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ka Iwahashi: In between our gaze

FF Seoul

2025년 10월 30일 ~ 2025년 11월 28일

이번 전시 《In between our gaze》는 시선과 시선 사이, 그 보이지 않는 틈에서 태어나는 형상을 탐구한다. 작가는 어머니가 찍은 가족의 사진을 다시 인화하고, 그것을 아버지나 자신, 혹은 다른 가족이 손에 쥔 채로 다시 촬영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 과정을 통해 하나의 이미지는 세대 간의 시선을 거치며 겹겹이 쌓이고, 그 안에서 새로운 형상이 서서히 드러난다.

이 겹침은 단순한 중첩이 아니라, 기억의 전이이자 응시의 공명이다. 어머니의 시선이 아버지의 몸을 따라 번지고, 그것을 다시 바라보는 작가의 눈이 그 시선을 되새긴다. 그 결과로 남은 이미지는 특정한 인물을 재현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의 시선이 교차하며 만들어낸 감정의 표면, 기억의 밀도, 그리고 시간의 층위를 드러낸다.

이와하시에게 사진은 단일한 사건의 기록이 아니라, 여러 시점과 감각이 교차하는 하나의 ‘사건’ 그 자체이다.

그녀의 작업에서 ‘보는 행위’는 타인의 시선에 나를 포갠다는 의미이며, 그 사이에서 형상은 조용히 일그러지고 다시 태어난다. 사진 속의 빛은 기억의 흔적을 더듬듯이 번지고, 그 안에서 가족의 얼굴들은 서로의 시간 속으로 스며든다.

《In between our gaze》는 그렇게 시선과 기억, 관계와 시간 사이의 거리를 시각화하는 시도이다. 작가는 가족과 자신을 매개로, ‘나’와 ‘너’, ‘기억’과 ‘현재’를 구분 짓는 경계를 허물며, 서로의 응시가 만들어내는 미세한 진동을 포착한다. 그 틈에서 사진은 더 이상 과거의 증거가 아니라, 우리의 시선이 닿는 그 순간에 새롭게 생성되는 사건의 장으로 존재한다.

작가 소개

이와하시 유카 Yuka Iwahashi

유카 이와하시(Yuka Iwahashi)는 사진을 중심으로 시선과 기억의 교차를 탐구한다. 그녀의 작업은 가족의 이미지와 개인적 기억 속에서 비롯되며, 서로 다른 세대의 시선이 한 장의 사진 위에서 어떻게 겹치고 변형되는지를 추적한다. 이와하시에게 사진은 과거를 증명하는 장치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기억이 새롭게 태어나는 장이다.

그녀는 촬영, 인화, 재촬영을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시간의 층위와 시선의 불일치를 드러낸다. 그 안에서 이미지는 단일한 형상이 아닌, 서로의 응시가 남긴 흔적이자 관계의 잔향으로 남는다.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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