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형 1
2017년 10월 13일 ~ 2017년 10월 31일
머리가 하얗게 되었다. 선명했던 기억이 하얗게 잊혀지고, 어느 날 흰 머리가 시작된다. 흐리멍텅한 것을 꾸짖던 한 사내는 흐린 눈으로 흐릿한 기억을 중얼거린다. 머리가 하얗게 된 딸은 흰 머리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노하우를 배우고, (어째서) 검정과 흰색 사이를 부드럽게 이을 수 없었을까 생각한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검정은 생겨났을 것이다. 검정은 점점 희미해져 하얗게 됐을 것이다. 그러한 배경에 상관없이 어느 날 1이 생겼을 것이다. 그리고 이어 2와 3이, 4와 5가 생겼을 것이다. 10까지 차곡차곡 커지는 듯하다가 다시 10은 1을 만나고 20이 되면 다시 1을 만났을 것이다. 어느 때는 28이 되었다가, 29가 되었다가, 30이 되는 끝을 맺고 다시 1으로 시작하는 반복을 만들었을 것이다. 자연의 시간을 정확히 대입할 수 없었으므로 그런 셈치는 시간을 그런 셈치고 믿으며 모두 안심이 되었을 것이다. 너의 시간과 나의 시간이 달랐지만 이 숫자가 있어 편안했을 것이다.
전시 <흰머리>는 사람의 일생 어느 시기에서 개인의 생체적 시간에 따라 맞이하게 되는 ‘정신이 없어진 것’과 ‘머리카락이 흰색이 된 상태’를, 시간을 담아내는 공간-구조인 달력과 함께 시각화-이야기하는 전시이다. 선명한 것과 흐릿한 것, 먼 것과 가까운 것, 검정과 흰색의 사이, 풍부한 회색을 가늠해보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그림 전시이다. 무엇이 그림이 될까, 그림은 어떻게 될까 하는 질문에 이어진 흰머리 그림 <날>이 전시장 세 벽면을 잇는 화면을 구성하고, 44년 7개월의 시간이 모인 <달력>이 제작되어 전시-배포된다.
작품소개
날 Day
91 x 116.7(cm) x 35ea, oil on canvas, 2017
검정이 흰색이 될 때까지, 바탕 위에 투명한 한 날 한 날을 칠한다. 35개의 동일한 면적에는 1~31까지의 숫자가 그려진다. 달력의 수처럼 중심을 잡지 못한 그림 속 숫자들은 자신의 면적에서 가능한 최대-최소한의 형태로, 전시공간에 맞는 배열과 몸체를 가지고 움직인다.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고, 오랜 시간을 들여 그릴 수 있는 이 그림은 급하다.
달력
105x148mm, 500p, offset print, 2017
44년 7개월의 흰머리 달력. 임의 한 시점을 기점으로 20년 전의 과거, 과거 이후 4년 6개월, 과거 이후의 이후 20년의 (그레고리력) 달력을 만든다. 과거는 희미하고, 현재라 생각되는 나날은 대체로 또렷하고, 그 이후는 알 수 없다. 이 달력의 시간 안에서 과거와 미래는 0.3%와 0.1%씩 변하고 있지만, 멀리서 전체를 보지않으면 그 변화를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작가소개
작가는 평소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환경과 삶의 구축성이 가지는 지난한 아름다움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주로 한국 도시 건물 특유의 형태와 호흡을 관찰해왔으며, 건설적 미래를 그리는 사람들의 방법과 미술 행위의 유사성을 발견하고 있다. 지금의 속도와 생김을 스케치하고 부동의 가변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매체들로 장소 없는 공간을 만들고, 현실의 입체들을 기억하고 있다.
장소: 공간 형 ArtSpaceHYEONG / 을지로 105, 이화빌딩 302호
운영시간: 화-일, 11:00-19:00 (월요일 휴무)
오프닝: 2017년 10월 13일 (금) 6:00pm
후원 및 주최: 서울시립미술관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신진미술인 전시지원 프로그램>의 선정 전시입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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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2:00 - 19:00
수요일 12:00 - 19:00
목요일 12:00 - 19:00
금요일 12:00 - 19:00
토요일 12:00 - 19:00
일요일 12:00 - 19:00
휴관: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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