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
2010년 12월 9일 ~ 2011년 2월 13일
전시 전경 ©삼성미술관 리움
일반적인 미술 작품과 달리 크리스찬 마클레이 (1955~)의 작품 세계는 소리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의 작업은 시각과 청각의 결합을 목표로 한 공감각의 새로운 예술이다. LP판과 턴테이블을 이용한 디제잉 퍼포먼스에서부터 소리를 물질화시킨 오브제 작품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소리를 보는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미술 작품을 제작해 왔다. 음악과 소리가 시각화되는 과정을 추구해 온 마클레이는 국제 미술무대와 아방가르드 음악분야에서 동시에 주목을 받으며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 왔다. 대중음악에서 여러 곡의 부분들을 활용하는 샘플링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가는 앨범 자켓이나 악보의 파편들을 활용한 작품을 제작한 바 있다. 영화에서 발췌한 장면들을 소리를 중심으로 편집한 마클레이의 영상 작업은 이런 발전 과정의 가장 최근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1990년대부터 시작한 작가의 영화 편집 작업의 결정판인 세 영화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화> (1995)가 전화기라는 소재를 통해 영화의 장면들을 연결하여 작가에게 새로운 작품 제작의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면, <비디오 사중주>는 영화 장면을 자유자재로 다루어 음향을 만드는 작가의 능력을 증명해 주었다. 2010년 신작인 <시계>는 24시간이라는 하루 동안의 시간을 영화를 통해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우리를 둘러싼 시간의 무게와 영화라는 대중문화의 압도적인 힘을 함께 담고 있는 대작이다. 이렇게 소리를 중심으로 한 마클레이의 영상 작품은 영상과 사운드를 활용한 현대미술의 또 다른 측면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흔히 눈으로 보는 것으로 여겨지는 미술 작품을 귀로 들으면서 관객들은 시각 우위의 미술 문화 속에서 소리의 중요성을 깨닫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전화 Telephones, 1995
<전화>에서 펼쳐지는 영화 속 장면들은 전화벨소리에서 시작해서 마지막 신호음까지 사람들이 전화통화를 주고받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할리우드의 고전 흑백영화부터 최근 블럭버스터까지 수많은 영화 속에서 전화는 등장인물들 사이를 이어 주는한편 새로운국면전환의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
전혀 다른 시대와 상황의 등장인물들을 연결하여 통화내용이 오가도록 교묘하게 편집한 영상은 사람을 연결시키는 소통매체로 전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언제 어디서나 연결 가능한 핸드폰과 인터넷의 시대에도 영화 속에서 유선전화로 주고 받는 통화의 간절한 느낌은 가깝게 다가온다. 팩스와 이메일은 물론 화상통화 같은 현대의 통신매체가 등장했어도 <전화> 속에서 전화기가 전달하는 생생한 벨소리와 목소리의 현장감과 절박성은 우리를 순식간에 작품 속으로 끌어들인다.

비디오 사중주 Video Quartet, 2002
작가는 700개가 넘는 영화 필름에서 여러 장면들을 추출하여 4개의 영상을 결합한 17분 길이의 작품을 만들었다. 주로 할리우드 영화 속 장면인 영상에서 배우나 음악가들은 악기를 켜거나 노래를 부르고 가지가지 소음을 낸다. 이들이 음악을 연주하고 발을 구르고 비명을 지르는 장면에서 스크린의 4개 음향과 영상은 서로 완벽하게 교차하도록 구성되었으며, 이들은 사중악단의 연주자들처럼 서로 뗄 수 없을 만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연주자들이 악기를 조율하는 조용한 시작에서부터 노랫소리와 탭댄스로 고조되어가다 문을 닫는 '쾅' 소리로 끝나는 작품의 구성은 가로로 길게 펼쳐진 12미터길이의 대형화면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펼쳐진다.

시계 The Clock, 2010
<시계>에서 작가는 시간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영화장면들을 편집하였다. 그는 영화속에서 시계가 보이거나 시간을 알리는 장면들을 선정하여 작품을 제작하였다. 이렇게 작가가 골라낸 영화 속 시간은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는 하루의 시간과 일치하여 상영된다. 이렇게 수많은 영화 속의 시간과 관련된 장면들을 연결 하여 실제로 24시간과 일치시킨 작품은 우리가 평상시 잘 의식하지 못하는 분단위 시간을 다시 생각할 기회를 준다. 이 작품은 수천개의 다양한 영화 속 장면에서 시계가 시간을 가리키는 장면이나 대화 속에 시간이 언급되는 부분들을 연결하여 하루를 재구성했다. 관객은 자신이 살고 있는 시간대와 동일한 시간을 가리키는 영화를 보면서 다양한 영화 속 줄거리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을 수 없다.
출처: 삼성미술관 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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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0:00 - 18:00
수요일 10:00 - 18:00
목요일 10:00 - 18:00
금요일 10:00 - 18:00
토요일 10:00 - 18:00
일요일 10:00 - 18:00
휴관: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관람료 일반 3,000원 청소년 경로우대, 장애인, 국가유공자 2,000원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