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밈
2017년 5월 3일 ~ 2017년 6월 4일
김준명_수집의 장소_mixed clay_가변크기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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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이번 전시는 어릴 적 기억이나 그 기억 속 행위들을 현재의 내 주변에서 다시 살펴보는 어색한 만남을 시도해 보려 하였다.
기억-#어릴 적 밖에 나가 놀다 들어올 때면 무언가 주워오던 꼬마아이. 구부러진 못, 동그란 조약돌, 왠지 멋스러워 보이는 나뭇가지 등 내 집에서 보지 못한 것들을 창고에 모아두던걸 수집이라고 할 수 있었을까? 어머니가 웃으시며 “뭐에 쓸 건데 가져왔느냐”고 물으시면 “다 나중에 쓸모가 있다”라고 대답했었다 한다. 사실 주워온 것들의 용도를 알지도 못했지만 무언가 쓸모가 있다고 생각한 건 단순히 혼나지 않기 위한 핑계에서 나온 것 이었을까? 하지만 반듯한 못이 구부러지게 된 사건, 조약돌이 다듬어지는 시간과 과정을 그 사물이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지는 못했을 것이다.
#외할아버지 는 수석과 서예에 조회가 깊으셨다. 취미라고 하시기엔 전문적인 그 예술을 미술관의 작품들보다 더 먼저 접했던 것 같다. 그 시커멓고 잘생긴 돌들은 내 주변의 환경이 아닌 내가 가보지 못한 먼 곳에서 이곳으로 옮겨져 온 것들이었고, 하얀 화선지 위에 붓이 움직일 때 마다 읽을 수 없었던 한자나, 율동감 있는 난, 대나무 등이 생겨나는 장면은 무척이나 신기했다.
#티브이에서 나오는 시골 아저씨는 오랜 세월 동안 돌들을 모아 수천 수 만개의 돌들을 쌓아 온 집안을 돌탑으로 꾸며 놓았다.
아끼는 친구의 어머니 는 꽃을 사랑하시고, 식물을 정말 잘 기르신다. 철마다 수십 여 가지의 꽃들을 잎새 하나하나 닦아 주 고 때마다 물을 줘야 하는 번거로움, 분 갈이를 할 때면 커다란 화분도 거뜬히 들어 옮기시는 모습. 땀과 수고스러움을 감내하는 이런 행위들은 깊은 애정과 대상을 바라보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기른다는 것은 죽음을 연장시키기도 하고 죽어가는 걸 되살리기 도 하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고, 때론 죽어있는 돌덩이 도 그들에게는 숨소리가 들리고 피가 흐르는 온기가 느껴질 것이다.
#수십 년 동안 무언가를 모으거나, 만들고 가꾸는 행위들. 암 투병 이후에 삶에 활력소가 되어주거나, 지친 삶에 원동력이 되어준다는 그들의 대답은 어느 예술가들도 해결해 주지 못한 지점들을 스스로 해결하고 있었다. 어설프지만 그들의 눈에는 어느 예술품 못지 않은 이 결과물들을 작품이라고 칭해 줄 수 있을까? 철저하게 자기만족 적이고, 많은 시간과 돈, 노동이 들어가는 이 행위들이 어찌 보면 얼마나 무의미한 것 인가. 자기만족을 넘어 타인을 위할 수 있을까? 아름다움을 내 방안에 내 손이 닿는 곁에 두려는 집착. 촌스럽지만 다듬어지지 않아 매력적으로 보이는 그 들만의 예술세계를 들여다 보았다.
이처럼 고상한 취미를 수십 년간 지속해온 사람들을 보면, 아마추어라고 하기엔 수준이 높고, 예술적이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해 보이기도 하는 수집품이나 결과물들을 내놓곤 한다. 아무것도 아닌 낙서나 무심하게 쌓여있는 물건들이 더 예술적으로 보일 때도 있는 것처럼 때론 미술관의 작품들보다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순진한 생각 같겠지만 취미 적 예술과 전문적인 예술들 사이엔 닮은 구석이 있고, 실제로도 어느 게 대단하다라고 판단하기엔 어려운 순간들이 있었다.
조형예술도 취미 적이 될 수 있을까?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 짓는 보이지 않는 잣대를 인정 해야만 할까? 개인의 만족에 충실한 취미예술가의 태도가 작가 성을 드러내는 직업예술가의 창작욕구와 어떻게 다른 것인가? 예술적 소질이나 소양, 혹은 표현욕구나 동기가 취미 적 예술의 근본과 그 뿌리를 같이해도 무방한가?
일상의 취미 적 예술품들을 돌아 봄으로 서 예술은 삶과 먼 곳에 있지 않다라는 착각을 해보고 싶다.
출처 : 갤러리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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