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아트스페이스
2017년 5월 27일 ~ 2017년 6월 24일
코너아트스페이스는 〈네 눈동자 속에 누워있는 잘생긴 나: 김대환, 이준용 2인전〉을 개최한다. 김대환, 이준용 작가는 성형외과 건물에 위치한 전시공간이라는 사실에 착안하여, ‘얼굴’을 전시의 주제로 삼고 각자의 의미와 위치에서 ‘얼굴’을 절단하고 절단면을 드러내어 보여주기로 한다. 이때의 얼굴은 공간이 우리를 호명하여 우리가 뒤돌아 볼 때 처음 마주하는 바로 그 얼굴의 속성과 같다.
김대환의 <전설의 삼두상>은 작가가 청소년기를 보낸 파주 지역을 대표하는 3명의 유학자,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 황희 정승의 얼굴을 이어만든 조각이다. 사생대회마다 반복적으로 이들의 초상화를 그렸던 경험에서 출발하여, 얼굴을 전/후면 사이의 반사-투과체로 취급한다. 그의 상상 속 아직 오지 않은 사건을 예견하는 짧고 작은 (극-)소품을 제작하고 배치한다.
이준용은 시선에 의해서만 존재하는 얼굴의 존재론적 의미를 기반으로 하여, 두 가지의 대조적 시선-장치를 설계한다. 은 코너아트스페이스가 마주한 강남의 한 백화점의 그리스식 파사드를 거울에 비치는 상처럼 전시장 안에 그린 벽화이다. 이러한 시선의 확장을 통해 전시 공간은 대로를 건너 마주한 백화점까지 확장된다. 백화점의 얼굴로 보이는 파사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예술적 부피의 단면이 드러낸다.
또한 두 작가는 한 공간에 머물고 체험하는 ‘진득한’ 관객보다는, 스쳐지나는 행인과 도로 위의 정신없음, 그리고 이러한 환경이 지칭하는 ‘주변’을 관객으로 삼는다. 두 작가는 이 곳에 조금 더 진하게 반사하는 것들을 마주 놓아, 창의 양면을 확장한다. 관객은 스스로의 얼굴을 전시 공간의 윈도우에 비추어 보고, 겹쳐보는 윈도우의 시선을 던진다.지나는 온갖 이동들의 순간은 아주 짧게 끌어당겨지고 놓아지기를 반복한다.
작가 노트
김대환
- 분명하게 밝히고자 했다면,
적어도 얼굴을 보았던, 나름의 인상과 연배를 기억해두었던, 목소리를 함께 떠올릴 수 있고, 지내는 곳을 몰라도 늘 어디론가 돌아가던 기억을 겹쳐 떠올릴 수 있는 이에게, sns 보다는 문자메시지 보다는 통화 보다는 이메일 보다는 손글 보다는 단장하여 말끔한 얼굴을 보이며, 제 이름과 목적과 연락처를 알게 된 경위와 혹 정보를 더 드려도 되겠느냐는 간청을 밝히며, 사려 깊은 초대를 전하고, 문서로 한 번 더 전하고, 사전에 시간을 조율하며, 하루 전날, 같은 시간에 지나치지 않은 안부와 짧은 알림을 전하고, 방문 경로와 주차와 기준이 될 만한 편의시설의 정보를 보내고, 만남에는 차례로 꼼꼼히 인사하고, 감사를 전하고, 어디를 밟아도 단단한 바닥, 기대어도 튼튼한 벽, 정면에서 보이지 않는 천장, 의식을 지울 수 있는 온 습도, 눈이 편한 색과 빛을 생각하며, 덥지 않은 차나 술을 크리스탈 잔에 드리고, 가볍고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인원보다 조금 적게 준비하고, 필요에 따라선, 앞뒤로 들리는 음향과 마이크를 갖추고 무릎보다 조금 낮은 단에 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the second coming)
두 번째와 그 다음의 잔상에, 하마터면 읽힐 뻔했던 얼룩과 반사체의 각도를 틀어 확인 해 보고자 한다면, 스치는 순간을 쏘아 맞추는 저격체가 되고자 한다면, 전설의 탄을 장전해 놓고, 맞은편의 괴물과 천장의 괴물과 바닥의 괴물을 상대 하고자 한다면, 조금 지저분한 유리와 그 뒤로 괜히 미끄러운 덩어리를 놓고 떠날 수 있다.
이준용
- 전시의 제목은 동명의 드로잉 ‘네 눈동자 속에 누워있는 잘생긴 나’에서 따왔다. 사랑하는 사람을 넌지시 바라보다가 발견한 애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다분히 자뻑스런 시선도 결국엔 타인이라는 거울을 통하여 확인할 때 비로소 자기 존재의 당위성이 승인된다. 물론 이는 단순히 이목구비의 생김새에서만 비롯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오히려 얼굴은 일종의 표상이 된다. 우리는 도시를 배회하며 원하든 원치 않든 무수하게 많은 공간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인식하곤 한다. 이를테면 이 전시장에 들어오면서 발레 파킹된 자동차 본넷 위에 어슴푸레 비친 자기 모습을 발견한다든가, 무심결에 핸드폰을 들여다보다 액정에 얼굴이 비쳐지는 짧은 순간에 음 지금 앞머리 괜찮군, 아니면 오늘은 화장이 떴네, 하는 짤막한 판단 속에서 이미지는 자기 동일성을 갱신해내고 유지시킨다. 얼굴은 이처럼 얄팍하고 순간적인 인식의 과정 속에서 손쉽게 자기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근거 중 하나로 기능한다. 특히 대부분 반사체로 이루어진 도시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보다 빠르게 연산되고 반복된다. 그러나 동시에 역설적으로 이것은 아주 느슨한 계기 속에서 불가피하게 지속된다. 본 전시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도 바로 얼굴의 은유로써 이 공간을 통과하거나 반사되는 시선들에 대한 것이다.
오프닝
2017년 5월 27일 (토) 오후 5시
출처 : 코너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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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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