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017년 12월 12일 ~ 2018년 3월 4일
<미래 과거를 위한 일> 전시는 미래가 과거의 논리적·선형적 귀결이라는 테제에 저항하며, 종합적이고 순환적인 시간의 가능성 안에서 미술을 실천하고 미술을 독해하기를 제안한다. 라틴아메리카의 미술을 초청하는 이번 전시는 과거의 편린들이 미래로 이어지지 못한 역사,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며 개입하는 미래, 그리고 과거에 없던 요소가 창출될 현재의 가능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리고 보다 구체적으로 이러한 다른 시간으로의 인식적 도약이 실질적인 미술의 작동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고민해보는 자리이기도 하다.
전시의 서사는 1960년대 전지구적으로 일어났던 정치적 급진화를 배경으로 탄생한 라틴아메리카의 이념적 아방가르드 예술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러한 출발점이 이들 역사가 기록한, 혹은 여전히 기록하고 있는 정치적 사건의 구체성이나 당시 아방가르드 예술이 지니는 사회적 의미의 중요성만을 말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이 전시가 아방가르드를 되돌아보는 이유는 "예술과 삶의 통합"이라는 역사적 아방가르드의 명제가 기존 사회 질서의 변화에 따라 분리되고 발화하는 지점을 살펴보고, 그 가운데 예술이 어떻게 자신의 생명력을 획득하는지 그 미학적 방식을 살펴보자는 취지다. 예술의 생명력은 단순히 아름다운 물질이나 행위이기 이전에 한 사회를 말하는 문화적이고 정치적인 기표가 될 때 작동 가능하다. 따라서 이 전시는 한국을 포함한 비서구권 지역이 공통으로 겪은 식민지적 근대성이라는 사회정치적 맥락 안에 깊이 새겨진 복합적인 아름다움의 내면, 그리고 이것의 미학적 과정들이 어떤 가시성과 형태학을 만들어 내는지 주목한다.
서구권 밖의 지역들에서 근대화를 거치며 촉발된 여러 가지 양상의 아방가르드 운동은 지역의 미술이 놓인 상황과 전후 맥락을 더욱 적극적인 지위로 올려놓아 그 미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역시 1960년대 전후 여러 가지 모습의 이념적 아방가르드 운동이 벌어졌고, 이러한 배경은 이후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남미 개념미술"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반면, 한국의 민중미술은 1980년대라는 격동의 시기에 대중 투쟁과 결합하고, 다양한 매체와 형식을 추구했지만, 서구의 개념미술적 실천에는 접속하지 못하고 이른바 '보편적인 미술언어'를 체득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때문에 당시 정치적이고 미학적인 실험들은 여전히 서구의 그늘에서 미술을 하는 동시대의 지역주의에서 유효한 미결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전시에 초대된 14명(팀)의 작가들은 중남미 대륙 출신이라는 지형학적 위치보다는, 서구 제국주의의 경험, 문화적 위계, 혼종 문화, 그리고 근대화와 독재의 굴곡 어린 과정을 지나오면서 탈식민주의 관점이나 주체성 및 공동체에 대한 문제의식을 안고 있다. 하지만 <미래 과거를 위한 일> 전시는 다른 지역의 작가와 미술을 전시장에 열거하며 나름의 방식으로 형성되어 온 '다른' 문화에 대한 단순한 정보 전달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그보다도 서구 근대의 언어로 지역 미술이 작동하는 불가피하고도 실질적인 제약과 경계를 인식하고, 이 경계를 넘나드는 방법으로서의 "라틴아메리카"를 살펴보기를 제안한다. 우리는 불명확한 과거로의 회귀나 꿈과 같은 미래를 향한 환상보다는, 지금 이곳에서 조금 더 적절한 거리를 찾기 위한 거울로서 이번 전시를 인식하고자 한다. 이들에 대한 깊은 이해는 곧 '국제적이면서 지역적인 현대미술'이라는 공통의 차원으로 진입하게 되는 경로가 될 것이다.

<인류학 박물관의 완전한 파괴>, 에두아르도 아바로아, 폭파 비디오 1, 실크스크린 도면 8, 박물관 파괴 사진 1, 돌 더미, 불에 탄 목재 구조물, 스페인 정복 이전 시대 문양이 있는 유리 문, 가변크기, 2012~2016

<눈은 마지막으로 픽셀화 됩니다>, 파트리시아 도밍게스, HD 컬러 비디오 및 오디오 반복재생, 8분 59초, 2017, 작가와 Galeria Patricia Ready 제공

<뒤집힌 세계>, 카를로스 모타, 싱글채널 비디오, 2분 37초, 2016,작가와 P.P.O.W 뉴욕 갤러리 제공

<척추>, 후안 페르난도 에란, 조각 설치, 가변크기, 2017 장소 특정적 버전 서울시립미술관 커미션, 2017

<이성 몬스터: 떠나거나 머물거나>, 신시아 마르셀리, 천정과 바닥에 화산석 설치, 가변크기, 2017, 서울시립미술관 커미션 서울시립미술관 커미션

카롤리나 카이세도,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전경, 2017

<자페주 여객선>, 라에네 소장품, 사진, 작가미상, 1956

<근육 기억>, 갈라 포라스-김, 싱글 채널 비디오, 반복, 6분 10초, 서울시립미술관 커미션

<자유>, HD 영화, 30분, 라우라 우에르타스 밀란, 2011
작가와의 대화
참여작가: 카롤리나 카이세도, 갈라 포라스-김, 라우라 우에르타스 밀란, 후안 페르난도 에란, 라에네, 파트타임스위트(총 6명/팀)
시간: 12월 13~14일 오후 4~7시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층 전시장 입구
영어, 스페인어 순차통역 제공
참여작가
아일톤 크레낙 Ailton Krenak, 카를로스 모타 Carlos Motta, 카롤리나 카이세도 Carolina Caycedo, 신시아 마르셀리 Cinthia Marcelle, 에두아르도 아바로아 Eduardo Abaroa, 갈라 포라스-김 Gala Porras-Kim, 후안 페르난도 에란 Juan Fernando Herrán, 라젠시아 La Agencia, 라에네 La Ene, 라우라 우에르타스 밀란 Laura Huertas Millán, 레옹 이르스망 Leon Hirszman, 파트타임스위트 Part-time Suite, 파트리시아 도밍게스 Partricia Domínguez, 로베르토 하코비 Roberto Jacoby
주최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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