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7년 5월 30일 ~ 2017년 6월 4일
알리샤 킴. PaleBlue Monologue. Pigment print. 29.30*22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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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정한 슈트를 즐겨 입고, 언제나 타인을 배려하며, 연민이 가득하지만 도덕적 결여를 병적으로 싫어한다. 이것들은 나의 표면적 현재이다. <Pale Blue Monologue>에서 발견되는 공통된 지점들은 모두 나이지만 그곳에 표면적 내 모습은 없다. 증오, 절망, 불안, 죽음, 위선, 내 청춘의 아픈 상처들만 드러나 있다. <Pale Blue Monologue>는 표면과 이면 사이에서 분열하며 드러난 내 삶의 이야기이다.”
<PaleBlue Monologue>의 작가 알라샤 킴의 말이다. 새삼, ‘개인(person)'이란 단어가 ’가면(persona)‘이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왔다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들 개개인은 모두 저마다의 가면 뒤에, 표면과 이면의 해리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사진이 자신을 폭로하게’ 될까봐 두렵다고까지 한 작가의 말처럼 <Pale Blue Monologue> 안에는 작가가 일상에서 내보이는 밝은 표면과 상반되는 어두운 내면의 이미지들이 가득하다. 흔들리거나 초점이 맞지 않고 피사체가 찍힌 시간이나 장소, 대면한 상황 또한 적극적으로 묘사되거나 서술되지 않은 모호한 이 사진들은, 그러나 차례로 나열되며 어떤 문장으로 읽힌다. 보는 이들의 통각을 자극하는 문장이다.
한 예로, 저 멀리 허공 중 수상한 빗금 끝에 매달린 사람의 형상은 실은 그저 번지점프를 하는 모습일 뿐이다. 그런데도 이 사진은 ‘그저 번지점프를 하는 중인 사람’의 사진으로 읽히지 않는다. 실체는 부드러운 술이 달린 커튼 자락일 뿐인데, 주름의 구김들조차 불안과 통증을 불러일으킨다. 스트레이트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이며, 사진 속 표면과 이면의 분열이 심각하다.
작가는 실제의 현실을 낯설게 조합하고 배열함으로써 새로운 해석의 틈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주어진 현상을 객관적으로 재현하지 않고, 클로즈업하거나 일부를 프레임 밖으로 배제시키고 콘트라스트를 강하게 주는 등 오해하고 왜곡하는 방식으로 감정과 인상을 표현한 것이다. 카메라 렌즈는 외부세계를 향해 있었지만 작가의 시선은 내면을 향해 있었던 때문이다.
<PaleBlue Monologue>는 스스로를 폭로하는 내적 ‘독백(monologue)’이지만, 전시와 책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는 ‘대화(dialogue)’가 된다. “사적일 수 있는 나의 사진이 타인에게도 영향을 미쳐 그들의 어두운 심연을 대면하고 용기 내어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말처럼 사진을 보는 이들 역시 각자의 마음 속 또 다른 자신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류가헌의 스물한 번째 사진책전시지원인 이번 사진전은 50권 한정 수제본 사진집과 사진집 속 오리지널 프린트가 함께 전시된다. 전시는 5월 30일부터 6월 4일까지다.
알리샤킴 Alicia Kim
미술대학을 다니던 시절 포트폴리오 촬영을 위해 카메라를 조금 다루었다. 이후 카메라와는 아무런 인연 없이 일, 결혼, 육아로 2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사십을 넘어선 어느 날 장롱 속 카메라를 꺼내었고 어색한 셔터를 누르며 담담히 사진을 시작했다.
나는 무의식의 셔터막에 번진 요동치는 감정들을 바라보며 표현한다.
이런 행위는 늘 나를 심장 뛰게 하고 새롭게 한다.
출처 : 사진위주 류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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