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밈
2018년 5월 17일 ~ 2018년 6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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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비셰흐라드(Vysehrad) 공동묘지를 자주 찾아갔다.
2016년, 나는 프라하에 교환학생으로 머물게 되면서 비셰흐라드를 알게 되었다.
묘지 위에 놓인 꽃과 장식을 보며 나는 천천히 그 곳에 매료되었다.
죽은 이를 향한 살아있는 자들의 마음이 보여서 일까? 묘지는 마치 그 크기만큼의 종이와 같고, 꽃과 장식은 그 위에 그려진 그림처럼 다가왔다.
그 이후로 시선은 땅 위의 사물들과 풍경에 머물렀다.
그리고 그 곳에서 바라본 시간의 유적 같은 것들과 지나간 풍경은 나의 마음에 남아 새로운 그림을 그리게 하였다.
이번 전시는 《우주가 괜찮다고 한다》(2014)와 《zero gravity》(2015)에 이어서 세 번째 개인전이다. 이전까지의 작업은, 나의 내밀한 감정의 고백과 같았다. 나는 그 감정들을 그림으로 전환시키고 싶었고, 그것은 마치 이 세상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듯해 보였다. 그림은 내가 속한 세상에 대한 물음이면서 대답이었다. 나는 삶에 대한 무지의 상태에서 그림의 힘으로 그 답을 찾으려 했던 것이다.
이번 《무인도를 위하여》(2018)의 전시 제목은 신대철 시인의 시집 『무인도를 위하여』 (1977)의 동명의 시에서 빌려왔다.
이 시의 마지막 행은 내가 이번 그림에 담아내려는 감정과 미묘하게 닮아있다.
“바닷물이 스르르 흘러 들어와 나를 몇 개의 섬으로 만든다.
가라앉혀라, 내게 와 죄 짓지 않고 마을을 이룬 자들도
이유 없이 뿔뿔이 떠나가거든
시커먼 삼각파도를 치고
수평선 하나 걸리지 않게 흘러가거라.
흘러가거라, 모든 섬에서 막배가 끊어진다.”
내가 그림을 통해 담아내고 싶은 것은 다양하다.
내가 본 것들, 들은 것들, 그리고 느낀 것들.
나는 여전히 삶에 대한 무지의 상태에서 이것들을 마주하며 질문과 대답을 계속하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행복과 불행은 그 크기와 상관없이 결국 나에게 행복으로 수렴된다.
비셰흐라드 묘지 위의 꽃과 장식은 따뜻한 마음의 표현이다.
나의 그림 역시 누군가를 향해 다가가면 좋겠다.
나를 움직인 비셰흐라드 묘지 위의 따스함처럼.
출처 : 갤러리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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