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이끼
2018년 8월 1일 ~ 2018년 8월 31일
닮은그림 찾기 <평면더미 2018>
북정마을에서 한 달을 보냈다. 성북동 성곽 아래 자리 잡은 조용한 마을이다. 고만고만한 주택들 사이로 신식 집들이 섞여 있는 데 멋이 과하지 않은 소박한 모양새이다. 문화예술 관련 일들이 새로이 옮겨온 것이다. 나도 동참할 기회가 생겼다. 첫 주에는 시간이 많아 여태껏 내가 만들어 온 작품을 다시 들여다 보고 있자니 낯이 익은 것이 있었다. 박살 난 유리를 살릴 수 있는 것만 모아 조각 조각 겨우 짜맞춘 액자 <맥거핀>에 길쭉한 둥근 고리처럼 생긴 북정마을 모양이 들어 있는 것이었다. 무어라 불러야 할지 몰라 일단 맥거핀(MacGuffin)이라 이름 지어 두었는데 이 마을에 와서야 맞아떨어지다니!
땅거미가 내리고 성곽이 군데 군데 불을 밝히면 창 밖으로 마을버스가 올라가는 지를 잘 보고 작업실을 나선다. 큼지막히 세워진 마을지도를 마주 보며, 둥근 고리로 난 길을 돌아 내려오고 있을 버스를 기다린다. 큰 나무와 정자 바로 뒤에는 매일 밤 동네를 환히 밝혀주는 미술 작품이 가득 든 커다란 유리창이 있다. 7월 내내 ‘너와 내’가 번갈아 가며 정류장을 지켰고, 이번 달에는 내 차례가 되었다. 대수롭지 않은 종이 한 장을 생각하며 시작하게 된 ‘약간 구겨진 액자’에서 제목 <펴기>는 ‘사실, 원래는 더 구겨져 있었던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말이다.
Smoothing 펴기
Smoothing, the lightly crumpled frame came from ‘a piece of paper’. Traditionally, the glass of a picture frame is supposed to be invisible. But the deformed glass by slumping method turns telltale sign in mutability by the direction of light. The crumpled glass interrupts the audience’s view. Strange paradox and reversion occurs here. By the way, have you noticed that the title Smoothing implies that the thing used to be more crumpled?”
희망봉
………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이번 봄에 아프리카로 간다고 했다. 왜 그렇게 멀리 가냐고 물었더니, 희망봉을 보러 가는 것이라 한다. 나는 “거기 가봤자 희망은 볼 수 없을 텐데…”라고 했다. 인터넷에서 희망봉을 찾아보니, 원래 이름이 The Cape of Good Hope라고 되어 있다. 우리가 불러 왔던 ‘봉’이라는 뜻의 peak가 아니고, 그 모양 또한 상상해 왔던 봉우리도 아니다. 결국 거기에는 ‘희망’도 없고, 말 그대로 ‘봉’도 없는 셈.
어쨌거나.
(peak: 봉 / cape: 곶)
………… She said she quit the job and would go to Africa this spring. I asked, why so far. She will go to see The Peak of Hope, she answered. I responded, “You ain’t find the hope there.” I went on the internet and looked up the word, the Peak of Hope. It’s originally The Cape of Good Hope. It wasn’t the peak which we meant, or we pictured.
Hence, no hope, no peak?
Whatsoever.
박원주
출처 : 스페이스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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