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밈
2022년 2월 23일 ~ 2022년 3월 20일
나는 언제부턴가 ‘집'이라는 대상을 향해 욕망을 키웠다. 그것은 새로운 집과 새로운 동네에 대한 환상과도 같았다. 행복한 삶을 위해 내가 매력적인 전제로 삼은 환상이었다. 그것은 정말 현실이 되어 내 손 안에 들어왔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잡았다고 생각했던 환상은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렸고 곧 다른 대상을 향한 욕망이 내게 다가왔다. 욕망하는 것을 내 것으로 만들어 비어버린 마음을 채우고 나면 그것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는 것일까? 인간은 왜 끊임없이 어떤 것을 욕망하는 것이며 내 욕망의 싹은 어디에서 돋아난 것일까? ‘이사의 기억'은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집과 이사에 대한 내 기억을 담아낸 기록이다. 그리고 이사를 통해 환상을 현실로 만들고자 했던 나의 구구절절한 고백이다.
이 이야기에 담긴 기억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내가 욕망을 어렴풋이 감지하기 시작했던 시점을 시작으로 한 지난 십년의 기억이고 다른 하나는 내 어린 시절의 기억이다. 작업을 위해 나는 먼저 내 기억들을 글로 남기기 시작했다. 가까운 과거의 기억들은 대부분 생생하게 남아있었고 어린 시절 집에 대한 기억은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장면부터 더듬어가며 글로 남겼다. 오래된 기억들을 언어화하는 과정에서 기억이 변형, 왜곡 될 여지가 있어 나는 가능한 확실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만 글로 표현하려고 했다. 물론 내가 꺼낸 기억들은 현재의 내 감정에서 재현된 것이기 때문에 기억하는 순간의 지배를 받았거나 나도 모르게 허구가 개입되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작업에서 집에 대한 과거의 기억을 재현하려 했던 이유는 집을 향한 욕망의 근원이 어쩌면 내 어린 시절 무의식에서 생겨난 결핍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글로 재현된 기억들을 다시 이미지로 치환시켰다. 애써 언어화된 것을 다시 비언어로 바꾼 것이다. 글을 이미지로 바꾸는 과정에서 여러장의 연속된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결과적으로 ‘이사의 기억'은 집과 이사에 대한 내 기억을 글로 재현한 것과 그것을 그림으로 바꾼 복수의 이미지 덩어리가 되었고 하나의 내러티브가 되었다. 하지만 ‘이사의 기억'이 담고 있는 내러티브는 완결된 이야기가 아니다. 욕망이 이끄는 여정에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이사의 기억' 속 글과 그림의 덩어리는 욕망하는 한 사람이 스스로의 이야기를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풀어낸 결과물이다. 나는 오랫동안 일러스트레이터로 작업을 하며 이미지가 가진 서사적 힘과 글과 그림이 만나 확장된 텍스트로 전개되는 것을 경험했다. ‘이사의 기억’은 여정의 끝을 담지 않은 미완의 이야기이지만 나는 이것이 누군가에게 글과 그림 너머 존재하는 각자의 기억을 소환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참여작가: 노준구
출처: 갤러리밈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10:30 - 18:00
화요일 10:30 - 18:00
수요일 10:30 - 18:00
목요일 10:30 - 18:00
금요일 10:30 - 18:00
토요일 10:30 - 18:00
일요일 10:30 - 18:00
휴관: 없음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