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곡미술관
2023년 11월 24일 ~ 2023년 12월 7일
<에피몽제로>는 에피그램(비문, Epigram)과 몽(꿈 몽, 夢)과 제로(0)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의식적(Ritual) 세계관이다. 여기서 물리적 사물은 포트키(portkey-차원이동장치)로써, 어떤 행위-루틴을 통해 묘한 꿈의 세계-사후세계로의 문을 연다.
<에피몽제로>는 "장소성"에 대해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사후세계-내세의 장소성을 믿는 감각의 근거를 의식화된 행위-사물에서 찾는다. 이 사물과 행위는 삶에 필수적인 것도 아니고, 습관이나 취미로 하는 것도 아니며, 현실적으로 특정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루틴화된 개인의 무의식에서 나온 "의식적 몸짓"(ritual gesture)일 뿐이다. 그 지정된 사물과 일정한 행위에는 이종의 세계에 대한 감각이 내포되어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루틴화함으로써 내세에 대한 '장소성'을 획득한다. 이 의식적 행동의 결과로써 일시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그 곳을 내세 또는 꿈의 세계라고 상정하자. 결국 불안은 물리적 장소성의 속성이기에, 육체를 가지고 비물성의 이세계에 온전히 이동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일시적 장소성을 목표할 수 밖에 없는데, 루틴행위의 순간에만 내세를 획득하여 완벽한 평화와 안도를 감각하고 동시에 소비해버리고 만다. 그렇게 찰나의 내세적 장소성에 중독되어, 사물의 의식들은 우리삶에 필수적인 루틴처럼 삽입되어 버린다. 그냥 그 장소에 가있게 되고, 그냥 그 물건을 만지작거리게 된다. 목적없이 정신을 차려보니 매번 그 행동을 하고있다. 에피몽제로를 통해 이러한 내세공간의 안도감과 휘발성을 동시에 구현한다. 무의식의 종결점으로. 사후세계로. 에피몽제로로.
에피그램(비문)은 그리스에서 묘비나 기념비에 쓰여진 단시를 의미했으나, 로마 시대에는 풍자시의 체재를 갖춘 단어로 쓰였다. 묘지의 비문에는 ‘잠들다‘라는 말을 주로 사용했는데, 이는 죽음으로 끝나는 삶이 아닌, 삶의 연속성과 새로운 생기를 지향하는 바람이다. 의식화된 물성-사물을 통해 이동한 물성이 없는 이 세계-사후세계-꿈의 세계는 가상공간으로 윤곽을 가진다. 죽음을 장소화하는 이 과정은 실재 물성이 비물성의 세계로 연결되는데, 이 과정과 통로구조는 가상건축, 3D모션그래픽, 공간전면맵핑, 3D조각물로 구현된다.
총괄: 박윤주
제작: 미끄럼주의,박윤주
기술: 보비스투
맵핑: 가이드
디자인: 귀리
사운드: 바운스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성곡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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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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