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018년 9월 6일 ~ 2018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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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제10회를 맞이하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구.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는 기존의 1인 감독 기획 체제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디렉토리얼 콜렉티브)들과 함께 다중지성 공론의 장을 만들고자 한다. 이번 비엔날레는 ‘좋은 삶’을 주제로 예술·경제·환경·정치·사회·기술 등 폭넓은 분야의 전문가는 물론 일반 관객들과 함께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대중의 문화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시민들을 위한 열린 전시를 목표하며, 이를 통해 사회의 새로운 전환적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좋은 삶'은 소박하지만 몇 천 년 이상의 시간, 문화 그리고 장소를 불문하고 인간이 스스로의 존재를 만들어나가는데 최고의 준거점 역할을 해왔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시공간 및 문화를 비롯한 다양한 요소들로 인해 모두 다르겠지만, 한편으로는 그 무수히 다양한 모습의 좋은 삶 속에는 분명히 공통분모들이 존재한다. 첫 번째로는 사람이 몸과 마음에 지니고 있는 잠재적 욕구와 능력을 하나하나 일깨워 발전시키는 피어나는 삶Eudaimonia, Flourishing Life을 들 수 있으며, 두 번째로는 개인에게 좋은 삶이 무엇인지 깨닫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토론을 바탕으로 한 탐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본 전시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이미 보이는’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가치와 변화하는 ‘좋은 삶’의 모습을 대중과 함께 토론하고 그려보고자 한다. 현대미술 작가에 국한하지 않고 활동가, 기획자, 연구자 등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창조적 노력을 발휘하는 새로운 행위자들을 참여자로 초청하였다. 전시장 1층 중앙에는 공적/사적인 것들이 교차하는 공간인 ‘아고라’를 설치하여 정치적이고 공적인 문제이면서 동시에 내밀하고 개인적인 주제인 ‘좋은 삶’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한다. 비엔날레 전 기간에 걸쳐 ‘아고라’를 중심으로 다양한 강연과 대화, 토론, 공연 등이 펼쳐진다.
좋은 삶 (Eu Zên)
옛날 그리스의 아테네 사람들은 ‘좋은 삶(eu zên)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발견했습니다. ‘좋은 삶’이야말로 누구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지만, 또 놀랍게도 생각하거나 이야기하기를 가장 꺼리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닷가의 조그만 마을이었다가 불과 몇백년 사이에 내란과 혁명과 전쟁 등 오만가지 곡절을 거쳐 지중해 한쪽을 지배하는 해양 제국으로 변모한 아테네 사람들은 이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가진 자와 없는 자가 서로 원수고 되고, 순박하던 마을 사람들이 먼 곳의 금은보화에 눈이 멀어 전쟁과 대량 학살을 서슴지 않는 살인마가 되고, 신께서 정하신 도리라고 믿어왔던 모든 전통과 법률은 누구나 비웃는 휴지조각이 되어버리고... 이렇게 우리의 삶에 기초가 되었던 모든 것들이 변하고 흔들리고, 그래서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가 없고, 그래서 당장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가 없게 된 이들은 잃어버린 길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나침반으로 이 ‘좋은 삶’이라는 질문에 매달렸던 것입니다.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좋은 삶’이라는 나침반은 절실하게 소중합니다. 21세기 특히 2010년대에 들어선 이후 우리의 세상은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새로운 산업혁명의 물결이 우리의 물질적·정신적 생활 방식을 밑둥부터 바꾸어 나가고 있으며, 아이와 청년과 중년과 노년 모두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으로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새로운 상황에 부닥치고 있으며, 그 와중에서 기후 변화와 생물들의 멸종 등으로 지구 전체의 생명 영역 자체에 파국이 임박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우리가 신주 단지처럼 모시던 수많은 것들이 허무하게 무너지고 있으며, 그 와중에서 인간 자체가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새로운 존재로 바뀌어 나가는 진화의 과정을 눈앞에서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후좌우와 아래위조차 구별할 수 없는 총체적인 변화의 시대에 우리가 길을 되찾기 위해 매달릴 질문은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낼 수 있는 것은 신과 짐승뿐이며, 인간은 서로 모여 생각과 마음을 모으고 나누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아테네 사람들은 도시 한복판에 ‘아고라(agora)’라는 광장을 만들고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정치나 전쟁처럼 거창하고 공적인 이야기도 좋습니다. 자신의 욕망이나 꿈과 같은 개인의 내밀한 이야기도 좋습니다. 그 모든 커다랗고 또 자잘한 이야기들이 섞이고 엮이는 가운데에서 우리들은 ‘좋은 삶’에 대해 서서히 자기 스스로의 생각과 모습을 잡아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러한 토론은 무수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 덧없이 무섭게 변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지 또 변할 수 있고 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간의 직감은 말과 글과 그림과 동상과 춤과 노래 등 무수한 방식으로 포착될 수 있고 또 표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저희들이 준비한 이 ‘좋은 삶’을 토론할 ‘아고라’로 여러분을 모십니다. 이 곳은 지금 변하고 있고, 또 이미 변해 버린 세상을, 그 속에서 함께 변해 나가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또 이야기 드리고자 합니다. 저희는 ‘좋은 삶’의 완성된 모습을 보여 드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며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단지 아직 나타나지 않았을 뿐 이미 우리의 상상과 직감 속에서 언뜻언뜻 보이기 시작한 미래의 ‘좋은 삶’의 옷자락을 잡아 그 파편을 펼쳐놓을 뿐입니다. 그 파편 조각들을 모아서 여러분 스스로의 ‘좋은 삶’의 그림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저희들은 그 파편들 그리고 그 파편들을 이어붙일 수 있는 작업장을 여러분께 드리고자 합니다. 이 ‘좋은 삶’의 질문 앞에서는 더 많이 아는 이도, 덜 아는 이도 있을 수 없습니다. 모두 함께 저희가 준비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2018’에 와서 마음과 머리를 맞대보기를 감히 청합니다.
디렉토리얼 콜렉티브 홍기빈, 임경용, 김장언, 김남수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2018 구성
주제와 공간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2018의 주제 ‘좋은 삶’은 고대 그리스어 ‘Eu Zên’으로 옮겨진다. 이는 비엔날레 무용론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관성에 의해 구르는 곡선처럼 진행되는 현상에 반기를 들고 실제 삶의 국면을 예술보다 우선적으로 다뤄보겠다는 의미가 있다. 예술이 아니어도 삶을 마주하는 태도로 “좋은 삶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좋은 삶인가”를 질문하고 서로 토론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비엔날레가 수용했다는 뜻이다.
미술관 1층 전시공간 안에 배치하는 단층선 위의 일종의 의회는 ‘아고라’ 공간이다. 이 공간은 철학이란 사유의 오염이 극심하지 않을 때의 생각하는 방식, 고대적 생각 방식을 참조한다는 뜻이다. 공공적인 담화가 있는 ‘광장’과 사적인 이야기가 끝이 없는 ‘집’ 사이에서 발생했던 출현공간이자 공유공간으로서의 ‘아고라’는 ‘좋은 삶’이 대화와 토론으로 울릴 수 있는 공간적 전략으로 채택되었다. 생각하는 방식은 말하는 방식의 환경과 긴밀하게 연동되어 있음에 착안하였다.
프로그램
이번 비엔날레는 ‘좋은 삶’이란 주제 하에 ‘미디움medium’이란 의미의 망을 다시 살펴서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장 내부에 ‘아고라’ 공간을 설치하고 발생시키고자 한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주목하는 '미디움medium'은 현재와 미래, 과거와 현재, 삶과 예술, 그리고 전시의 안과 밖이라는 두 개의 개념적 공간 사이에 위치하는 '빈 공간' 자체라는 의미를 현실화 하는 것이다. 이 빈 공간은 실천된 장소practiced place로 거듭나기 위해, 사는 법, 행동하는 법, 노는 법이라고 이름 지어진 프로그램의 개입을 통해 기능적인 변이 공간으로 임시 작동한다.
프로그램은 비엔날레 전 기간에 걸쳐 강연 및 토론회 11건, 공연 6건, 전시 연계 프로그램 32건 등 총 49개의 프로그램이 총 71회 이상 진행된다. 다수가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이며 사전접수 및 안내는 추후 비엔날레 홈페이지를 비롯하여 미술관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진행된다.
전시
미술 전시를 만드는 것은 시각적 대상물을 다룬다는 차원에서 취향과 태도가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지적 배경과 취향이 다른 사람들, 특히 젊지 않은 사람들이 ‘아티스틱 디렉터artistic director’ 호칭이 주는 권위 대신에 아무것도 보증하는 것 없는 이름인 ‘디렉토리얼 콜렉티브directorial collective’로 모여서 시각적인 것에 대한 어떤 동의를 구하며 전시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집중적 회의와 워크숍,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본 비엔날레의 가능성은 미술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전시라는 형식을 버림으로써 시작한다. 도구적으로 하나의 두뇌보다 여러 개의 머리가 무엇을 고안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나 여러 개의 두뇌가 자율적으로 프로그래밍 되는 경우는 드물다. 서로 다른 OS(Operating System)의 공유지를 찾아내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모험이다. 이번 비엔날레는 디렉토리얼 콜렉티브의 전시가 아니라 비엔날레에 초대된 모두가 만들어내는 ‘유기적 연대(organic solidarity)’의 프로그래밍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민주주의와 경제의 파국, 지구의 생태 및 환경적 파국, 그리고 인공지능의 특이점 등 디렉토리얼 콜렉티브가 경고하는 현단계 삶의 파국적 위기 국면에서 비엔날레는 정체된 예술의 장을 환기하는 개량주의적 태도보다 그 장을 그 아래에서 감당하고 지탱해주는 마치 인도 거북이 같은 삶의 토대를 근본적으로 생각하고 대화하는 태도를 지향한다.
전시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전관, 서울로미디어캔버스
공동기획: 홍기빈, 임경용, 김장언, 김남수
참여작가: 고연옥 & 잣 프로젝트, 구민자, 김월식+무늬만 커뮤니티, 김현탁, 노경애, 보물섬 콜렉티브(김동찬, 민성홍, 송민규, 최진요, 하석준, 황경현), 언매핑 유라시아, 은정태, 이그니토, 이소영, 정기현, 허윤경, 권병준, kook+, 디륵 플라이쉬만, 미팅룸, 신도시, 씨위드, 정재철, 장애여성공감 극단 <춤추는 허리>, 크리티컬 아트 앙상블, 팩토리 콜렉티브, 두샨 바록과 모노스콥, 디스플레이 디스트리뷰트 (쿤치, 리드인 공동 편집), 류한길, 리슨투더시티, 안건형, 윤원화, 윤지원, 인민의 아카이브, 최하늘,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민세희, 데이비드 하, 로렌 맥카시, 루바 엘리엇, 오스카 샤프 & 로스 구드윈, 마리오 클링게만, 마이크 타이카, 모두의연구소 (김승일), 스캇 켈리 & 벤 폴킹호른, 신승백 김용훈, 정지훈, 진 코건, 최승준, 배남우, 댄 첸, 샘 라빈, 스털링 크리스핀, 아담 하비, 아람 바톨, 나자 부텐도르프, 에드 브라운, 에디 바겐넥트, 에바/프랑코 마테스, 엘리사 지아디나 파파, 제레미 베일리, 최성일·리케 글라저, 프로젝트 코버, 애드버스터즈 미디어 재단, 탁영환・이경남, 000간, 김상돈, 믹스라이스, 박형준, 케이트 라워스, 미셸 보웬스, 리처드 윌킨슨,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무중력지대 양천, 양아치
웹사이트: http://mediacityseoul.kr/
주최·주관: 서울시립미술관
협력: 「서울은 미술관」 서울로미디어캔버스
출처: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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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휴일 10:00 - 18:00
휴관: 월요일, 1월 1일
마지막 주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 밤 10시까지 연장 개관 /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