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도스
2017년 6월 14일 ~ 2017년 6월 20일
1 / 3
깃들어진 사물 (김정윤/갤러리도스 큐레이터)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사물들을 접하게 된다. 유난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사물에서부터 내 곁에 있었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할 만큼 잠깐 스쳐지나간 사물까지 개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한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곁에 끊임없이 존재한다. 이러한 일상의 사물들은 일시적으로 잊고 지낸 다양한 기억과 감정을 떠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이들이 지닌 눈에 보이지 않는 특별한 힘으로 인해 사물은 더 이상 보통의 대상이 아니라 어쩌면 비밀스러운 무언가를 공유하는 새로운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김수현의 작업은 자신의 눈에 비치거나 혹은 가까이에 위치해 있는 사물을 관찰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 사물을 일정시간 들여다보게 되면 유난히 시선을 사로잡는 부분이 있다. 작가 또한 객관적인 시선으로 감정을 배제한 채 천천히 그 곳을 응시하며 사물로부터 들려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 울림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그렇게 한참을 바라본 사물의 특징들을 내면의 잔상들과 재조합하여 화면 위에 사물을 하나 둘 다시 재현해 나간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사물과 사물이 점유한 공간도 함께 만들어나간다. 그 결과 한번쯤은 보고 경험해 봤을 사물들의 형태를 작품 안에서 별다른 노력 없이도 한 번에 지각할 수 있다. 작가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물들의 형태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작품을 접하는 순간 우리의 의지와는 별개로 그 사물과 나와의 연결고리들이 작품 위로 서서히 드러나기를 의도한다. 이제 작품 속 대상은 더 이상 작가만의 사물이 아니라 관람객 개개인의 사물들이 되어 화면 위에서 다시 태어난다.
하나의 철사가 구부러지고 또 다른 철사와의 반복된 만남을 통해 흰 벽면 위에 면이 분할되고 마침내 하나의 특정한 사물로 보이게 된다. 각 사물이 가진 특징만을 살리고 색은 철저히 배제한 채 오로지 형태에만 집중하게 함으로써 표현된 사물 그 자체만을 볼 수 있게 하며, 나아가 우리의 가슴 한 편에 사물과 함께 깃들어 있었던 추억과 그에 따른 감정들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준다. 철사와 벽면 사이의 공간에는 그림자가 선명하게 때로는 흐릿하게 드리워진다. 동일한 사물은 존재하여도 사람마다 그것에 부여한 의미는 모두 다르듯이 그림자 또한 시시때때로 보는 위치나 빛의 방향에 따라 다른 형태를 보여준다. 재료가 가진 실상과 그림자의 허상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화면은 보는 이의 내면의 심상을 더욱 자극하며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철사라는 거친 물성으로 만들어졌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세한 부분까지 표현해낸 형상을 보고 있자면 사물을 바라보는 작가의 한없이 친절하며 따스한 감정들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작가에게 작품을 완성하는 마지막 단계는 관람객의 참여와 공감이다. 김수현의 작업은 별다른 사전 지식이나 노력을 요하지 않으며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작업을 즐기게 해준다는 점에서 큰 강점을 가진다. 일상적인 소재를 선택하고 표현함으로써 대중과의 공감대를 형성하여 예술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누구나 상관없이 쉽게 다가가고 감상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탄생한 사물들은 그 자체로서 존재할 수도, 혹은 흐릿해져 가던 각자의 추억을 떠올리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보는 이에게 과거의 감정들과 다시 조우하는 자연스러운 계기를 마련하고 더 나아가 지금 이 순간의 경험은 다시 새로운 추억을 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출처 : 갤러리도스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11:00 - 18:00
화요일 11:00 - 18:00
수요일 11:00 - 18:00
목요일 11:00 - 18:00
금요일 11:00 - 18:00
토요일 11:00 - 18:00
일요일 11:00 - 18:00
휴관: 없음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