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2017년 9월 1일 ~ 2017년 12월 28일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과 문화재청 덕수궁관리소(소장 오성환)는 대한제국 선포의 역사적 현장인 덕수궁을 배경으로 《덕수궁 야외프로젝트 : 빛⦁소리⦁풍경》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덕수궁내 중화전 앞 행각, 함녕전 등 7개의 장소에 강애란, 권민호, 김진희, 양방언, 오재우, 이진준, 임수식, 장민승, 정연두 등 한국 작가 9명의 9점 작품이 소개되며 9월 1일(금)부터 11월 26일(일)까지 약 세 달간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2012년 덕수궁에서 개최한《덕수궁 프로젝트》의 계보를 잇는 궁궐 프로젝트로 참여 작가들이 덕수궁 내 공간 곳곳을 탐구하며 역사와 현재를 연결하는 신작을 구상, 제작, 설치하는 장소 특정적 현대미술 전시이다.
또한, 올해로 120주년이 되는 대한제국 선포(1897년)를 기념하며 대한제국시기를 모티브로 덕수궁이라는 역사적 공간에 조형적인 접근을 시도한 프로젝트다.
덕수궁은 임진왜란 직후 선조가 머물며 왕궁으로서의 역사가 시작된 곳으로,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하며 조선이 자주 독립국임을 대외에 밝히며 강한 주권 의지를 표명한 장소이기도 하다. 참여 작가들은 수 개월간 덕수궁을 출입하며 이곳에 내재되어 있는 역사적 배경과 독특한 공간의 특성을 받아들여 본인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전시 동선은 관람객들의 입장 동선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덕수궁 대한문으로 입장해 처음 만나게 되는 중화전 앞 행각에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계·폐회식 음악감독 양방언과 미술가, 가구 디자이너이며 황신혜 밴드로도 활약했던 장민승의 공동작품 <온돌야화(溫突夜話)>가 소개된다. 장민승은 더 이상 실존하지 않아 기록물로만 확인 할 수 있는 한국 근대시기의 건물 및 생활상들을 재발굴하여 아날로그 슬라이드 필름으로 풀어내었다. 이에 양방언의 곡을 더해 시각과 청각을 감각적으로 두드리는 풍경을 선사한다.
이어서 석조전 본관과 별관을 잇는 계단과 복도에는 김진희, 정연두의 작품이 설치된다. 김진희는 전자제품들을 분해하고 다시 조립, 재가공하여 내부에 숨어있던 색, 기능 등을 바깥으로 도출시킨다. MP3 스피커, 라디오부품들을 새로운 형체로 재탄생시킨 <딥 다운–부용>을 통해 다사다난 했던 덕수궁의 역사를 이미지화함과 동시에 청각적으로도 느낄 수 있게끔 한다. 정연두의 <프리즘 효과>는 대한제국 시기의 고종황제와 덕혜옹주를 바라보는 시각을 네 개의 시선으로 분류하여 사진으로 구현한 설치 작품이다. 네 면이 막힌 대형 가벽 위에 두 사람을 바라본 사적인 시선, 치욕의 시선, 공적인 시선, 외국 열강이 바라본 타인의 시선을 담은 사진이 설치된다.
석조전을 지나 걷다보면 덕수궁에서 유일하게 단청이 칠해지지 않은 이층 건물인 석어당의 대청마루에서 권민호의 대형 드로잉 <시작점의 풍경>을 만나게 된다. 석어당의 정면 외관을 한 폭의 풍경화처럼 표현해 낸 이 작품에는 대한제국 시기와 현대의 덕수궁 주변의 모습이 숨은 그림 찾기 처럼 들어가 있다.
한때 고종황제의 알현실로 사용되었던 덕홍전에는 강애란, 임수식의 작품이 설치된다. 2008년부터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라이트 북 작업을 진행해온 강애란은 조선왕조실록, 고종황제가 즐겨 읽던 서적 및 외교문서 그리고 황실 문화, 예술 등에 대한 자료를 재현하여 황제의 서고 <대한제국의 빛나는 날들>을 완성했다. 임수식은 덕홍전에 책가도가 있었다면 어떤 책들이 그려져 있었을까 라는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 병풍 형식의 책가도 <책가도389>를 제작했다.
고종황제의 침전이며 승하하신 장소이기도 한 함녕전에는 이진준의 <어디에나 있는 하지만 어디에도 없는 - 불면증 & 불꽃놀이>가 프로젝션된다. 구한말 일제의 강압 속에서 불면증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보냈던 고종황제의 심경을 이미지와 사운드로 표현한 영상 작품이다.
전시의 종착점이며 그동안 일반인에게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함녕전 앞 행각에는 오재우의 VR 작품 <몽중몽(夢中夢)>이 소개된다. 작가는 덕수궁이 고종황제가 원대한 꿈을 품고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고자 했던 시발점이라 보았다. 과거나 지금이나 여전히 덕수궁은 여러 꿈들이 모이는 특별한 공간이라고 명명하여 관객들이 행각 내부에 누워서 영상화된 꿈의 이미지를 VR로 체험하게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현대미술이 한국의 살아있는 문화유산을 만났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감각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유구한 역사의 현장 속에서 자신만의 빛과 소리를 찾아가며 그려내는 풍경을 조우하고 그 특별한 시공간을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편, 9월부터 11월 사이에는 참여작가를 개별적으로 초청하여 큐레이터와 아티스트의 심도 깊은 일대일 토크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전시와 연계하여 3개의 특별 강연과 1개의 영상 스크리닝, 1개의 공연이 개최될 예정이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http://www.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강애란, <대한제국의 빛나는 날들>, 혼합매체, 가변크기, 2017
Airan Kang, Luminous Days of Korean Empire, Mixed Media, Dimensions Variable, 2017
강애란은 고종황제가 자신의 서재에 어떤 책이나 물건을 두었을까 하는 질문에서부터 이번 작업을 시작했다. 빛을 발산하는 100여권의 디지털 북과 실제 서책, 오래된 가구, 영상 등으로 구성된 <대한제국의 빛나는 날들>은 조선왕조의 태조부터 고종에 이르기까지 왕들에 기록한 사료집과 조선왕조실록, 고종이 즐겨 읽던 서적 및 외교문서 그리고 대한제국 시대의 황실 문화, 예술, 건축, 음악 등에 대한 자료를 재현한 가상의 황실 서고이다. 1919년 고종황제가 승하하시기 전까지의 자료가 배치된 이 작품은 외국 문물에도 관심이 많아서 양서를 많이 갖고 있었다는 고종황제의 소소한 취향도 상상해 볼 수 있게 한다.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당시의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그들이 꿈꾸었던 이상향을 그려보며, 덕홍전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대한민국의 역사적, 문화적 산물을 현대적 발상으로 구현한다.

권민호, <시작점의 풍경>, 건축용 트레이싱지에 연필, 펜 드로잉 및 프로젝션 맵핑, 500 x 300cm, 2017
Kwon Minho, Landscape at the Beginning Point, Pen, Pencil drawing on architectural tracing paper and projection mapping on drawing, 500x300 cm, 2017
권민호의 <시작점의 풍경>은 한국 근·현대사를 겪은 덕수궁을 그려낸 한 폭의 풍경화이다. 작가는 덕수궁 대한문을 수 없이 드나들며 시시각각 느꼈던 덕수궁과 주변 풍경에 대한 잔상을 그만의 드로잉으로 재해석한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연필과 목탄으로 채워진 흑백 드로잉에 부분적인 콜라주와 프로젝터 맵핑을 보여준다. 더불어 고종황제의 즉위와 함께 대한제국의 중심이 된 덕수궁 일대를 둘러싼 사회, 역사의 근현대적 요소와 본인의 관점을 혼합하여 새로운 석어당 드로잉을 완성한다. 이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 서울역, 적산가옥 그리고 최초 증기기관차인 모갈1호, KTX, 주상복합 건물 등 예술과 다소 떨어져있다고 생각되는 산업화의 상징적 요소들을 작품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김진희, <딥 다운 – 부용>, 전자부품, FM튜너, MP3 플레이어, 250x500x100cm, 2017
Kim Jinhui, DEEP DOWN, Electronic Components, FM Tuner, MP3 Player, 250x500x100cm, 2017
김진희는 희로애락의 시간이 축적된 공간인 덕수궁의 장소성에 주목하며 전자기기 해체와 재조립이라는 작가 고유의 작업방식을 통해 이 특수한 공간에 존재했던 여러 흔적들을 드러낸다. <딥 다운 - 부용>은 덕수궁이 유구한 시간을 겪으며 목도했을 다양한 사건들을 분절하고 재조립하여 색점필터 방식을 통해 재구성한 것이다. 관객은 작가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는 석조전 서쪽 계단을 사방에서 바라보거나 위, 아래를 오르내리는 등 여러 각도에서 작품을 대면할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동선이 흡사 작품을 통해 장소의 관계성을 드러내는 또 다른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단단한 플라스틱 케이스에서 분리되어 밖으로 꺼내진 스피커는 공기를 떠도는 라디오 주파수를 자동적으로 잡아내거나 그 옛날에도 덕수궁을 적셨을 빗소리나 바람소리 그리고 오래된 나뭇잎의 움직이는 소리들을 내보낸다. 그리고 이와 함께 과거나 현재에도 늘 공기 중에 부유하고 있는 공기 중의 여러 잡음도 함께 송출한다.

오재우, <몽중몽(夢中夢)>, VR 비디오, HD 비디오, 5분, 가변크기, 2017
Jaewoo Oh, A Dream within a Dream, VR Video, HD Video, 5min, Dimensions Variable, 2017
‘꿈 속의 꿈’이라는 뜻을 담은 <몽중몽>은 덕수궁 일대를 무대로 한 오재우의 VR(virtual reality)과 영상 작품이다. 작가는 고종황제가 원대한 꿈을 품고 대한제국을 선포했던 장소인 덕수궁을 ‘여러 꿈들이 모인 특별한 공간’으로 상정하고, 여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작가는 황현(黃玹,1855-1910) 선생이 썼던 글에 남겨진 기존 체제를 옹호하는자들 입장, 개혁파들이 보였던 미래의 의지, 더 이상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는 왕의 입장들을 엮어서 전통과 현재의 잇고자 시도한다.
VR기기를 머리에 쓰는 순간, 꿈의 공간인 덕수궁 곳곳을 홀로 돌아다니게 되고, 작가가 펼쳐놓은 세상과 일대일로 마주하는 독립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경험은 관람자의 기억 속에 몽환적인 잔상으로 남는다.

이진준, <‘어디에나 있는 하지만 어디에도 없는’ 시리즈 - 불면증 & 불꽃놀이>, 6채널 영상설치, 가변크기, 2017
Jinjoon Lee, Nowhere in Somewhere Series_Insomnia & HANABI, 6 Channel Installations, Dimensions Variable, 2017
<‘어디에나 있는 하지만 어디에도 없는’ 시리즈 – 불면증 &불꽃놀이>는 한국에서 5년 만에 발표하는 이진준의 신작이다. 이 작품은 고종황제가 승하하셨던 장소인 함녕전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작가의 주관적인 관점을 영상과 사운드로 드러낸 작업이다. 작가는 이번 작품을 위해, 과거 고종황제와 같이 본인도 오랜 불면증으로 고생하던 시절 벽에 부딪히는 블라인드 소리를 듣고 처음 제작한 영상작품 <Insomnia(불면증)>(2006)와 일본에서 촬영한 불꽃놀이 축제(Hanabi)를 즐기던 사람들의 탄성과 불꽃 이미지 그리고 과거 핵 실험의 영상 등을 모아 재구성하였다. 특히, 이번 작품은 벽면에 투영되는 영상이미지와 더불어 곳곳에서 들리는 사운드의 낯선 부조화 등에 작가의 중심의도가 담겨져 있다. 작가는 고종황제가 일본제국에 의해 억류되어 생을 마감한 이 장소에서, 세계사와 시대의 거대한 흐름 앞에 놓인 나약한 인간으로서의 무력감과 황제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감춰진 허망한 불안감등을 오늘날에도 여전한 폭력성과 세계적 갈등을 시사하는 작품의 서사로 완성한다.

임수식, <책가도389>, 병풍, 보존용 잉크젯 프린트, 210x640 cm, 2017
Lim Soosik, Chaekgado389, Folding Screen, Archival Pigment Print, 210x640cm, 2017
‘책가도’는 책과 책장을 중심으로 문방사우 및 화훼, 기물들을 그린 그림으로, 학문을 권장했던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조선후기 회화의 한 형태이다. 임수식은 개인의 책장이 인문학적 초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2007년 처음 본인의 책장 촬영을 시작으로 책가도 연작을 시작했다. 이번 <책가도389>는 이러한 작가의 책가도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는 작업으로 덕홍전이 갖고 있는 용도와 역사성에 주목해 병풍 형태로 제작되었다. 작가는 고종황제의 집무실에는 어떤 책들이 있었을까, 고종이 애지중지 했다는 덕혜옹주의 사진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물음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이번 작품을 위해 한국 근대사와 대한제국을 연구하는 학자들 중 건축, 미술 등 관련 분야의 학자들을 방문하여 그들의 서재를 촬영했다. 그리고 본인이 개인적으로 수집하고 연구한 대한제국과 관련된 여러 자료들을 조합하여 해체한 후 사진 형식의 이미지로 재구성했다.

장민승x양방언, <온돌야화(溫突夜話)>, 포지티브 필름, 아날로그 슬라이드, 사운드, 가변크기, 2017
Jang Minseung x Yang BangEan, A Peony, Positive Films, Slide Projectors, Sound, Dimensions Variable, 2017
장민승은 20세기 초 조선총독부가 촉탁한 일본 사진가와 주한외국공사관 및 외국 선교사 등이 촬영한 대한제국시기 조선의 사진을 조사하며 100여 년 전 우리 선조들이 걸었을 법한 거리를 찾는 것에서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작가는 이제 더 이상 실존하지 않아 기록물로만 확인 할 수 있는 한국 근대기의 사라진 건물들, 예컨대 주한외국공관들, 환구단, 손탁호텔 등이 담긴 사진을 재발굴하여 동시대의 감각으로 되살린다.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근대 사진가 황철(黃鐵, 1864-1930)의 사진첩을 비롯하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독립기념관, 서울역사박물관, 국가기록원 및 일본 하마마츠시립중앙도서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사진 자료들을 수집•연구하여 당시의 뛰어난 인화•인쇄술을 볼 수 있는 수백 장의 이미지를 선정했다. 이로부터 보다 더 구체적인 스토리를 이끌어내고자 초고해상도 촬영을 하고, 이미지의 특정 부분을 크게 확대했다.
장민승의 손에서 재탄생된 이미지에 양방언은 특유의 감성으로 창작한 곡을 붙여 음악을 만들고, 이로써 시각과 청각을 감각적으로 두드리는 하나의 완전한 작품을 소개한다.

정연두, <프리즘 효과>, 4 C-프린트, 170x217cm, 2017
Yeondoo Jung, Prism Effect, 4 C-Print, 152 x 202cm, 2017
정연두는 대한제국시기의 고종황제와 덕혜옹주를 바라보는 시각을 네 개의 시선으로 분류하여 4점의 사진으로 보여준다. 첫 번째 시선은 고종이 황제와 아버지의 역할 사이에서 딸을 지키고자 노력했던 모습을 사적인 시선에서 바라본 것이다. 두 번째 시선은 침략자들에게 나라를 팔았던 이들이 바라보는 치욕의 시선과 그들로부터 나라를 지키고자 한 고종과의 갈등이 나타나는 시선이다. 세 번째 시선은 법을 집행하는 한국 최초의 재판소인 평리원(平理院) 청사가 있었던 위치에서 고종과 덕혜옹주를 바라본 공적인 시선이다. 끝으로 네 번째 시선은 덕수궁을 중심으로 주변에 퍼져있던 각국 외교공사관과 외국인들이 열강의 입장에서 고종과 덕혜옹주를 바라본 타인의 시선이다. 작가는 이 작업을 위해 전문가의 고증을 거친 황실평상복을 제작하여 고종황제와 덕혜옹주역을 맡은 모델에게 입혔고, 기록으로 남아있는 두 인물의 사진을 참고하여 분장을 시킨 뒤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전시연계프로그램
공동주최: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재청 덕수궁관리소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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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0:00 - 18:00
수요일 10:00 - 18:00
목요일 10:00 - 18:00
금요일 10:00 - 18:00
토요일 10:00 - 18:00
일요일 10:00 - 18:00
휴관: 월요일, 1월 1일
관람료 무료(덕수궁입장권 소지자에 한함)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