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xx
2019년 10월 30일 ~ 2019년 11월 12일
“작업으로서 산책하는 자에게 그 산책은 어떠한 것이어야 할까.
그리고 산책자가 산책을 통해 인간에 의해 직조되고 완성된 풍경이 아니라, 자신의 상상이 덧대어질 수 있는 임시적인 풍경을 찾으려 하는 것이라면, 이렇게 물어야 할 것 같다. 그때의 ‘산책’이란, 풍경 속에서 그저 답을 유예하려 함이 아니라, 공터를 떠도는 소리를 자신도 모르게 듣게 되는 것이지 않을까. 거꾸로 그런 개방 속에 기꺼이 자신을 내어놓는 행위일 수도 있지 않을까.”
–장혜령 (『사랑의 잔상들』 저자, 네시이십분 팟캐스트 라디오 제작자)의 리뷰 중 발췌
이 프로젝트는 행정적인 편의를 위해 나누어진 도시와 교외 경계를 실제로 탐방하는 물리적 실천에서 시작한다. 지도에 있는 점선을 따라 중심과 변두리가 나뉘는 풍경의 변화는 작업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존재했던 단어들, 완성을 위해 소거되었지만 분명히 어떤 역할을 했던 말들을 복기하는 흐름과 거칠게 상응한다. 나는 산책의 유의미함에 집중한다. 걷는 곳의 구조를 보면서 동시에 사라져도 무방한(그렇게 취급하는) 사적 서사의 복기를 ‘활보’하며 더듬는다. 걷는 장소에서 만나는 ‘우연’과 ‘사건’의 해프닝으로 만들어지는 일상의 이야기는 시적 언어로 발화한다. 낯섦을 반복하는 활보 방식의 산책은 혼자일 때도 있고 동행자와의 대화와 경험 수행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 결과물인 드로잉, 사진, 글, 퍼포먼스 등은 생에 대한 막연한 우울과 불안, 강박, 두려움을 유예하며 미완에 머무르는 몸짓이다. 이러한 몸짓은 완성의 순간을 느끼는 방법이 되어, 일상성의 완성과 미완, 불안과 안정, 두려움과 완화 사이를 해제한다. 이 작업의 일상성은 작품을 보는 이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감정으로 탈부착되어 결국 각자의 서사적 풍경으로 완성된다.
도로방호벽, 소음방지벽, 덩굴은 각각 인간의 필요에 의해 안전을 위한 경계가 되고, 방어와 보호의 상징이 된다. 2016~2018년에는 도로방호벽과 소음방지벽으로 작업을 했다면, 이번 작업의 주요 소재인 덩굴은 도시의 역설적인 상태를 드러낸다. 덩굴의 생태계는 도시의 외형에 따라 개입하고 침범한다. 실제로 칡덩굴은 공터나 산을 개발한 직후 신속하게 녹화하기 위해 인간이 식재했지만 지금은 골칫덩이가 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엄청난 번식력으로 주변의 식물, 사물, 건물을 뒤덮고 침범하며 경계를 교란시킨다. 그 표피는 외부에 의해 존속이 결정되는 존재들, 보이지만 보이지 말아야 하는 존재들이면서 동시에 자신을 강렬하게 가시화한다. 나는 이러한 덩굴의 이중적 특성을 나의 신체에 적용하여, 위장, 보호, 방어의 태도를 갖고 도시 경계를 활보한다. 이러한 산책 수행은 도시의 현상을 관찰하며 각자의 생존, 서로의 관계 맺기를 사유하는 몸짓이 된다.
전시장에 오시면, ‘덩굴이’가 하는 일과 시간을 선물합니다.
1. ‘안전 제일’ 오리 종이 접기: 방어와 보호의 미묘한 표지인 ‘안전 제일’을 접어 오리로 만들어 드립니다. 공원이나 하천에서 볼 수 있는 하얀 점, 유유한 오리를 데려가세요.
2. ‘호흡 운동’ 드로잉: 오리와 덩굴이가 숨 쉬는 반경, 몸과 숨으로 만든 원 그리기 드로잉을 휘리릭 그려 드립니다. 마음에 드는 동그라미를 데려가세요.
봄로야
봄로야는 일상과 환상,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상실과 상념의 물성과 현장들을 드로잉, 문장, 흥얼거림 방식의 작업과 기획으로 풀어내고 있다. 2007년 20대 여성의 고민과 우울을 탐구한 자전적 그림 소설과 음반인 <선인장 크래커>, 독서를 통한 성장 에세이 <0 페이지 책>(2012), 짐 같은 기억을 수집하고 다룬 드로잉과 음반 <사라의 짐>(2014)을 만들었다. 또한 개인의 경험을 공간과 주변의 변화를 관찰하고 여러 예술가들과 협업한 전시 <답 없는 공간: 근사한 악몽>(2016)을 진행하였다. 개인 작업 외 근 10년에 걸쳐 다양한 분야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선보였다. 인디 문화씬 내 기획자로서의 활동을 시작으로 ‘프레파라트 연구소’, ‘갤러리 스케이프’ 큐레이터를 거쳐 최근 서교예술실험센터 공동운영단, 페미니즘 미술 콜렉티브 ‘노뉴워크’ 활동, 페미니즘 미술 작가 아카이브 전시 (2017) 총괄 기획 등 시각 예술 분야 내 작가, 기획자로서 활동 중이다. 또한, 현대 미술과 관련하여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시를 만드는 사유지의 멤버로 활동하며 작가이자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 http://bomroya.com
협업작가 및 작품소개
김혜연
<안녕> 예고, 2019, 6분, 단채널 비디오
<안녕>은 멀리서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일종의 공연이며, 전시되는 영상은 이 공연에 대한 예고편이다. 영상에서 공지된 열차 정보에 맞춰 나중에 전철을 타면 창 밖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전철 속에서 내 곁에 있는 사람은 전혀 반갑지 않지만 저 멀리서 인사하는 사람은 반가운 모순된 감정을 생각했다.
*김혜연은 사람이 타인과 맺는 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주로 신체를 이용하여 사람들이 상호 작용하(거나 하지 않)는 방식, 거기에 관여하는 사회적(이거나 반-사회적)인 원리들을 탐구하고 있다.
이홍한
(제목없음), 2019, 단채널 비디오
작품 소개: 특정된 입장과 기존의 데이터를 통해 불분명한 대상을 단정하려는 습관은 다시금 경계들을 공고히 하고 수많은 오차들을 뭉뚱그림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한편 오히려 새로운 변화를 지연하는 듯하다. 이번 작업은 그와 같은 습관에 대한 질문이자 그것을 멈췄을 때 비로소 떠오르는 가능성의 공유에 있다.
*이홍한은 이상적 세계로의 변화에 관심이 있으며 포착된 현상에 의한 반응, 태도로서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것은 고정되는 것이 아닌 변화 또는 업데이트되는 것이고 우연에 의해 발견되는 것이기도 하다, 때문에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특정하지 않는다. 크롭 된 형식의 오리지널리티를 구축하는데 매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전문가에 위치하거나 상품화되는 것에 경계하며 그때그때 한 사람으로서의 유연한 작업으로 유의미한 변화의 밑그림으로 사유되기를 꿈꾼다.
협업: 권예진, 김혜연, 이홍한
후원: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특별시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1:00 - 18:00
수요일 11:00 - 18:00
목요일 11:00 - 18:00
금요일 11:00 - 18:00
토요일 11:00 - 18:00
일요일 11:00 - 18:00
휴관: 월요일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