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페이스휴
2017년 6월 21일 ~ 2017년 7월 18일
파주출판도시에 위치한 아트스페이스 휴는 <Flat_폼>, 김동원 개인전을 6월 21일(수)부터 7월 18일(화)까지 개최한다. 작가는 2009년 첫 개인전 이후, 작년 뉴욕을 거쳐 오랜만에 국내에서 자신의 작업을 선보이게 될 예정이다. 다수의 회화와 드로잉 작업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에서 김동원 작가는 그동안 믿어왔던 것들이 해체되는 자신의 경험과 과정을 탐구한다. 이미지를 통해 체험하고 인식했던 ‘온전히 보이는 것들에 대한 불편과 불신’의 심상(心象)은 작가의 새로운 조형성으로 화면 안에 구성된다. 암흑 속에서 드러나는 도상의 아웃라인과 역광의 연출, 이로 인한 도상들 간의 융합과 병치는 시각적인 이미지의 유동성과 불변성을 공존케 하고 있다. 작업이미지 안에서 드러나는 모호하고 어두운 도상들은 온전히 믿을 수 없는 신뢰와 불신의 공존에 대한 흔적들로 비춰진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작년 뉴욕 ⟪이클립스⟫전에서 선보였던 회화 작업, 이후 다수의 신작들과 드로잉들이 같이 전시될 예정이다.
기획의도
근래 우리 미술계는 다양한 매체 실험만큼이나 전통적인 회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고령의 원로작가들에 대한 재평가, 중견 작가들의 국제적인 활동, 그리고 신예 작가들의 회화 작업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확산되고 있다. 아트스페이스 휴는 신예 작가 김동원을 통해 최근 한국 회화의 한 흐름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모호하고 무거운 이미지,
신뢰의 그림자들
김노암(아트스페이스 휴 디랙터)
(중 일부 발췌)
김동원 작가의 작업은 일상의 시각 인상과 의식 상의 관념이 꼴라주된 이미지들로 작가의 심상(心象)을 만든다. 의식 상에 무작위로 떠오른 경험과 사물의 이미지들이 뒤섞이며 어떤 예기치 않은 감각 또는 어떤 숙명(宿命)적 만남을 이끌어낸다. 이미지를 통해 작가는 평소 생활하며 경험해온 믿음과 불신(不信)의 문제를 생각했다고 말한다. 온전히 보이는 것들에 대해 불편하며, 또 그것에 대한 일종의 불신을 형상화한다고 주장한다. 작가는 이런 식으로 긍정보다는 부정의 세계에 몰입한다. 작가의 이미지는 이분법적 차원의 불규칙하고 유동하는 형태들을 불변하며 고정된 형태와 비교한다. 생(生) 이전 또는 생 이후의 풍경처럼 보이기도 한다. 일종의 불길한 환타지가 움찔움찔한다.
작가의 이미지는 외계의 생명체처럼 뒤틀린 검은 식물(선인장)을 중심으로 군인과, 새와, 고대의 조각이 뒤섞인다. 수술복을 입은 의사는 뭔가 불길한 행위를 시도하고 있다.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를 떠올리는 긴 날개의 새들의 실루엣이 빈 여백을 난다. 인물과 사물의 조합은 하얀 색을 배경으로 해 마치 거대한 기념물처럼 등장한다. 시시한 관념과 사물이 뒤섞이며 낯선 것으로 변신한다. 배경은 더욱 밝게 환하다. 부분부분 채색이 되어있으나 거의 보이지 않는다. 역광으로 인해 사물의 현실감을 사라지고 어둡고 밝은 경계의 아웃라인만 남는다. 주위는 더 어둡고 침침하다. 시공의 차원이 플랫하게 평평해지면, 거꾸로 화면 속 이미지는 거대한 사물로 변해 버린다. 세상의 종말 이후 남은 것들의 이미지를 재현하듯 폐허와 흔적, 연옥의 한 장소를 연상시킨다. 관찰자와 관찰대상, 작가와 대상의 관계는 흔히 역전되며 누가 누구를 바라보는지 모호해진다.
......
이렇게 2009년 첫 개인전 이후 두 번째 개인전의 이미지는 더욱 어두워지고 더욱 끈끈해졌다. 검은 진흙으로 뒤범벅 된 사물들의 꼴라주가 무겁게 서있다. 수직성으로 솟는 검은 이미지들은 이리저리 뒤엉킨다. 세상과 인간을 보는 시각은 지구상의 사람의 수만큼 많고 복잡하며 다양하며 이질적이다. 이러한 무수한 시각의 충돌과 병치와 융합이 운동하는 세상의 이미지를 작가는 아주 조금만 노출하려고 한다. 온전히 보여지는 것은 온전히 믿을 수 없는 것이다. 모든 것이 가려진 채 아주 작은 부분만이 드러난다. 이미지와 존재의 확실성에 대한 신뢰와 불신의 상관관계가 비극적으로 나타난다.
작가는 그 동안 믿어왔던 모든 것들이 해체되는 과정을 경험한다. 신념과 관계의 해체를 내면화한다. 검은 풍경, 검은 정물은 다른 차원을 넘나드는 과정에 겪게 되는 체험을 형상화한다. 기존의 시간과 현실은 믿을 수 없는 허상이 되어버린다. 허상과 허위의 수렁을 천천히 쉬지 않고 하나의 방향을 설정하며 전진해나갈 뿐이다. 작가의 이미지는 단지 그 흔적들이다. 모호하고 아주 무거운.
오프닝: 2017년 6월 23일(금) 오후 5:00
전시기획: 아트스페이스 휴
출처: 아트스페이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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