohamed Mustagab (1938─2006)『다이루트의 우화들 Tales of Dayrut』
모하메드 무스타갑은 남부 이집트 다이루트 지역에서 태어난 이집트의 소설가이다. 권력의 허상을 드러내는 우화적인 소설을 시와 같이 아름다운 아랍어로 구성한다. 그의 저서 『다이루트의 우화들』은 다이루트 지역에 내려오는 짧은 우화, 신화를 엮은 모음집이다.
3) 해바라기 Sunflower (2008)
'해바라기'는 기이한 해바라기 씨앗의 사용을 가지고 부족 사람들의 태도의 변화로 인해 생겨나는 마을의 변모와 붕괴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때 마을 농사의 부산물이었던 해바라기가 예기치 않게 마을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며 다른 농작물을 교살하여 결국 마을을 재앙에 빠뜨린다는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우연한 취미와 부의 상징으로 보였던 것이 마침내 재앙과 종말의 힘으로 드러나고 마을은 찢기고 잊혀진 이야기만 남게 된다.
<알 아라바 알 마드푸나 Ⅲ> 영상에서 와엘 샤키는 전통이 사라진 한 마을의 이야기를 통해 디스토피아적 세계의 진실을 드러내고자 한다. 공동체 의식은 공동의 경험을 위한 토대를 제공하지만 전승 과정에서 오해와 무관심의 발생으로 인해 그러한 관계는 훼손되어 결국 서로간의 구속과 집단적인 사라짐을 초래하였다는 것이다. 이 영상은 이집트와 아랍의 봄의 역사적인 여파로 만들어졌다.
작가와의 대화
2019년 11월 30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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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바라캇 컨템포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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