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7년 8월 29일 ~ 2017년 9월 3일
권민호 사진전 :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 - 아이슬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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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청년이 있다. 그는 길을 찾는 중이다.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했지만, 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했다는 의미의 ‘전공’이 앞으로 가야할 길을 가르쳐 주진 않았다. 학교를 마치면서 선보인 첫 작업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 개발로 인한 사회적 풍경’ 이었다.
‘내 사진은 무엇일까’, ‘사진이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자문들이 졸업 후에도 이어졌다. 답은 쉬이 얻어지지 않았고, 시간은 흘렀다. 불안으로 자주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아이슬란드’를 갔다. 2016년 12월 30일의 일이었다. 아이슬란드 동남부지 역 일대, 베스타만제도 헤이마에이섬, 이사피오르드 .... 난생 처음 간 낯선 땅인데, 무언가가 익숙했다. 점점이 풍경에 흰 장막을 드리우는 눈발, 먼 소리들이 가려지면 가까이 눈송이들이 내려앉는 소리가 들렸다. 거칠 것 없이 내달리는 바람, 또렷하게 반짝이는 별들, 시나브로 풍경을 쓰다듬고 지나는 햇빛.
완연히 다른 풍경 속에, 여전한 것들이 있었다. 산과 들, 온통 자연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보냈던 유년 시절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때의 감각들이 되살아났다. 이미 지나쳐온 시간의 문을 다시 열고 들어간 것 느낌이었다. 청년은 아이슬란드 곳곳을, 눈송이처럼 바람처럼 별처럼 햇살처럼 돌아다녔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돌아오는 그의 품에는 한아름의 아이슬란드가 담겨있었다. 여전히 자신 의 사진이 무엇인지, 사진으로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답은 찾아지지 않았다. 다만 첫 작업에 붙였던 ‘사회적 풍경’에 비추어, ‘개인적 풍경’이라는 수식 하나를 이 사진들에 덧대었다.
제목은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이라 했다.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부정해도, 아무것은 그 자체로 이미 ‘아무것’이라고, 조용히 저항하는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텅 빈 것 같은 광막한 아이슬란드의 풍경이 그러했고, 그 제목 속에 자신도 자신의 사진 이야기도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은 길을 찾는 노정 중에 꺼내 보이는 또는 질문들과 함께 내 보이는 사진이다. 첫사랑 같은, 청년 권민호의 첫 사진이다.
8월 29일부터, 사진위주 류가헌 전시2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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