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19년 4월 26일 ~ 2019년 5월 19일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MMCA필름앤비디오 정규프로그램 <디어 시네마 : 차이와 반복>을 4월 26일부터 5월 1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필름앤비디오 영화관에서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지하1층의 영화관 MMCA필름앤비디오(MFV)는 주제에 따른 영화 상영과 함께 작가 토크 및 강연 등을 통해 관객이 동시대 영화의 흐름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상영해왔다. 2018년에는 정규프로그램으로 <위대한 잠>과 <디어 시네마>를 선보였다. <위대한 잠>은 잊힌 걸작, 복원된 작품, 또는 재평가할 만한 작품을 상영하고 영화와 관련한 강연도 진행한다. <디어 시네마>는 국내외 주목할 만한 영화 및 비디오아트 상영과 함께 강연 또는 토크를 진행한다.2019년 필름앤비디오 <디어 시네마>는 ‘차이와 반복’, ‘오래된 이미지, 다른 언어’ 두 가지 주제로 상영프로그램이 구성된다. 첫 번째로 개최되는 <디어 시네마 : 차이와 반복>은 변성찬, 유운성, 정세라 비평가 3인이 선별한 2000년대 이후 국내에서 제작된 영화, 비디오아트를 상영한다.
‘차이와 반복’은 비슷한 형식의 자기복제 작품이 양산되거나 동일한 문제의식과 소재가 반복되는 현대 영상 예술의 경계가 모호한 지형을 살펴본다. 영화, 비디오아트로 표현되는 이야기와 형식들이 기계적이고 천편일률적인 반복으로 가득한 세계의 반영이라면, 비평가와 기획자의 역할은 그러한 허상과 반복의 지도 위에서 작은 차이들을 끄집어내는 것이다. <디어 시네마 : 차이와 반복>은 3인의 비평가가 선별한 영화를 통해 그들이 발견한 작은 차이와 무빙이미지의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변성찬, 유운성, 정세라 세 협력큐레이터가 각자의 관점에서 선정한 상영프로그램은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 극영화, 비디오아트의 현재를 반영한다.
연계 행사로 기획에 참여한 비평가 3인의 ‘큐레이터 토크’가 5월 4일 오후 2시 영화관에서 열린다. 토크는 세 비평가가 각기 초청한 작가와의 대담과 비평가 3인이 모두 모이는 라운드테이블로 구성된다. 유운성 비평가와 김홍준 감독, 변성찬 비평가와 안건형 작가, 정세라 큐레이터와 작가 무진형제의 토크가 연속해서 진행되고, 세 비평가들이 모여 이번 디어 시네마의 주제 ‘차이와 반복’에 대해 토론한다. 큐레이터 토크는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 신청할 수 있다.
토크에 참여하는 김홍준 감독은 한국영화에 대한 기억과 인상을 담은 연작 비디오 에세이 <나의 한국영화>(2002-2006)를 제작했고 이 작품은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 한국영화와 관련해 많은 부분들을 생각하게 한다. 안건형 감독의 <한국인을 관두는 법>(2018)은‘태극기 집회’라는 한국식 민족주의 현상과 역사적 연원을 주제로 동시대 한국인의 삶을 묘사했다. 무진형제는 주로 전시 공간에서 선보여온 영상작업 <궤적-밤의 대화>(2017), <목하, 세계진문>(2017), <비화>(2018)를 이번 프로그램에서 소개한다.
섹션 구성
섹션1. 카메라와 대상의 관계, 세 가지 경우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삼척>(2014)
<쿼타>(2015, 김남석)
<한국인을 관두는 법>(2018, 안건형)
카메라와 대상의 만남, 이것은 모든 영화의 출발점이자 반복적으로 돌아오는 근본적 문제이기도 하다. 소위 ‘대상화의 문제’가 그것이다. 특히 다큐멘터리 또는 논픽션이라 불리는 장르에서 그것은 보다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문제를 넘어설 수 없는 아포리아로 상상하는 것은, 카메라의 관계 에너지 창출 매체로서의 잠재적 능력과 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유서 깊은 영화적 창안과 실천의 역사를 무시하는 것이다. 제국주의적 팽창의 시기에 탄생한 영화는 출발부터 대상의 타자화라는 문제를 낳았지만, 그와 동시에 그 문제에 대한 자기 성찰적 문제의식과 극복을 위한 노력을 낳기도 했다. 그 근본 문제는 카메라를 매개로 대상과 만날 때마다 매번 반복되는 문제로 나타나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속에서 새로운 미학이 태동한다.
대상과의 정서적, 정치적 거리는 대상화의 문제 해결 방식을 조건 짓는 요소 중의 하나이고, 따라서 작품의 스타일과 형식을 규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된다. 영화마다 대상과의 정서적, 정치적 거리에 차이가 있고, 그에 따라 대상과의 관계 문제를 푸는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것은 작품의 스타일과 형식을 규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된다.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삼척>(2014)은 대상(삼척 주민들)과의 공감적 연대에서 비롯된 작품이다. <쿼타>(2015)는 대상(보스니아 청년들)에 대한 반(半)-공감적 태도에서 비롯된 작품이다. <한국인을 관두는 법>(2018)은 대상(태극기 집회)에 대한 반(反)-공감적 질문에서 비롯된 작품이다. 이 프로그램은 이 세 작품을 중심으로 동일한 윤리적 문제의식의 반복이 어떻게 다양한 스타일의 차이로 나타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기 위해 마련되었다.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삼척>은 즉흥의 미학 또는 겸손한 청취와 자기 성찰의 미학을 보여준다. <쿼타>는 재연(reenactment)의 미학 또는 대상과의 협력적 퍼포먼스의 미학을 보여주며, <한국인을 관두는 법>은 패러디의 미학 또는 광범위한 리서치에 기반을 둔 재구성을 통해 성찰적 질문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이 다양한 스타일의 차이는 대상화의 문제 극복이라는 동일한 윤리적 질문의 반복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대상으로부터 얻은 것을 통해, 대상과 함께 사유하고, 결국 대상에게 되돌려주기 위한 윤리적-미학적 노력의 산물이다.
변성찬
영화평론가
변성찬은 2002년 『씨네21』 영화평론 공모 당선 후 다양한 매체에서 영화 글쓰기를 해왔다. 2008년 인디포럼영화제 예심위원, 2009년 인디다큐페스티발 집행위원으로 참여하면서 한국 독립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2019년부터 인디다큐페스티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섹션2. 영화라는 기억
김홍준, <나의 한국영화>
노재운, <총알을 물어라!>
손재곤, <너무 많이 본 사나이>
김현정, <은하 비디오>
임철민, <빙빙> <야광>
영화와 기억이라는 주제에 끌리는 이라면, 두 개념은 최소한 세 가지 다른 방식으로 관계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영화를 기억한다, 영화로 기억한다, 그리고 영화는 기억한다. 기억이란 종종 역사화하고자 하는 충동과 접하는 것이라면, 영화는 역사와 관련하여 각각 대상, 방법, 그리고 주체로 모습을 바꿔가며 나타난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공식적으로 올해는 한국영화가 탄생 100주년을 맞은 해이다. 영화 일반에 비하면 좁은 영역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역사 속의 한국영화 또한 때로는 대상으로, 때로는 방법으로, 때로는 주체로 모습을 바꿔가며 신출귀몰하는 까다로운 무엇이다. 여섯 편의 영화로 조촐하게 꾸린 프로그램이지만, 나는 21세기의 한국에서 작업하고 있는 창작자들이 한국영화는, 한국영화로, 한국영화를 기억한다는 것에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를 일별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한국영화란 한국이라는 장소에서 한국의 자본으로 한국의 제작진들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 ‘작품들’을 뜻하는 이름만은 아니다. 그것은 비디오 혹은 디지털 이미지라는 생경한 옷으로 갈아입고 필름 시대에 두고 온 자신의 조각난 몸을 반추하는 유령(<나의 한국영화>(2002-2006), <총알을 물어라!>(2008))이기도 하고, 필름과 VHS라는 일시적 매체가 넉넉히 자신의 몸을 풀어 놓곤 했던 곳이지만 이제는 사라져가는 단관극장과 비디오대여점 같은 장소(<너무 많이 본 사나이>(2000), <은하 비디오>(2015), <야광>(2018))이기도 하다. 한때 유령은 장소에 깃들었고, 이제는 장소가 유령처럼 떠돈다. 그런가 하면 고유한 장소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 시대에 이런저런 장소들을 다른 시선으로 포착할 방법을 찾아 끝없이 배회하는 움직임(<빙빙>(2016)) 속에서 한국영화는 불현듯 동시대성과 만나기도 한다. 그 움직임이 과연 영화일 수 있는지, 만일 그렇다면 그것은 도래할 기억과 어떤 방식으로 결부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는 여섯 편의 영화는 결코 하나의 틀로 파악되지 않는다. 여섯 편의 영화는 그 형식과 장르, 스타일에 있어 매우 다르다. 공통점이라면 하나같이 영화 산업의 주변부에서 제작된 작품들이라는 사실 정도다. 이들이 어울려 만들어내는 모종의 궤적이야 존재하겠지만, 이처럼 주변부에서 제작된 작품들을 통해 한국영화라 불리는 그 무언가의 형상을 가늠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 스스로가 역사의 대상이기도 하고, 방법이기도 하고, 주체이기도 할 수 있다는 자각과 더불어 21세기 초입을 통과해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작품들 덕택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유운성
영화평론가, 『오큘로』 공동발행인
유운성은 영화평론가이자 영상비평 전문지 『오큘로』의 공동발행인이다.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2004~2012) 및 문지문화원 사이 기획부장(2012~2014)으로 재직했다. 저서로는 비평집 <유령과 파수꾼들>(2018)이 있다.
섹션3. 비디오 심포니 : 연접, 이접, 통접의 서곡
* 전시로 소개되어온 작가 10인의 각기 다른 작품 24편을 복합체적 단일작품처럼 연결해 상영(정연두, 안정주, 이지송, 김해민, 한경우, 조이경, 안정윤, 권혜원, 전소정, 무진형제)
정연두, <키갈리, 밤 속으로> <와일드 구스 체이스>
안정주, <드릴> <브레이킹 투 비츠> <하모니 - 립싱크 시리즈 - 파리>
이지송, <75분의 1초> <이쪽저쪽>
한경우, <스타패턴셔츠> <검은 의자와 흰 오브제들>
조이경,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현기증>
김해민, <접촉불량> <삼촌과 이모> <신춘향>
전소정, <광인들의 배> <유령들>
무진형제, <궤적(櫃迹) - 밤의 대화> <목하, 세계진문(目下, 世界珍門)> <비화(飛化)>
안정윤, <구경꾼>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짓을 합니다. 제가>
권혜원, <조선관광단 (가이드)> <어느 관광엽서의 일생>
상상을 해봤다. 비디오 작품으로만 이루어진 교향곡이 있다면 어떤 조화로운 이미지 소리를 낼 수 있는지. 작품들을 마음속에 나열하며 상상의 연주를 해본다. 원래 심포니는 ‘소리의 조화’라는 뜻을 가진다고 한다. ‘시-청각 이미지의 조화’라는 차원에서 <비디오 심포니>는 앞으로도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 첫 서곡의 연주를 시작한다.
‘비디오 심포니: 연접, 이접, 통접의 서곡’은 들뢰즈의 개념에서 빌려온 연접, 이접, 통접이라는 차원에서 4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10명 작가의 각기 다른 24개의 작품은 전시라는 플랫폼에서 소개되어온 비디오 작업으로 엮은 하나의 복합체적 작품으로 들리고 보이길 희망한다. 프로그램 1에서는 정연두, 안정주, 이지송이 이미지와 소리로 풍경을 변주하고, 프로그램 2에서는 김해민, 한경우, 조이경이 이미지즘에 대해 실험한다. 프로그램 3과 4에서는 안정윤, 권혜원, 전소정, 무진형제가 각각 이야기를 엮는 방식의 다양성을 제시한다. 비슷한 성격(연접)을 가지면서도 서로 다름(이접)을 추구하나 공통의 기획 아래에서 새로운 파생적 가능성(통접)으로 읽히길 바라마지 않았다. 그렇지만 개별 작가의 작품 세계 역시 독립적으로 보이길 바라며 작가별 두 작품 이상을 프로그램에 엮었다. 그래서 각각의 프로그램은 동일한 반복이 아닌 차이를 수반하면서 시청각적 이미지를 재생산 확대한다.
사실, 비디오 작업을 갤러리와 상영관에서 본 사람은 전혀 다른 작업이라고 느낄 수 있다. 미디어라는 것은 보이는 공간이나 상황과도 밀접하게 연동되며 작업 자체의 정체성이나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지점이 된다. <비디오 심포니>에 참여하는 작가의 작품들 역시 전시라는 환경에서 더 적합한 작품들이 있을 수 있고, 혼자였을 때 돋보일 힘이 원래보다 희석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일성 없는 주체인 예술가들의 여러 작품이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엮여 있을 때 각기 자율적인 동시에 서로를 연결하면서도 공약 불가능한 관계의 이접, 분리 해체이자 통합으로 재-연쇄라는 새로운 의미 생산의 기회 가능성도 충분하다.
또한, 다큐멘터리와 영화와도 동일성에 복속되지 않는 차이를 통해 열린 태도로서 소통할 수 있다. 무빙-이미지라는 같은 결에서 보자면 결국 이 모든 것은 ‘외부로 유출된 내부, 내부로 함입된 외부’와 같다. 그래서 하나로 펼쳐져 이어진 세계로서 새로운 열린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 그래서 시간 예술 안에서 싱글 채널 비디오,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상업 영화라는 분류가 가지고 있는 경계에서 서로의 문지방(threshold)을 넘어 관람과 창작, 비평의 태도를 통해 열린 모색과 더불어 공통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볼 때이다.
지휘자가 된 듯, 즐거우면서도 한편으론 무거운 마음으로 작품들을 엮으며 기획자이기 전에, 프로그래머의 어려움을 다시 한번 느껴보는 학습의 시간이었다. 모쪼록 많은 분이 비디오 작품을 긴 호흡으로 봐주시고, 애정을 가지고 즐겨주시길 바란다.
정세라
더 스트림 디렉터, 미술비평가
정세라는 2015년 설립된 비영리 단체 한국 비디오아트 아카이브 ‘더 스트림' (www.thestream.kr)의 설립자이자 디렉터이다. 비디오아트/무빙이미지의 공공적인 아카이브 연구와 함께 비평적 확장 가능성에 관심을 두고 기획과 글을 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정보원 아시아 비디오아트와 실험영화 아카이브 심의위원,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 유네스코 창의도시 자문위원과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외래교수로 재직 중이다.
상영시간표

협력 큐레이터
변성찬(영화비평가, 인디다큐페스티벌 집행위원장)
유운성(영화비평가, 영상비평 전문지 <오큘로> 공동발행인)
정세라(큐레이터, 한국 비디오아트/무빙이미지 아카이브 플랫폼 ‘더스트림’ 대표)
주최: 국립현대미술관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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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10:00 - 18:00
화요일 10:00 - 18:00
수요일 10:00 - 21:00
목요일 10:00 - 18:00
금요일 10:00 - 18:00
토요일 10:00 - 21:00
일요일 10:00 - 18:00
관람료 서울관 관람권 4,000원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