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갤러리
2017년 4월 7일 ~ 2017년 5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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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는 2017년 4월 7일(금)부터 4월 30일(일)까지 김보희(1952~, 서울) 개인전 ‘자연이 되는 꿈’을 연다. 근작과 구작을 모아 학고재 전관에서 열리는 대형 전시다. 올해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정년을 맞은 김보희의 전반적인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학고재 본관에서는 근작 19점을 만나볼 수 있다. 새로운 생명과 시작을 의미하는 씨앗과 열매를 확대하여 재해석한 작품들이다. 김보희의 작품 세계가 새로이 나아가는 방향을 볼 수 있는 기회다. 학고재 신관에서는 구작 17점을 전시한다. 김보희 특유의 반복적 세필과 차분한 색채가 돋보이는 명상적 풍경들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김보희는 195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로 25 년간 재직하며 한국 미술 인재 양성에 힘썼다. 2017년인 올해 교수로서 정년을 맞는다. 학고재갤러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국내외 여러 기관에서 열린 다수의 개인전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1982년과 1983년에 한국미술협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을, 1992년에는 월전미술상을 수상했다.
삶의 본질을 향해 나아가는 김보희의 자연
김보희는 이십 대였던 1970~80년대부터 자연을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양수리에 있는 이모 댁 근처의 풍경을 그린 것이 첫 시작이었다. 당시에는 먼발치에서 관망하는 듯한 시선으로 자연을 그렸다. 눈에 보이는 경관을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90년대 이후로 제주도로 여행을 가서 본 바다 풍경이 좋아 바다를 그리기 시작했다. 하늘과 바다 사이에 자리한 가느다란 수평선을 강조하여 그 안에 자신의 삶을 투영했다. 2005년부터는 화폭을 따라 거처를 아예 제주도로 옮겼다. 최근 김보희의 시선은 자연의 내면으로 침투하고 있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접어들며 더욱 성숙하고 무르익은 시선으로 자연을 관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표현하는 대상과의 거리가 유달리 가까워지고, 관찰자로서의 시선이 자연 내부에 머무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화면 위에 상상적 요소들을 더욱 자유롭게 가미한 점도 눈에 띈다. 자신의 내면세계를 화면 위에 적극적으로 담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보희의 근작 19점을 선보인다. 근작은 김보희의 작품 세계가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감을 시사한다. 자연에 대한 경외와 예찬을 강조했던 시기를 지나, 자연의 본질에 한층 더 가까워진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자연의 근원이자 새로운 생명의 상징인 씨앗과 열매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했다. 대상에의 몰입과 재해석을 통해 작가 자신의 내면적 성찰을 시도하려는 면모가 돋보인다. 전체적인 작품 세계를 살펴보면 근작에 이를수록 자연과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점이 눈에 띈다. 김보희의 인생은 이제 이순(耳順)의 나이를 지나 마음 가는 대로 하여도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다는 종심(從心)을 향해 간다. 삶이 성숙해져 갈수록 그의 화폭은 자연의 본질 가장 가까운 곳을 향하며 자연과 동화되어 물아일체의 경지로 나아가고 있다.
전통 한국화를 기반으로 구축한 특유의 화법
김보희는 한국화를 전공한 이력을 바탕으로 특유의 시적인 화면을 구성한다. 생생하고도 차분한 색채와 단아한 여백이 어우러진 명상적 풍경이다. 김보희의 작품은 전통적 양식을 토대로 하여 한국화를 현대화시킨 좋은 예로 꼽힌다. 한국화의 채색 기법을 사용하지만, 캔버스를 이용하고 아크릴이나 바니시 등 서양화 재료도 다양하게 수용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을 구축한다. 1986년 경인미술관에서 열린 ‘채묵의 가능성 展’에서 한국화 흐름의 양상을 대표하는 신예 작가로 선정되며 일찍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김보희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근작에서 여백의 미가 특히 돋보인다. 초충도나 청과(淸果)도를 떠오르게 하는 단아한 화면 구성이다. 화면을 채우지 않고 빈 곳을 남기는 것은 전통 한국화에서 보이는 대표적 특징이다. ‘비움으로 채운’ 여백을 강조하여 절제의 미학을 드러낸다. 김보희는 씨앗과 열매, 작은 식물 등을 화면에 담았다. 대상에의 몰입을 강조하기 위해 배경을 없애고 여백을 남겼다. 화면에서 대상의 형태가 전면적으로 드러나 보는 이의 시선이 집중된다. 동시에 고요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보희의 제주도 시기 풍경화에서도 전통적 화면 구성을 찾아볼 수 있다. 신관에 전시한 작품 ‘그날들’(2011~2014)에서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시선이 가는 방향에 따라 작품 속의 시간이 낮에서 밤으로 변화한다. 서사적 흐름을 하나의 화면 안에 담아내는 구성은 전통 한국화에서 널리 사용되었던 방식이다. 조선 후기 정선의 산수화를 떠올려볼 수 있다. 전통 산수화의 투시법인 평원법을 차용한 원근 표현도 눈에 띈다. 풍경을 그릴 때 전체 화면을 모두 정면에서 본 것처럼 묘사하는 방식이다. 평원법은 송나라의 곽희가 주장했던 삼원법 중 하나로, 자연의 수평적인 광활함을 강조하는 데 적합하다.
김보희의 십수 년 작품 세계를 망라하는 대형 전시
김보희는 학고재에서 ‘인 비트윈’(2006), ‘투워즈’(2013) 등의 개인전을 통해 작업의 흐름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는 김보희가 그동안 구축해 온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 모아 선보이는 자리로, 학고재 전관에서 열리는 대형 전시다. 본관에서는 근작을, 신관에서는 구작을 중심으로 지난 십수 년간의 작품 세계를 망라하여 선보인다. 학고재 본관에서는 김보희가 씨앗과 열매를 확대하고 재해석하여 그린 근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상상 속 씨앗과 열매의 이미지에 새 생명의 시작에 대한 설렘과 환상을 담았다. 학고재 신관에서는 김보희의 작품 세계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김보희는 올해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정년을 앞두고 있다. 오롯이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작품 활동에 있어 그간의 성과를 살펴보고 새로운 씨앗을 심는 시기다. 지금까지 구축해 온 작업 태도를 기반으로 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자연을 바라보고자 한다. 김보희의 작품 세계는 새 생명력을 가득 품고 또 다른 차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학고재는 2017년 4월 7일(금)부터 4월 30일(일)까지 김보희(1952, 서울) 개인전 ‘자연이 되는 꿈’을 연다. 본관에서는 신작, 신관에서는 구작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로 김보희 작품 세계의 전반을 살필 수 있는 대형 전시다. (전시는 5월 6일까지 연장되었습니다.)
출처 : 학고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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