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18년 6월 13일 ~ 2018년 6월 23일
거창한 저항의 몸짓은 아니어도 관습에 복종하지 않는 의지의 표현은 종종 매체의 속성을 연구하고 실험하는 작업의 동기로 작용한다. MMCA필름앤비디오 《디어 시네마》 제3장은 우리의 이성을 흐리는 통념과 관습으로 가득한 사회에 대한 부정이 작품세계의 근간이 되는 두 명의 작가 권병준과 임민욱을 초청한다.
삐삐롱스타킹, 원더버드, 모조소년 등으로 기억되는, 언더그라운드 음악활동을 했던 권병준의 이미지는 반골일 것이다. 권병준은 한국을 떠나 네덜란드의 실험적 전자악기 연구개발기관인 스타임(STEIM)에서 다른 작가들을 위한 전자악기를 만드는 일을 했고, 귀국 후 사운드와 여러 장르가 결합된 퍼포먼스 작업 등으로 활동했다. 새로운 악기를 개발하고 장르 간 경계를 넘나드는 최근의 작업들 속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그의 반골 성향은 상상력을 통해 관습을 거부하는 실험으로 거듭난다. 그러나 퍼포먼스가 지닌 일회성이 부각되다 보면 재료가 지닌 깊고 풍부한 요소들은 때로 간과되기 쉽다. 권병준이 1996년부터 2016년까지 틈틈이 만들어온 미발표 사운드 작업들을 집중해 들어볼 기회가 있다면, 아마도 우리는 그가 상상하는 음악의 형태와 질감을 좀 더 생생하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권병준은 MMCA필름앤비디오 공간의 특성에 맞춰 그의 미공개 사운드 트랙 중 10개를 선별해 새로 믹싱했다. <모르스 코드에 기반한 현악 사중주곡>(1999)에서 시작해 <타이베이를 위한 노래>(2016)로 끝나는 10개의 트랙에는 앰비언스, 보이스, 재구성된 여러 악기 사운드 등이 복합적으로 섞여있지만 미니멀한 구성으로 인해 개별 사운드의 특성이 선명하게 부각된다. 차갑게 확장되는 공간을 상상하게 하는 <권병준(1999-2016)>은 사운드만으로 영화적 상상이 가능한 시간을 관객에게 선사할 것이다.
부패한 자본권력의 놀이터와 같은 서울 풍경을 음악적 비트와 가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뉴타운 고스트>(2005)를 비롯한 임민욱 작가의 비디오 작품들은 다큐멘터리와 퍼포먼스를 결합하면서 텍스트를 은유의 장치로 사용한다. 임민욱의 초기 비디오 작품인 <테너와 고구마>(2004)는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공간적 배경이 곧 전통적인 메시지 전달의 도구가 되는 가장 간결한 구조의 작품이다. 이후의 작품들에서는 은유의 소재를 달리하며 형식 실험의 확장 또는 변주를 시도한다. 방송용 푸티지를 몽타주를 통해 재구성하면서 집단 정서의 이면에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절반의 가능성>(2012), 택시운전사의 긴 넋두리 같은 말들을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서울의 풍경과 병치하는 <잘못된 질문>(2006)처럼 임민욱의 작업은 우리가 사는 환경, 집단의 사고를 지배하는 이념적 편향이 내포한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블라디미르 얀켈레비치의 말대로 대상을 아이러니화 한다는 것은 정의를 선택하는 일이며, 따라서 사회적 관계성에 대한 통찰을 필요로 한다. 임민욱의 작품은 관계성에 대한 주목에서 출발해 아이러니의 양상을 얻어낸다. 유람선이 다니는 한강 변에서 조명을 사용한 퍼포먼스와 배우가 등장하는 연극적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S.O.S―채택된 불일치>(2009)는 단지 퍼포먼스 기록 영상에 머물지 않고 장소와 관계성에 대한 우화적 접근을 통해 아이러니를 생산하는 다큐멘터리이다. <손의 무게>(2010)는 우리 사회의 치부로 상징되는 장소를 순례하며 열 감지 카메라를 이용해 개인과 집단의 기억을 탐지하려는 수행적 시도로 구성된 작품이다. <손의 무게>와 <스무고개―장마 도깨비 여울 건너가는 소리>(2008)는 모두 국가, 인종, 지역 등으로 특수화되는 집단적 기억의 문제를 다루지만 이를 결코 일반화하지 않는다. 양날의 검처럼 때로는 위험한 아이러니의 사용은 임민욱 작품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를 허문다.
프로그램
아티스트 토크 1. 권병준
일시 2018년 6월 16일 (토) 16:30
장소 MMCA 필름앤비디오 영화관
아티스트 토크 2. 임민욱
일시 2018년 6월 22일 (금) 16:30
장소 MMCA 필름앤비디오 영화관
상영작 및 상영시간표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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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10:00 - 18:00
화요일 10:00 - 18:00
수요일 10:00 - 21:00
목요일 10:00 - 18:00
금요일 10:00 - 18:00
토요일 10:00 - 21:00
일요일 10:00 - 18:00
관람료 서울관 관람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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