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학운공원 오픈스쿨
2019년 11월 9일 ~ 2019년 1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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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 이 전시를 바칩니다.”
2013년 기준, 전 세계 인구 10명 중 8명 이상이 종교를 믿는다.* 신은 다양한 모습으로 어디에나 존재했던 것 같으며, 그렇다면 흙만큼 기나긴 신의 역사에 짧은 인간의 역사를 대입할 수는 감히 없어 보인다.
인간과 신에 대한 몇 가지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들려드리고 싶다.
“스코프츠이”는 18세기 러시아에서 출현한 종교이다. 이들은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가 여전히 우리의 몸에 존재하며, 그것이 남자의 고환과 여자의 유방이라 믿었다. 그리고 뱀에 유혹당한 원죄를 씻기 위해 스스로 거세를 치렀다. 스코프츠이는 러시아어의 ‘거세하다’라는 단어에서 변형된 말이다. 터키의 넴루트산을 오르다 보면 안티코오스 1세의 무덤이 있다. 불쌍하고 못된 많은 왕들이 그랬듯, 신이 되고픈 이 인간도 살아있을 때부터 무덤을 만들었다. 왕국의 가장 꼭대기 산에 자신의 무덤을 만들고 아폴로, 제우스, 헤라클레스, 독수리, 사자와 같은 신의 상징에 자신의 동상도 만들어 넣었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라.” 우리가 알고 있는 이 이야기를 다시 돌아보면, 우리의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아담도 결국 신이 되고자 했던 인간이다. 단 한 가지를 제외한 모든 것이 주어졌어도 아담은 결국 신이 되고자 했다. 영화 ‘트렌센던스’는 신이 된 인공지능을 이야기한다. 조니뎁이 연기하는 천재 과학자는 뇌사에 빠졌다가 뇌가 컴퓨터로 업로드되어 인공지능으로 다시 태어난다. 신만큼 대단하신 인터넷과 연결된 조니뎁은 진화하여 신이 된다. 걸을 수 없는 사람이 걷고, 볼 수 없는 사람이 눈을 뜬다. 구글에서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시작한 안토니 레반도프스키는 구글을 떠나 자율주행 트럭 Otto를 창립한 똑똑한 개발자이지만, 결국 Way of the Future 인공지능 기반의 종교를 창립했다. 자율주행에도 신이 깃든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이미 과학 기술을 통해 인간이 신이 되려 한다고 말했다. 이런 예시는 영원히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전시는 신에게 바치는 전시이다.
김은지 작가는 이 전시를 준비하며 신을 목격한 사람을 찾고 있었다. 11명의 작가를 인터뷰하고, (미)신에 대해 물었으며, 대화를 바탕으로 숭배의 대상을 조상(彫像)했다. 흙에 비해 짧은 역사를 가진 하찮은 인간들이 계속 그래왔듯이, 작가도 끊임없이 신의 모양새를 찾고 이를 기록하는 행위를 의도적으로 반복했다. 신을 찾았을까. 혹은 신이 되어버린 인간을 찾았을까? 물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오, 신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이 전시장은 거대한 신전으로 기능한다.
누구의 무엇을 바치는 가는 중요하지 않다. 오, 신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샛노란 이곳, 오픈 스쿨의 UFO 같은 공간은 가마신을 위한 신전이자, 육안으로, 혹은 인간의 기술로 절대 목격할 수 없는 뜨겁고 어두컴컴한 가마 안에 살고 있을 가마신을 재현한 가마신 민속촌이다. (그러고 보니 UFO에도 분명 신이 깃들어 있을 것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여러 숭배물과 함께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관객 여러분! 당신이 무엇을 만드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 신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아니, 없다면 그 부족한 믿음이 나타날 것입니다.
인간이 흙을 굽기 시작한 이래의 긴 역사 중 어느 시점부터 도자는 신성한 행위 그 자체가 되었다. 흙의 긴 역사와 흙은 다루는 기예 중 하나인 도예의 긴 역사만큼 가마신의 역사는 창대하다. 가마신은 도예가들이 가마를 사용하기 전에 비는 의식의 대상이다. 이런 세상에도 여전히 우리 인간들은 며칠이고 흙을 밟아 태토(胎土)를 만들고, 장작 가마의 불이 꺼져서는 안된다고 여기며, 가마신께 절을 올리고 완벽한 결과물을 기도한다. 일상용품을 생산하는 기술이 전통 공예로 승격되고, 여성이 도예의 세계에 출현하고, 장작 가마가 전기로 바뀌어도 ‘불행히도’ 이는 변하지 않는다. 신의 세계에 비하면 이러한 변화는 미미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며, 도자는 예술을 뛰어넘어 가마신이 지켜주고 관장하는 어떤 신성한 의식에 가깝기 때문이다. 기술이 진보했다고 해서 종교가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그 어두컴컴한 동굴 속과 같은 가마안에서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부디 가마신이 보우하사 깨짐 없이 완벽한 형체가 나오기를 빌고 또 빈다. 이곳은 바로 그 기적이 일어나는 곳이다. 의심하지 말라.
신에게 이 전시를 바칩니다.
오, 신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The Global Religious Landscape, The Pew Research Center.
글: 강민형
김은지 개인전 <의심 이미지 Doubtful Image>
일시: 2019년 11/9(토) ~11/17(일), 평일 10시 ~ 18시 주말 13시 ~ 18시
장소: 안양 학운공원 <오픈스쿨>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1585
(대중교통: 4호선 평촌역 4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6번 탑승 후, 한가람 한양아파트 정류장 하차. 정류장 바로 앞 위치)
*오프닝 없습니다.
전시 연계 워크샵: 11월 9일 토요일 오후 3시
<흙으로 질문하기: 가마신 만들기>
오래전부터 전해지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가마에 넣은 모두의 작업, 그 결과물을 훌륭히 나올 수 있게 도와주는 신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최상의 결과물을 위해 가마 앞에서 고사를 지내며 가마신에게 가마 안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했습니다.
김은지 작가는 가마 앞에서 고사를 지내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종종 전기 가마 앞에서 기도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작가는 가마신의 모습이 궁금했습니다. 사료에 없는 가마신의 모양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카더라~’ 에피소드 중 하나는 가마신이 여자라는 썰입니다. 조선 시대 때, 여성들은 도자기를 만들지 못하였습니다. 가마 근처에 여성이 등장하면 가마신이 질투를 한다나요. 일본은 가마신이 소년이라 믿습니다.
김은지 작가는 가마신을 조우한 사람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 중, 김민선 작가는 가마신이 ‘한전(한국전력공사)인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가마신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모습을 알 수 없는 가마신의 모양을 함께 찾아보려 합니다.
참여 방법: https://forms.gle/EesUw8pjLWwB6u358
전시 연계 토크: 11월 17일 일요일 오후 4시
<가마가마신 썰 풀기>
9월 어느 날, 작가들과 함께 비공개 워크샵을 진행하였습니다. 가마신에 관련된 썰을 함께 풀어보았는데요.분위기가 매우 좋았습니다. 가마신에 대한 에피소드와 자료를 공유하며 긴 이야기로 워크샵을 진행했었죠. 가마신은 도자 가마를 지키는 신입니다. 가마신에 관련된 재밌는 이야기 알려드릴까요. 한국어로 된 #가마신 태그 수보다 #kilngod 태그 수가 더 많다는 썰입니다. 김은지 작가는 개인전을 위해 가마신과 관련된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11명의 작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죠. 도자로 작업하는 작가와 역사성이 오래된 재료로 작업하는 작가를 만났습니다. 다들 인터뷰를 위해 어찌나 공부를 많이 해오셨는지. 가마신의 신상정보가 마구마구 공개되었습니다.
비공개 워크샵과 인터뷰에 참여했던 작가들이 가마신의 신상정보를 정리하고자 다시 모였습니다. 5명의 작업자를 초대하여, 사료에 없는 가마신에 대한 썰을 모아모아 털어보려합니다. 이름하여 가마가마신 썰풀기.
참여 작가: 강신영, 김수미, 김은지, 김지혜, 권혜현
참여 방법: https://forms.gle/3JRuNHAdBKeW4Lzw9
협력 기획: 강민형
디자인: 박은선
공간: 우희서
설치: 권이안
참여 작가: 강신영, 김민선, 김수미, 김세현, 김지혜, 권혜현, 서지나, 선의미, 신원동, 박민희, 박지은
도움 주신 분들: 릴리쿰, 박정민 교수님, 송보경, 정혜윤
후원: 경기도, 안양시, 경기문화재단, 안양문화예술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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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1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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