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겨울 개인전: S, M, L, XL

스페이스소

2024년 12월 12일 ~ 2025년 1월 18일

스페이스 소에서 김겨울(b.1988) 작가의 세번째 개인전 «S, M, L, XL»를 개최한다.  첫 개인전 «Hertz»(2018, 위켄드), 그리고 2022년 «보통 빠르기로 노래하듯이»(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이후 2년 만에 개최하는 이번 개인전은 12월 12일부터 2025년 1월 18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될 예정이다.

젊은 추상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로 꼽히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여준 김겨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총 43점에 달하는 크고 작은 ‘컷-아웃 드로잉’ 작품들을 새롭게 선보인다. 손가락 한 마디를 넘지 않는 초소형 작품에서 바닥과 천장을 잇는 대형 드로잉 설치까지. 독특한 구조적 형태로 부피를 가지는 드로잉들은 각기 다른 의미가 되어 전시장을 수놓는다.

전시 제목인 ‘S, M, L, XL’은 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Rem Koolhaas)가 건축 사무소 OMA의 20년간의 기록을 ‘스몰(Small)’, ‘미디엄(Medium)’, ‘라지(Large)’, ‘엑스트라 라지(Extra Large)’의 스케일에 따라 정리한 책 『S,M,L,XL』에서 가져온 것이다. 렘 콜하스는 이 중 L 섹션에서 현대에 새롭게 등장한 거대 건축물을 따로 다루며, 개인의 통제와 상상을 넘어서는 스케일 감각이 인간과 사회에 어떠한 의미로 작용하는지에 대해 역설한다.

전시 «S, M, L, XL» 은 김겨울 작가의 생각의 스케일에 관한 사유를 담고 있다. 작가는 마치 자신만의 사전을 만들듯, 모든 드로잉에 알파벳과 그를 따르는 의미를 이름으로 붙여주었다.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대형 드로잉 설치 작품 ‹A for A Sip of Water›(2024)을 통해 아주 작은 세포의 눈으로 시원하게 내려오는 한 모금의 물을 바라본다. 어쩌면 창가 구석에 조그맣게 자리잡은 ‹O for Ocean›(2024)은 우리를 한순간에 저 먼 우주로 데려갈 수도 있다. 관람자가 이미지와 언어를 접합해 만든 새로운 기호들을 바라볼 때 각자가 지닌 생각의 스케일은 한없이 크게, 또는 한없이 작게 변화하게 된다.

지금까지 캔버스 페인팅을 주로 선보였던 작가는 종이를 자르고 붙여 만드는 ‘컷-아웃(Cut-out) 드로잉’ 작업으로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가위질로 화면 안과 밖의 경계선에 리듬감을 주고, 휘고 접어 만든 종이 구조물로 공간을 만들어내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김겨울 작가만의 조형적인 감각을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올려놓았다. 이번 개인전 «S, M, L, XL»에서 그의 가볍고, 반투명한 시각 언어들이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뛰어넘어 어디로 나아갈 지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소개

어떤 기억은 아주 가늘고, 유연한 모습으로 사회성이 다분한 기호들로 이루어진 언어의 성긴 틈새를 유려하게 지나친다. 김겨울은 이 의식의 조각을 점, 선, 면, 그리고 색에 조심스럽게 담아 추상 회화의 형식으로 드러낸다. 다양한 문화와 언어 세계를 지나온 작가는 수단으로서의 언어를 벗어낸 존재가 나누는 본능의 언어를 상상한다. 섬세하게 벼려진 색과 질감의 레이어들이 서로를 교차하고, 덮어내며 만드는 강약과 움직임은 음악을 닮아 기대에 찬 호기심과 동시에 예상치 못한 희열을 안겨준다. 가시화된 감각들은 마치 시가 그러하듯이 이를 마주하는 의식에 생경한 심상을 띄우기도 한다. 규범적 상호작용의 경계로부터의 해방을 꿈꾸는 김겨울의 그림은 더욱 고요한 세계로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김겨울(b.1988)은 뉴욕 School of Visual Arts 순수미술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전문사를 졸업하였다. 2018년 첫 번째 개인전 «Hertz»(위켄드, 서울) 이후 2022년 «보통 빠르기로 노래하듯이»(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서울)까지 총 2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현재 스페이스 소에서 개인전 «S, M, L, XL»를 진행하고 있다. «자아(自我) 아래 기억, 자아(自我) 위 꿈» (2023, 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 강선미와의 2인전 «사라질 수 없는 선이 남는다»(2023, 스페이스 소, 서울), «추상과 풍경»(2022, 교보아트스페이스, 서울), «나, 그리고 그 밖의 것들»(2020, 하이트컬렉션, 서울)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두산 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2024 ISCP(뉴욕, 미국)와 금천예술공장 14기(2023)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참여작가: 김겨울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

출처: 스페이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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