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미술공간
2024년 10월 18일 ~ 2024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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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목도하지 못할 뿐, 전쟁은 매 순간 우리 곁을 휘감는다. 《Battleground》는 전쟁이 현재의 삶과 연결되는 구조를 들여다본다. 회화의 힘을 빌려, 공간의 동력을 믿으며, 아름다움을 내비친 채, 불안을 스미면서.
《Battleground》는 탐미적 수사가 감도는 시각 장치를 휘장처럼 두른 채 전쟁터가 지닌 불길한 함의를 길어낸다. 이곳에는 전쟁을 지시하는 형식적 요소가 부재한다. 대신 곡면 형태의 거대한 회화와 투박한 도자기, 늘어진 직물이 모여 전시장을 어우른다. 재현보다는 대상을 왜곡, 과장, 미화하는 상상이 개입된 이미지들은 특정한 전쟁터의 외형이 아니라 전란의 분위기를 담지한 경계 지역의 관념적 이미지를 옮긴다. 그런데 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유려한 자연 풍경을 표방한 표현들이다. 이는 냉혹한 전투 현장에서 모두가 물러난 그곳, 반대 세력 간 합치된 결의로 형성된 완충 지대(Buffer Zone)의 속성을 닮았다. 무력 교환이 없는 중립 상태, 충돌 완화, 안전 보장이 조성되는 영역. 때로는 모든 인공물이 배제되고 자연의 자립적인 양식이 피어나는 곳. 그곳은 또한 갈등을 전제하기에 가능한 장소다. 꽃 같은 폭발, 노을 같은 연기, 산세 같은 비무장지대, 혹은 그 반대. 이곳은 자연이 스스로 정립한 아름다운 풍광을 운반하는 동시에 인간 심리에 잠재된 불안을 발동시키는 장소로서 완충 지대의 역설을 현현한다.
이해반의 이야기는 경계 지역에 관한 자신의 경험에 기인한다. 정전 협정의 산물로 남은 DMZ 근방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그는 몸을 이동하며 지낸 수년간 여러 국가를 가르는 군사 경계를 보아 왔다. 그곳은 대체로 미세한 움직임도 양 진영을 위험에 빠뜨리는 요소로 판단해 차단하는 통제 구역이다. 그는 여기서 철조망과 감시 초소, 지뢰밭에 가로막힌 인간의 발걸음을 떠올렸고, 인간의 자취가 사라진 그곳에 자라난 식물과 동물을 기억했다. 또 전쟁 실황을 중계하는 방송 화면에서 무너져가는 인류의 터전을 보았고, 화마를 겪고 삶의 양식이 바뀐 친인척들의 증언을 전해 들었다. 모든 경험은 피부에 직접 닿지 않고도 닿았다. 반복되는 대립의 시나리오는 그의 삶으로 축적되며 같으면서도 다른, 다르면서도 같은 이미지로 겹쳤다. 그렇게 나, 우리, 자연, 경계 지역을 둘러싼 전쟁을 상기시키며, 그의 회화와 공간은 산봉우리나 파도가 울렁이는 포근한 정취, 폭발 현장에 엄습한 스산한 기운을 병치한다.
전시 《Battleground》는 2024년 9월에 암스테르담에서, 10월에 서울에서 열렸다. 동일한 작업이 한 달의 시간을 사이에 두고 고유의 문맥 위에 놓인다. 돔 건축을 활용한 연출로 공간을 채운 브래드볼프 프로젝트(Bradwolff Projects)의 전시는 인사미술공간에서 지상 2개 층에 구성한 배치로 변주된다. 서울 북서쪽 저 먼 곳에, 암스테르담 동남쪽 저 멀리에 위치한 두 지역은 7시간의 차이를 보낸다. 시간과 공간 양면에서 결코 함께할 수 없는 두 곳은 시차가 그렇듯 다가올 일을 중첩하고 지나간 일을 되풀이한다. 서로 다른 양쪽을 향하는 것들이 그러모아지는 이 터에서, 우리는 평온과 혼란이 앞다투어 솟아나는 현장 너머에 다가선다.
김진주
참여작가: 이해반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협력: 인미공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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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1:00 - 19:00
수요일 11:00 - 19:00
목요일 11:00 - 19:00
금요일 11:00 - 19:00
토요일 11:00 - 19:00
일요일 11:00 - 19:00
휴관: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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