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
2015년 9월 5일 ~ 2015년 9월 27일
기고자에서 첫 개인전을 가지는 달튼 브룬스 작가의 폭넓은 관심사는 그가 취하고 있는 다양한 예술적 방법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동시에, 작가는 디자인, 미디어, 타이포그래피, 순수미술 간의 경계를 흐림으로써 예술 장르 간 관계에 있어 유희적이고 역동적인 체계를 강조한다.
<일렉트릭 네온 케잌> 시리즈는 이번 전시의 중심 작품이자 전체 프로젝트의 시발점이 되는 작업으로, 제목을 구성하고 있는 단어를 그대로 화면 위에 묘사한 생생한 컬러의 세 점의 캔버스 프린팅 대형 화면들로 이루어져 있다. 언뜻 보기에 이 글자들은 추상화된 이미지처럼 보이기 때문에 무의식의 차원에서 연상 작용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주제를 간접적으로 나타낸다. 동일한 메시지를 구두로, 또 시각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작가는 기표와 기의를 혼동시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작업들을 가지고 전시장에 복잡한 층위를 구축하는데, 이는 초기 설치미술의 전략처럼 관객들의 행동을 수동태에서 능동태로 이끌어냄으로써 그들의 위치를 관찰자에서 탐구자로 바꾸도록 유도하고 있다. 한 곳에서 설치 구성을 전반적으로 관망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관객은 작가가 설정한 뒤얽힌 통로를 따라 이동해야만 작품을 탐색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탐색하는 수많은 경로가 존재하므로 이 중 어떤 방법을 택할 것인지는 온전히 관객의 자유에 달려있다.
이는 작업 과정에서 작가가 취하고 있는 접근 방식에서도 동일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스스로 작업을 할 때 따르는 특정한 방식이나 계획이 없기 때문에, 각기 다른 시작점과 출구들의 복제 속에서 생겨나는 새로운 관계는 다양한 우연적 결과를 가져온다. 그의 원본 그래픽 이미지들은 겹쳐지거나 추출될 수 있는 수많은 레이어들로 구성되어 있다. 즉 작가는 하나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데에 있어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는 명도와 채도를 조절해 만들어진 다양한 버전의 레이어로 구성된 가장 균형 있고 조화로운 시각적 결과물을 탐색하는데,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최종에 제시되는 결과물뿐만 아니라, 작업 과정에서 도출되는 다양한 단계들 역시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적 결과물들은 『Off Cuts』 책에 수록되었고, 메인 작품의 각기 다른 변주 과정들로 구성된 영상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더해 작가는 이 중심 작업의 변주들을 추상화하여 복제하고 겹쳐낸 네온사인과 엽서를 제작했다.
브룬스의 작품은 동일한 컨셉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내는 지속적인 과정을 내포한다. 이 작업은 디지털 기술, 3차원 공간과 재료 자체를 활용하여 특정 현상에 대한 기호학적 연결고리를 구성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일렉트릭 네온 케잌’과 같이 무의미한 것이 실제로 어떻게 보여질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제시하고, 추측될 수 있는 것보다 더욱 많은 답변들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있어 진지하게 접근하기보다 매우 유희적인 측면을 남겨둔다.
글: 김아델
번역: 임다운
출처 - 기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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