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근혜갤러리
2018년 4월 3일 ~ 2018년 4월 22일
나에게 어둠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만물의 근원이다. 모든 것이 그 곳에서 생겨났으며, 모든 것이 그 곳에서 커 왔으며 또한 사멸되어 왔다.
짙은 구름에 뒤덮인 바람 한 점 없는 칠흑 같은 밤, 그 밤의 하이에나 울음은 향기가 짙다. 천지의 변덕스러움에 수십억 년의 인고의 세월을 겪어 온 생명들, 변화와 적응, 그리고 진화, 모두가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아니었겠는가.
인류가 시작된 곳, 아프리카의 초원에는 형언할 수 없는 초월의 세계가 열려 있다. 거슬러 올라 가면 태초의 어둠에 전율을 하고 숨 죽여 온 오랜 세월에 정신이 혼미해 진다. 왜 생겨났으며, 어떻게 생명을 이어 왔는지. 극히 이기적이며, 극히 조화로운 만물, 산들 바람에 풀을 뜯는 이들이 한가롭다.
20년 이상을 아프리카의 초원에 취해 있으면서 나의 과제는 극히 주관적인 영혼의 울림을 공간적 이미지로 나타내는 것이었다. 정신과 육체의 모든 감각을 극한으로 몰아 부쳐서 받아들이고 표현하려 하지만 정작 그 결과는 감정의 찌꺼기가 전혀 묻어나지 않는 무심한 것이기를 얼마나 고대했는지. 그러나 나의 이러한 행위가 나만의 유희에 지나지 않을 수 있음을 인지하기에 항상 마음을 비우려 애를 쓴다. 하지만 생겨나는 희열은 어찌할 수 없음이니. / 작가 김병태
출처 : 공근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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