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루프
2019년 7월 10일 ~ 2019년 7월 28일
‘자표자기를 읽는 하나의 방식’
‘자기 표현하는 자기들’의 준말인 ‘자표자기’는 실존적 예술가의 형상을 담지한다. 여기서의 ‘표현’에는 예술이 괄호 쳐져 있는데, 그 전에 이들이 예술이라는 지상 과제를 위해 모였음을 부연해야 할 것이다. 자표자기는 곧 표현으로서 예술(로 수렴되는 것)이 아닌 표현으로써 예술(에 다다른다는 것)을 지향하는 동시에 그 표현을 통해 역으로 예술가 주체로 확장되(려)는 실존적 몸부림의 표현이다. 여기서 예술이라는 것은 오히려 표현에 있어 부차적이고 후차적이다. 오히려 예술은 그 과정 안에 있는 예술가의 형상에서 우선 읽힌다.
자표자기를 ‘자포자기’로 오인하는 여러 차례의 개인적인 실수는, 자표자기의 활동이 ‘표현’과 ‘포기’의 이질적 두 기호를 겹쳐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떤 설득력을 갖는다. 이들은 스스로가 이룬 동시에 시대적인 예술가로서의 어떤 증상이며 실질이다. 어떻게 보면 그들의 표현에는 포기에 대한 기각이 있다. ‘끊임없이 표현함으로써 포기를 포기하는 행위자들.’ 그리고 그것이 특이하다면 특이하다 할 것이다. 예술(가)은 지속 가능한가라는 동시대의 질문―여기에는 제도와 예술의 깊은 상관관계를 전제한다―은 이들과 함께 예술(가)은 지속 불가능하다고만 말할 수 있는가라고 바꾸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이들은 2014년 이후, 2015년부터 1년 단위로 하나의 프로젝트들을 집단의 이름으로 완성하고 그들이 만든 어떤 자리에서 꾸준히 표출해 왔다. 하나의 매체, 주로 영상이라는 것으로 자기 표현하는 주체들이 되는 것, 그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의 보충이 되어 주는 것. 의견을 나누고 책을 읽고 (촬영) 여행을 가고 등등의 과정이 예술의 일단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 이러한 서로에 대한 의존과 의지가 자표자기의 동력이 되어 왔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제도와 공생하기보다 그들 나름의 울타리 안에서 서로의 힘과 의견을 개진해 왔다. 그중 김덕원 작가는 이 모임의 시작을 함께한 멤버로서, 처음에 그의 개인전을 기획했지만, 그는 자기와 따로 또 같이 움직여 온 자표자기의 네 멤버를 자신의 자리로 초대했다. 자신을 분할했고 또한 자신을 확장했다. 그렇게 ‘자표자기’라는 울타리가 이 전시를 통해 또 다시 구성되었다. 결과적으로 김덕원의 개인전, 그리고 김동희/왕서현, 한유지/김미미의 2인전이 순차적으로 열리는 형식이다.
우리는 이 ‘자기들’의 표현을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아니 어떻게 읽어야 할까. 우리는 아마 예술의 문법―‘예술이 되는 것과 예술이 되지 않는 것’―이라는 걸 잘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동시에 이들의 표현에서 이들의 실존이 노정된다는 점에서, 이 작업들은 부정될 수 없는 부분이다. 나아가 이들의 예술 표현은 주로 스스로의 삶에 대한 자기 기술로 구성된다. 따라서 이들의 표현에서 우리는 삶의 초과분으로서의 예술이라는 양태와 맞닥뜨리게 된다. 이로부터 이와 같은 질문이 생겨난다. “예술(과 삶)을 지속하는 힘과 그 지속이 담보하는 양태는 예술(art)을 어떻게 구성하는가. 그럼으로써 ‘예술(Art)’을 정초 또는 재구성하는가.” 그러니 이제 일시적으로 열린 울타리로부터 김덕원, 그리고 자표자기의 작업들을 감각하는 걸 넘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 글_김민관
김덕원, <잘하고 싶었던 것들> 전시는 김덕원의 개인전과 더불어 아래의 일정에 따라 "자표자기" 멤버들의 전시로 구성됩니다.
김덕원 7.10-7.14
김동희, 왕서현 7.17-7.21
한유지, 김미미 7.24-7.28
7.10 오프닝 퍼포먼스 한혜진, 유현정
기획 및 진행: 김민관
출처: 인스턴트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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