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프로젝트 서울
2025년 11월 4일 ~ 2025년 11월 15일
전시제목 ‘Melon/멜론’은 연쇄적으로 발음함으로써 단어가 뜻을 벗어나 울림이 되었던 경험을 빌어, 두 작가의 발화를 감각적으로 은유한다. 멜론의 거친 껍질. 혀끝에 닿았다 미끄러지는 질감은 입을 메우는 수분감으로, 내뱉어지지 못하고 다시 머금어지는 소리를 만든다. 소리는 입속에서 부드럽게 진동하고 그 울림은 코와 목으로. 그리고 그 울림이 반복될 때, 비로소 입속의 울림은 본래의 형태를 넘어 그것을 곱씹는 혀와, 녹색보다는 조금 더 부드럽고 살구빛에 가까운 그 색의 경계를 보게 한다.
전시는 허구(fiction)의 어근 fingere(형성하다, 빚다)를 finger(손가락)로 잘못 읽는 데서 출발했다. 그것은 형태를 만드는 동사에서 행위의 주체를 상상하는 일이다. 김도빈과 정서영은 창작자로서 그 주체의 위치를 점유하기보다, 그 손가락이 만져내는 대상의 위치를 감각하길 시도한다. 이 관계 속에서 대상은 단순히 수동적으로 머무는 물질이 아니라, 타자의 개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관계의 구조를 다시 그려내는 존재다. 그러한 자는 그럼에도 경험의 서술자가 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자일수도, 혹은 개인을 고정된 연대기적 주체로 이해하길 거부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현재의 관계망 속으로 던지는 자일 수도 있다. 두 작가는 이러한 역할의 전환과 놀이를 경유해, 자신들을 구성하는 관계를 바깥으로부터 다시 조명하길 시도한다.
김도빈의 회화는 장면 너머의 다른 장면을 불러오며 서사를 형성한다. ‘그리기’는 단순히 새로운 세계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포착된 세계의 심층으로 들어가는 행위이다. 단순한 풍경에서 다른 풍경으로 쉽게 떠나지 못하는 그의 눈에는 아직 기존의 풍경에서 포착해내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 많았으리라. 선행하는 풍경 속에서 뒤늦게 사물을 클로즈업하는 것은 점진적으로 확장되기보다는 이미지의 더욱 깊숙한 곳으로, 이미 한 번 포착된 세계에서 더 집요한 세계로 진입하는 행위일 것이다.
정서영은 글을 통해 접한 타인의 진술이나, 동일하게 명명되는 공통 경험 속에서 구체적일수록 어긋나는 연결에 관심을 두고, 그러한 일상적 경험 속에서 몸이 느끼는 증상과 기억의 조각들을 조각, 영상 등의 매체를 몸체 삼아 직조해 왔다. 최근에는 특정 폭력의 정의와 해석이 피해자의 경험과 세계를 어떻게 달라지게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작업으로 탐구하고 있다.
참여작가: 김도빈 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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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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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관: 일요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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