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사진미술관
2016년 10월 22일 ~ 2016년 1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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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사진미술관은 2012년부터 KT&G 상상마당과 연계하여 사진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기반으로 작업의 완성도와 실험정신을 갖춘 신진작가를 발굴 ∙ 지원하는 연례 기획전 《사진 미래色》을 개최해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사진의 새로운 미래와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고은사진미술관과 KT&G 상상마당 SKOPF(한국사진가 지원프로그램)가 미래의 한국사진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갈 작가들과 만나고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이기도 하다. 《사진 미래色 2016》(2016. 10. 22 - 2016. 12. 7)은 그 다섯 번째 전시로 제8회 KT&G 상상마당 SKOPF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김성수, 김흥구와 올해의 최종 작가로 선정된 노기훈이 참여한다.
김성수는 와 두 시리즈를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죽음에 다가서는 인간의 삶을 이야기한다. 는 기념비적인 존재들을 기리기 위해 만드는 흉상의 형태를 일반인들의 초상에 적용해 촬영한 사진이다. 흉상으로 조각화된 익명의 청년들과 노인들의 초상은 삶의 시간적 대비와 함께 동적인 인간의 삶을 정적으로 고정시키는 장치가 된다. 반면, 는 겨울 고목의 실루엣을 촬영함으로써 움직임 없이 같은 자리에서 생과 사를 반복하는 나무를 동적으로 옮겨내고 있다. 따뜻하고 안정적인 나무의 고정된 이미지를 강렬한 콘트라스트로 날카롭고 역동적인 대상으로 묘사함으로써 변칙적인 인간의 삶을 은유한다. 동적인 대상과 정적인 대상의 위치를 교차시키는 이 두 작업은 인간이 살아가는 가운데 직면하는 삶과 죽음의 교차지점에 대한 작가의 사적인 풍경이기도 하다.
김흥구는 제주도에서 벌어진 근대의 기억과 흔적(일제강점기, 4.3사건, 한국전쟁)을 기록한 <트멍>을 선보인다. 제주도 방언으로 틈이라는 뜻을 가진 <트멍>은 제주도의 여성 잠수부들을 기록한 김흥구의 첫 작업 <좀녜>의 연장선상에 있다. 제주도 해녀들의 노동과 삶에 대한 기록에서 시작된 김흥구의 첫 작업은 그녀들의 외적인 삶을 넘어 내면의 기억과 아픔을 마주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김흥구는 그녀들의 고단한 개인사에서 발견되는 공통의 기억들이 제주라는 땅의 역사에 얽혀 있었으며, 곧 묻혀 가려지려는 근대의 기억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트멍>은 이러한 땅의 역사를 과거를 쫓는 방식이 아닌 과거에서 비롯된 현재의 장면들을 기록함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순환시키고 있다.
제7회 SKOPF 올해의 최종 작가로 선정된 노기훈은 1호선 주변 풍경을 촬영한 <1호선>을 선보인다. 작업의 촬영 대상이 되는 1호선은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 노량진과 인천을 잇는 한국 최초의 철도 경인선 위에 지어진 노선으로, 약탈의 역사를 반증하는 유물이자 근대 문명과 경제, 번영의 상징이기도 하다. 과거 경제 부흥과 물류의 상징으로 대표되던 경인선과 그 주변 환경은 서울 1호선으로 탈바꿈되며 다른 성격의 공간으로 변모해왔다. 노기훈은 경인선이 가지는 과거 약탈의 역사에도, 경제 발전의 추억에도, 그 어떠한 평가도 내리지 않은 채 현재의 일상적이고 사실적인 풍경들만을 기록한다. 이 풍경들은 1호선을 바라보는 노기훈의 시선이 과거, 현재, 미래 그 어떤 시간에도 치우쳐있지 않은 중립적인 시선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김성수, 김흥구, 노기훈 세 작가는 중첩된 개별의 기억이 가리키는 시간 안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탐구하고 있다. 김성수의 경우 삶과 죽음에 관한 개인의 시간을, 김흥구는 개인의 시간에서 비롯된 집단의 기억과 역사를, 노기훈은 집단과 사회의 시간적 변화에 대한 관조적 자세를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 표현하고 있다. 각 작가가 표현한 시간의 범주와 양상은 모두 상이하지만, 재현과 표현 매체로서의 사진을 이용해 시간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담아내는 방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공통적 가치를 찾아볼 수 있었다. 《사진 미래色 2016》은 이 세 작가의 작업을 통해 사진 매체를 이용한 추상의 구체화와 사유의 이미지화의 가능성을 선보인다.

©김성수, buste, Florian, Inkjet Print, 70x50cm, 2007

©김성수, tree, #4, Inkjet Print, 100x100cm, 2008

©김흥구, Teumeong,Dongbok-ri, Archival Pigment print, 77x115cm, 2014

©김흥구, Teumeong, Dongjaseok, Archival Pigment print, 77x115cm, 2014

©노기훈, 1호선,주안-간석 컵라면, Pigment Print, 80x100cm, 2013

출처 - 고은사진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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