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두들
2015년 4월 26일 ~ 2015년 5월 20일
망각에 저항하기 연장전 세월호 참사 304인에 대한 추모전 < 304인의 작가가 다가 서다 >

본 전시는 2015년 4월 10일부터 2주간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기획 전시되었던 『망각에 저항하기 304인의 작가가 다가서다』 4.16세월호참사 1주기 추모전시에 참여하였던 작가들 중, 문래동에 기점을 두고 작업하고 있는 작가들과 그들의 취지에 동의하는 주변 작가들의 세월호참사 1주기 추모 『연장전』이다.
안산에서의 2주간의 추모전, 다소 짧았던 기간의 아쉬움을 담아 그 추모와 위로의 뜻을 더 이어나가기 위해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고, 작가의 생각들을 조금 근접해서 전하기 위해 문래동에 위치한 『2相공간 두들』의 추모공간지원 형태로 첫 번째 연장전을 시작하게 되었다.
- 세월호 참사 304인에 대한 추모전 - < 304인의 작가가 다가 서다 >
전시를 기획하며
1.
4월 16일. 일상이 저만치 물러났습니다.
밥을 먹고, 씻고, 출근해서 일을 하고, 가족을 챙기고, 작업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그 모든 것들이 낯설어지고 안감 힘을 들여야 가능했습니다.
짜 놓은 물감들은 파렛트에서 굳어갔고, 말을 하고 글을 건져 올려야하는 이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시간들을 경험했고, 하나의 단어도 문장도 다듬어지지 않았습니다. 노래는 시작되지 못했고 몸짓은 얼음 속에 갇힌 듯 굳어버린 듯 했습니다. 또한 웃는 낯의 만남은 오랫동안 미루어졌습니다. 우린 모두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거리에서, 광장에서 그 시간들을 함께 했습니다. 터지는 울음과 함께.
우린 많은 것을 함께 보았습니다. 이 슬프고 잔인한 참사는 결탁된 자본과 권력의 추악한 욕망속에 이미 예정된 것이었음을 보았습니다. 국가는 이 엄청난 참사 앞에서 어떠한 능력도 의지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영혼을 지니지 않은 정치는 사람의 얼굴을 갖고 있지 않음을 보았습니다. 더욱 아프게 각성되었던 것은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
200일을 훌쩍 넘기는 시간동안 무엇도 밝혀지지 않았고, 가족들은 붉어진 눈으로 점점 까맣게 타들어갔고, 우린 가해자의 심정과 피해자의 심정을 오가며 서성였습니다. 살려내라던 절규와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향한 절박함이 곳곳에 울려 퍼졌으나 철저한 진상 규명이라는 당연하고도 상식적인 요구마저도 공허한 법리질서를 둘러싼 공방과 정치적 계산속에서 험난한 여정을 앞두고 있음을 예감합니다.
저들은 서둘러 이 모든 것을 과거로 돌리려 합니다.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이들과 가족을 대하는 저들을 봅니다. 늘 그랬듯이...,
이렇게 잊으면, 우린 우리안의 빛을 다시 켤 수 없을 듯 합니다. 빛이 없는 영혼으론 다신 노래 부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시는 떨리는 가슴으로 붓을 들어 흰 화면을 마주하여 설렐 수 없을 것 같습니다.
304인의 희생자. 그들은 ‘희생자 304인’이 아니라 우리였습니다.
2
잊지 않는다는 것. 기억한다는 것. 그것은 과거로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고, 망각에 기대어 서둘러 이 상황을 무마하려는 것들에 대해 저항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돈과 권력에 혈안이 된 저 추악한 자들이 가난하지만 당당하고, 소박하지만 빛나는 삶을 살고자하는 수 많은 우리들을 집어삼키지 않게 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은 저들이 함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해야 합니다.
이 전시는 그 길에 미술인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이는 가장 먼저 우리 자신을 위로하고 독려할 것이란 기대를 합니다.
우린 우리의 연장으로 이 냉혹한 땅에 균열을 내고, 단단한 새싹들을 밀어 올리는데 힘을 보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이 전시를 궁리한 첫 마음입니다.
기획 글 서 수 경
출처 : 갤러리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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