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퍼플
2017년 1월 13일 ~ 2017년 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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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을 준비하면서, 내 작업의 방향성과 지향성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30년이 넘는 시간을 미술세계에서 보내는 동안, 미술 기초를 배우면서 프로작가로 자리 잡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질 때가 있다.
현재의 나의 삶은 중년 이라 불리는 시간대를 지나가고 있고, 삶의 거의 대부분을 미술 작업에 매진한 그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다른 일부 작가들처럼 인문 철학적 '의미부여’ 를 가미한 작업이라던가, ‘사회적 이슈’를 표현한다던가 등의 인문사회적 비판을 통해 미적인 것을 표현하는 것은 나에게 식상한 표현으로 다가온다. 나의 고집일 수도 있다. 나의 작업에서 의미부여와 표현은 순수한 미를 추구하는 것이 가장 첫번째로 표현되고 고려되는 주제이며, 그것은 고귀함도 아니고 지적임도 아니다. 내가 추구하는 미학적 합리성은 관조자가 작품을 보면 “아~무엇하다” 설명이 없이도 이해할 수 있는, 감상을 통해 순수한 자기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그런 작업이다. 작업을 통해 만들어 내고자 하는 생각들 -깊고 풍요롭고 일관성있는 의미가 만들어지고 높은 완성도와 그에 따라오는 풍부한 감탄들을 이끌어내는 작업이 내가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이다. 레네르 로슐리츠는 그의 저서 <제도들>에서 이렇게 말했다 -"작품은 그 저자가 작품이 비판적 시선을 마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도에 따라, 작품이 어떤 의미작용 때문에 그의 주목을 받을 만하다고 여김에 따라서만 대중에게 넘겨진다. 여기서 '미학적 합리성' 이라는 용어를 지적된 것은, 이러한 추구되고 성공한 경우에 다양한 단계에서 획득된 상호 주관성이다."
그리고 내 작업의 두번째 주제는 작가의 양심이다. 작가는 자기 작업을 제일 잘 알고 있다. 그것은 내 작품에서 어떤 것이 제일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부모가 아이를 가져서 세상에 나올때까지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랄까, 그리고 성장할 때 까지 쏟는 사랑이랄까. “작업은 자기 자식과 다름 없다.” 라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 젊은 친구들, 그들 뿐 아니라 나 역시 젊은 시절에는 그것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다시 말해, 처음 캔버스를 짤 때 부터 좋은 천으로 한 쪽 한 쪽 정성을 다해 이쪽저쪽 끌어당겨 완벽하게 짜고, 기본 밑칠 작업부터 최종적으로 작품으로 완성되는 모든 과정과 결과물들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처음 모습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도록 꼼꼼하고 완벽하게 작업에 임하는 것에 내 어린 작가 시절보다 몇 곱절 더 품과 정성을 들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전시되고 판매된 이후까지를 생각하면서, 소중하게 아기를 대하듯 작품을 다루어 나가며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 예전에 읽었던 알베르 까뮈의 안과겉 이란 책을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까뮈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이 내가 앞에서 말한 미적 추구와 상통하는 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가 친구에게 쓴 편지글에서는 “내가 믿는 것은 바로 향기요 꽃이다, 겉모습을 믿는다” 향기와 꽃의 겉모양도 중요하고 그 속의 내밀한 향기와 꽃의 비밀스러움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겉의 아름다움은 내부의 길고 지난하기까지한 과정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기 때문에 까뮈 역시 아름다운 겉모습을 믿는다고 한 것이다.
내 작업의 중요한 부분도 아름다운 겉모습이다. 섬세한 평면 작업과 그 위의 구조적인 형태를 이루어내는 길고 내밀한 작업과정을 거쳐 최종적인 '겉'을 만들어낸다.
나의 작업은 가장 기본적인 내부에서 시작되어 평면에서 구조적인 형태를 갖추어 가며 점차 입체적으로 마무리되고 최종적으로 작품의 미적 내향성이 외부로 극한까지 표현된 형태로써 관객들의 감성와 이성이 감탄하게 만들기를 원한다. 작가의 양심이 작업의 가장 기초적인 단계에서부터 최종 완성단계까지 구석구석에 스며든 작업만이 작품이 되어 세상에 보여질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끊임없이 추구하는 작업은 미적인 가치가 안에서 부터 축적되어 겉으로 뿜어나오는 작업이다. 이것은 한치의 거짓됨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가장 순수한 미를 추구하고자 하는 내 작가적 욕망과 양심이 어우러져 길고 긴 작업의 나날을 채워나간다.
"나는 나의 모든 몸짓으로 세계에 연결되어 있으며 모든 나의 연민과 나의 감사로서 인간들에게 연결되어 있다. 세계의 이 표면表面과 이면裏面 사이에서 나는 어느 것을 선택하고 싶지 않다. 선택한다는 것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속임수를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큰 용기란 빛을 향하여서도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직시하는 일이다 "
-안과겉, 알베르 까뮈.
오프닝 리셉션 : 1월 13일 금요일 오후 5:00
출처 : 갤러리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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