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파도
2021년 8월 16일 ~ 2021년 8월 24일
누군가 경고하지 않았을까? 하늘의 부스러기를 조심하라고
세상을 보호하던 거대한 천장이 무너지고 있으니 어서 피하라고
종말이 도래했을 때, 고도로 발전한 현대의 기술은 과연 우리를 인도할 수 있을까? 현대 기술의 집약체인 휴대폰조차 벽돌로 전락하는 괴담 속에는 좀처럼 믿음이 없다. 오래된 기술, 어쩌면 가장 기본적이라 할 수 있는 기술은 생존과 직결되기에 비로소 우리를 구원할지도 모른다. 《리턴, 유턴 Return, U(you)-Turn》은 ‘돌아가다’라는 뜻의 ‘Return’과 ‘되돌아가 전환하자’라는 뜻의 ‘U-Turn’의 의미를 더하여 일상이 무너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생존 방안을 비유적으로 그린다. 《리턴, 유턴》의 주요한 목적은 생존과 상생에 대한 근원적 탐구를 포함하여 여러 갈래의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모든 것이 잠시 멈춘 시기, 우리는 예술적 시도를 통하여 두 가지 의미에서의 생존을 상기시킨다. 내용적으로는 일상생활과 예술계에서의 생존이며, 이를 바탕으로 하여 도자 매체의 현존을 드러내고 오래된 매체의 생존 방안을 탐구한다. 도자기는 과거에서부터 온 오래된 것이면서, 과거에 만들어진 유산들이 미래로 다가올 - 미래에 발견될 -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우주로 나아가는 우주 왕복선의 표면 재료로도 사용되고 있을 만큼 도자기는 현재에서 미래로 나아가는 기술이면서, 미래에도 존재할 고대의 기술이다. 《리턴, 유턴》은 현 상황에 대한 면밀한 관찰을 바탕으로 과거의 오래된 매체로부터 나아가거나 되돌아가는 의미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이곳 전시장은 우리들의 생존 벙커. 아마도 우리는 다시금 문명의 끝자락을 잡으려 애쓸 것이다. 도자기를 주 매체로 사용하는 김미주, 민근희, 배규무는 오랜 역사를 가진 도자를 재해석한다. 오래된 기술은 생존을 위한 도구로, 새로운 기능의도자 오브제로 변모한다. 빗물을 정화하여 식수를 만들고, 수렵과 채집을 위한 도구, 제례 도구, 거래를 위한 도구 등 일종의 생존키트가 만들어진다. (김미주) 바깥의 소란이 잦아들 때쯤 고립의 경계엔 더한 혼란만이 남았다. 정답을 알 수 없는 질문으로 스스로를 끊임없이 괴롭히진 않았는가? 흙에서 태어난 불안은 점점 더 크게 울린다. 불을 먹고 자라난 괴물은 깊숙한 땅속에서 자신을 회복한다. (민근희) 살아남은 이들의 이야기가 모여 연대의 기록이 되고, 상처 위에는 잃어버린 과거를 회상하는 기념비가 세워진다. 역사를 발굴하고 그 가치를 기념하고 전승하는 태도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의식적인 생존 방법이다. (배규무)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된 후 위대한 지도자도, 시스템도, 신도 들어주지 않는 소원을 기도하는 밤. 도시를 덮고 있던 더미 사이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흙이 보이고 다시금 풀이 자란다. 일상을 새로 짓는 과정은 무너진 일상을 발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새로운 일상은 이전과 똑같지 않겠지만 부서진 조각들을 다시 모아 그 표면과 깊이를 조사하고 변화에 맞게 조정된다. 절망이 한차례 휩쓸고 간 자리를 제대로 수습하지 않고 그 위에 새로운 것으로 대충 덮어버리는 안일한 태도는 물리적인 재건 과정뿐만 아니라 마음과 이성의 작용까지 위태롭게 만든다. 오늘도 한 겹 쌓아 올리고 표면에 찰과상을 낼 것이다. 파편을 쓸어모아 또다시 무장할 수 있도록.
참여작가: 김미주, 민근희, 배규무
기획: 도혜민
주최 및 주관: 콜렉티브 두우 duu, 공유예술공간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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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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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3:00 -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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