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움아트스페이스
2015년 12월 2일 ~ 2015년 12월 11일
권아람 개인전 : 불화하는 말들 Words in Dissonance

‘불화하는 말들’은 미디어와 언어의 자의적 성격을 조작하여 생성된 우연적 의미의 맥락 안에서 도구로써의 미디어와 언어의 문학적 가치를 탐구하는 데서 시작된다. 자동번역을 통해 하나의 언어가 다른 언어로 오역되고 탈 맥락화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말의 파편들은 서로의 공명으로 인해 다시 예측할 수 없는 말을 만들며 스스로를 입증하는 상황을 만든다. 이들은 특정 음색, 운율, 박자가 되어 서로 겹치고 비끼며 마침내 그들 스스로 구음하는 언어가 되는데 이는 마치 여느 부조리극의 대사처럼 또 다른 차원의 우연적인 문학으로 치환된다.
나는 이 과정에서 이들의 부자연스러운 조우가 어떻게 인간과 자연의 영역인 의미의 선율을 발현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말 없는 말(Words without Words)>은 개인적 서사에서 출발한 비디오 포엠(video poem)이다. 육중한 속도로 변모하는 시대의 흐름에 희생되는 개인의 무기력한 자화상은 시지프스(Sisyphus)의 돌(바위)에 비유되고 흑백으로 교차되는 채널 그리고 반복적인 메트로놈 사운드는 둘이지만 하나인 정반합의 관계를 암시한다. 화면에 등장하는 텍스트는 소설‘파우스트’에서 출발하였지만 반연극의 양식처럼 상투적인 대사, 시점 없는 구조, 현실성이 없는 시간과 공간, 전달능력을 상실한 말들이다. 행위의 의미를 해체하는 말의 충돌을 통해 삶의 모순과 갈등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이렇듯 해체된 언어의 불협화음 속에서 생성되는 우연적인 의미들은 파괴와 무질서의 형식으로 다시 현실 속 모든 이데올로기의 허황함과 불합리를 암시하며 삶의 허망함을 넌지시 제시한다. ‘불화하는 말들’은 이러한 맥락에서 고유 문학을 다시 언어적 실험을 통해 본래의 의미에서 벗어나는 시도를 의미하는 동시에 현실의 수많은 이해관계 속에서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말들’의 이중적 접근을 담고 있다. / 권아람

출처 - 세움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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