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도스 신관
2018년 9월 19일 ~ 2018년 10월 2일
송연주, Memory of the sense of sea-II 78.0X78.0cm 은박, 아크릴, 캔퍼스 2017
그림의 힘- 송연주의 바닷속 그림에 대하여
모토에 쿠니오(本江 邦夫1948- 타마미술대학교수)
송연주는 타마미술대학 유화과 석사과정에 입학하고, 그대로 박사과정에 진학한 한국출신 유학생이다. 어린 시절 텔레비전에서 수족관을 소개하는 방송을 보며 바닷속 세계를 동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스쿠버 다이빙 공식자격을 취득하고, 바다에서의 잠수를 기대하는 그녀가 그곳에서밖에 볼 수 없는 부유감(浮遊感) 있는 환상적인 전망, 또는 고래상어 등 바다생물과의 강렬하고, 아름다운 만남에 영감을 받아 바닷속 체험 자체를 그리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였는지 자세한 것은 알지 못한다.
무엇보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그 화면의 현실감, 진실성이다. 이 예리한 감성을 지닌 비범한 화가에게 화면은 그대로 바닷속이라는 현실, 혹은 이미 그 일부이다. 대상 내지는 모티브와의 이 직접성은 주목할 만한 것이다. 대다수의 화가에게 있어서 화면(畵面)이라 함은 그 위에 자유롭게 그릴 수 있는 단순한 흰색 판(tabula rasa)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화면(畵面)에 대해 감각 자체를 심히 애매하고, 희박한 것으로 만든다는 것을 주지(周知)하는 바이다.
「직접성」이라고 말하는 것은 간단하나 실현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송연주는 이를 위해 우선 무엇을 하는가? 바닷속의 체감, 피부감각을 절반은 무의식적으로 무수한 - 때로는 작은 물고기와 플랑크톤 무리를 연상시키는 - 드로잉을 하는 과정속에서 최종 화면(畵面)을 유화로서, 말하자면 신체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한편 수중은 산소결핍이 그대로 죽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시간과 공간이 농밀하게 얽힌 세계이다. 메를로 퐁티(Maurice Merleau-Ponty) 는 말한다. 우리들의 신체는 「시간과 공간 속에 살고 있다」 (『지각의 현상학』) 라고. 송연주의 일련의 바닷속 정경은 가장 훌륭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 자신도 2017년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에서 「나에게 있어서 진정한 공간은 호흡이 가능하다면 살아있는 안락한 지상이 아니라 위험한 바다이다」고 단언하고 있다.
기법(技法)면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수중에 있기 때문에 생기는, 지상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체감의 조형적 메타포로서, 최근 몇 년의 일이지만 림파(琳派) 등도 참조하여 그녀가 은박(銀箔)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본래 일본화의 장식적이며, 상징적인 배경에 지나지 않는 은박(銀箔)이 여기서는 생동감 있는 실체로 모습을 바꾸어 수중 특유의 농밀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가끔 금박(金箔)을 사용한 작품도 있지만 이것은 아마도 수면에 가까워 태양광선이 닿는 곳이 아닐까 내 멋대로 생각해 본다.
나는 수영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바다에서도 잠수를 하지 않는다. 수영장도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섬뜩한 느낌이다. 하지만 그런 나도 송연주의 그림 앞에 서면 아주 옛날부터 바다를 알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며, 실제로 피부로 바닷물을 느끼곤 한다. 시간도 공간도 삼라만상의 모든 것이 압축된, 바로 그것이 「그림의 힘」 이라 할 것이다.
출처: 갤러리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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