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비프로젝트스페이스
2018년 12월 24일 ~ 2018년 12월 31일
“제 얼굴 지금 찍히고 있어요? 안돼요. 얼굴은 안돼요.”
“얼굴만 안 나오면 괜찮아요.”
“나중에 모자이크 해 주실 거죠?”
얼굴은 정치적이다. 누군가에게는 부와 명예를, 누군가에게는 혐오와 차별을 안긴다. 이 작업은 카메라의 권력을 완전히 걷어내고 묻혀 있던 조현병 환자들의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드러내기 위해 시작되었다. 그들은 무엇을 듣고 무엇을 볼까.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미지의 심해를 탐험하듯 깊은 이야기의 내면 속으로 들어가 본다. 그 이야기를 통해 타인의 자리에 잠시나마 위치해 보는 것, 타인에 대한 상상력을 키우는 것이 이 작업이 바라는 바이다.
“얼굴 안 나오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 동안 어디서 못했던 얘기들 마음껏 해 보세요.”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장이 마련되자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뒤를>, single channel video, 30′, video loop, 2018
소돔과 고모라에 유황과 불이 비같이 떨어졌다. 타락한 두 도시는 신에 의해 멸망하는 중이었다. 천사는 절대 뒤 돌아보지 말라고 경고하며 유일하게 롯과 그의 부인만을 그곳에서 탈출할 수 있게 도왔다. 하지만 롯의 부인은 결국 뒤를 돌아보았고 즉시 그 자리에서 소금기둥이 되었다. 나는 기어이 뒤를 돌아봐 소금 기둥이 되어버린 이름 없는 롯의 아내, 그에게 마음이 간다.
돌아보지 말라고들 한다. 나는 뒤를 돌아본다.
잊어버리라고들 한다. 나는 뒤를 돌아본다.
나는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이야기의 얼굴>, two channel video installation, dimensions variable, 2018
<이야기의 얼굴>은 조현병 환자 아홉 명과 환자 가족 한 명의 인터뷰를 모은 것이다. 말하고 싶지만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 두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내기 위한 시도이자 이야기의 초상을 그려보려는 실험으로서 인터랙티브 시스템을 구현하였다. 화자의 존재는 세 가지 정보 (사운드 – 채널1:인터랙션영상 – 채널2:화자가 고르고 촬영한 이미지)의 구조 안에서 증명된다. 관객은 나열된 열 장의 이야기의 얼굴을 보고 선택하여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대나무 숲>(에스키스), mixed media installation, dimensions variable, 2018
<대나무 숲> 안에는 <이야기의 얼굴> 채널1을 만드는 데 사용된 인터랙션 시스템이 그대로 설치되어있다. 관객과 작가가 함께 입장하여 몇 가지 선택을 하고 센서를 착용한다. 선택에 따라 코드가 수정되고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관객은 혼자 남아 어떤 이야기든 털어놓거나 생성되는 인터랙션 이미지를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작가와 함께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숲 안의 이야기는 화자의 동의하에 아카이빙 되거나 숲을 나오는 동시에 사라진다. 다만 한 장의 이야기의 초상은 영원히 남는다.
작가소개
김혜이
다큐멘터리를 공부하고 만들며,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로 작업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좋아하고, 듣고 싶어서 작업한다. 이야기와 이미지의 관계, 현실세계에서 카메라를 통과한 이미지와 프로그래밍 언어를 통해 가상에서 생성되는 이미지 사이의 괴리와 상호작용에 대해 고민한다.
후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융합예술센터, 서울문화재단
출처: 플랜비프로젝트스페이스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2:00 - 19:00
수요일 12:00 - 19:00
목요일 12:00 - 19:00
금요일 12:00 - 19:00
토요일 12:00 - 19:00
일요일 12:00 - 19:00
휴관: 월요일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