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예정인 건물의 빈 공간에서의 전시를 제안 받은 류한솔, 이나하, 지용일 세 사람은 공통된 관심사인 ‘이미지와 물리적 지지체의 관계’에 대한 물음을 주제삼아, 공통된 관심을 지닌 작가, 디자이너, 비평가를 섭외하여 이번 전시를 기획하였다.
본
전시의 참여 작가들은 각자가 고민하고 반응하는 이미지와 물리적 지지체 사이의 관계에 관한 물음을 바탕으로 작업을 진행하였다.참여 작가 각자가 전시장 내에서 점유할 공간/위치를 미리 결정한 뒤 작업에 임하여, 작품의 내적/외적인 물리적 지지체와 이미지 사이의 관계에 관한 저마다의 입장과 태도를 보여주고자 한다.
“전시 <propping>에서
참여 작가들은 평면 작업을 ‘전개’한다. 바로 평면 매체를 변주하는 태도로서 다섯 명의 작가는 작품을 선보이는데, 공통적으로 이들이 다루는 소재는 평면적인데 제각기 다른 결과물로 도착한다. 말하자면 평면 지지체가 도착지가 되는 작품도 있고, 평면 지지체가 출발점이 되는 작품도 있고, 중간 단계에서 발생한 의도적 혹은 우연적인 변수가 기록되는 작품도 선보인다. 이 세 꼭지를 다음과 같이 나누어 분석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지지체 이후, 두 번째로 지지체 중, 그리고 세 번째로 지지체 이전, 이 세 가지로 설명하면서 그들의 평면 작업을 이해할 수 있다.(중략)
이번 전시의 경우, 작품과 지지체의 관계를 통해 매체와 이미지의 관계를 포착할 수 있다. 사실 이미 언급한 전통적인 조각과 달리, 평면 작업은 늘 소재들이 도착하는 곳을 찾아야만 했다. 캔버스나 필름, 브라운관에 그 상과 이미지를 기록하여 보여줬다면, 오늘날에 데이터와 출력(시각 정보로서, 지면으로서, 데이터 송신으로서 등등)의 관계는 도처에 이미지를 전달해주고 있다. 애초에 이미지가 있었을까. 혹은 그것을 기록하는 지지체가 먼저 있었을까. 적어도 양자는 어떤 친화성을 서로에게 찾아 함께 길을 걸어왔다. 아마도, 동굴 벽이 없었다면―설상 그것이 이데아라는 본질에 뒤떨어진다고 해도―우리는 거기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 그 본질을 궁금해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라스코 동굴은 그 당시 사람들이 수만 년 이후까지 역사를 그리려고 하지 않았겠지만, 동굴 벽에 (역사가 아닌) 상을 기록했다. 그로부터 시대가 흘러 오늘날, 이미지는 여전히 도착할 자리를 찾는다. 캔버스, 유리 벽, 인쇄물, 두루마리 형태, 그리고 모니터에서 바깥으로, 이미지는 지지체에서 또 다른 지지체로 옮겨진다/잘못 옮겨진다.” -콘노 유키의 전시 글 중
작가소개
류한솔 Hansol Ryu (b. 1989)
류한솔(b.1989)은 촉각을 자극하는 상황이나 장면을 떠올리고, 상상 속의 상황 또는 장면을 영화나 먹방 등의 다양한 영상 문법 및 요소와 혼합하며 영상 작업을 진행한다. 또한 작가는 영상 작업에 앞서, 사고와 감각을 환기/확장하기 위하여 ‘의성어의태어 드로잉’ 연작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종이에 진행해 온 ‘의성어의태어 드로잉’ 연작의 공간으로의 확장을 꾀한다.
이나하 Naha Lee (b.1990)
이나하(b.1990)는 디지털 사진 이미지와 회화의 관계에 관한 물음을 바탕으로, 회화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화폭 내의 요소들과 화면을 지지하는 물리적인 요소 사이의 관계, 그리고 작품과 작품이 놓이는 공간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 작업의 산물을 선뵌다.
주슬아 joosla (b.1988)
주슬아(b.1988)는 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해서 마주한 애니메이션의 특정 장면을 반복해서 분해하고, 분해한 각각의 요소를 물질 세계에서 조합/변형하며 작업한다. 평면과 입체라는 서로 대립하는 상태/상황에 대해 고민하며 회화, 조각, 설치 등의 다양한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용일 Yongil Ji (b. 1985)
지용일(b.1985)은 작업의 과정과 결과 사이의 관계, 그리고 물리적인 현실에 바탕을 둔 디지털 이미지와 사람의 신체적 감각 사이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며 작업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뵈는 ‘인쇄-그림’ 연작은 직접 만든 디지털 이미지를 인쇄하는 과정에서, 인쇄 결과에 물리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을 설계하고 수행하며 진행된다.
허현정 Hyunjung Huh (b.1995)
허현정(b.1995)은 장소나 사건에 연유한 모호하고 불명확한 서사에 주목하여, 서사 속 장면에서 반사되고 굴절되는 빛의 흔적을 쫓아 점과 선으로 기록한다. 일러스트레이션, 페인팅, 애니메이션, 만화, 디자인 등 다양한 시각 예술의 경계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참여
작가: 류한솔, 이나하, 주슬아, 지용일, 허현정전시
글: 콘노 유키디자인: 오연진
*
코로나19의 확산 예방을 위하여 별도의 오프닝은 진행하지 않습니다.*
방문시 마스크 착용 및 방문자 명부 작성을 부탁드립니다.*
전시장에 손 소독제가 비치되어 있을 예정입니다.* 문의 22gil62.b01@gmail.com
Feb. 17, 2021 ~ March 14, 2021
Dec. 11, 2020 ~ March 21,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