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가변크기
2016년 3월 24일 ~ 2016년 4월 7일
고성광 : 아름다운 청년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 (1445-1510)의 명작 <비너스의 탄생>(1485)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사랑과 미, 풍요의 여신 비너스는 고대 그리스 신화 속의 인물을 넘어 여성의 원형으로 회화에 등장하며 오늘날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다. 그렇다면 남성은 어떨까, 르네상스 시대 이전의 종교화에서는 아담을 현생 인류의 기원으로 다루며 신의 피조물로써 남성의 나신을 처음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적어도 그가 선악과를 따먹기 전까지는 그것은 인간의 순수성을 상징하였으나, 그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된 순간부터는 그것은 부끄러움에 가려지게 되었다.
오늘 우리는 아담의 부끄러움에 가려졌던 남성의 나신을 고성광 작가의 몸을 통해 새롭게 만나게 된다. 여성과 몸이라는 사회적인 주제에 천착한 미국의 현대 사진 작가 신디 셔먼(Cindy Sherman) (1954-현재)의 작업에서 영향을 받은 고성광 작가는 자신을 작업의 도구로 사용하여,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던 가부장적인 당시의 시대상에 역전하는 비너스의 아름다운 여성성과 근육질의 강인한 남성성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청년을 현대적으로 창조해냈다.
늘 사람의 인체와 행동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던 작가는 타인과 다른 시각으로 보이는 것들을 자신 만의 예민함으로 섬세히 포착하면서, 초기작 군대 시리즈의 연장 선상에서 남성 안에 내재한 여성성을 실생활의 장면으로 끌어냈다. 작가는 또 이러한 일련의 작업 과정을 반복 수행하면서 몸의 움직임을 기억으로 캡처(Capture)하고, 젠더(Gender)와 젠더의 역할, 섹슈얼리티(Sexuality) 등의 주제에 집중하여, 1인칭 ‘나’라는 필터를 통해 작품으로 환원하였다.
몸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한 작가는 사람의 몸에 있는 선(線)이나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그것으로 상황이나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춤의 미학적인 아름다움을 근간으로 무대와 캔버스를 넘나들며 일관된 작업을 펼쳐 왔다. 이번 작업에서는 불교의 고행처럼 반년에 걸친 고된 체력단련 과정을 선행하여, 육체의 정신성을 화폭으로 옮겼다. 손등의 핏줄과 팔뚝의 근육, 탄탄한 둔부 등 작품에서 보여지는 그의 신체적인 특징은 이러한 반영이다.
섹슈얼리티 이미지를 소비하는 현대사회에서 몸이 가진 상업성과 생물학적인 성으로 구분된 남녀의 성 역할 그리고 남성성과 여성성 등 젠더에서 파생된 키워드에 집중한 작가의 작업은 그의 삶의 다양한 배역을 따라 흐르며 화폭으로 옮겨졌다. 작가는 살아있는 작품의 오브제로 당신과 마주하며 시류에 편승한 이미지로 당신을 설레게 한다.
문화예술기고가 박만진
출처 - 가변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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