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움아트스페이스
2016년 9월 17일 ~ 2016년 9월 25일
"루두비코 로질린의 작업을 마주하면 시적인 것이 연상된다.(...)
캔버스를 가득 채운 빛은 놀라운 추상화를 만들어 낸다. 마치 시에서의 행만이, 아니 단어들만이 남겨진 것처럼 방금본 것들에서
느껴지는 인상은 금방이라도 사라져 버릴 것만 같다. 이렇듯 대상의 암시가 이루어진다."
뒤셀도르프 예술대학의 미술사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쾰르너 쿤스트페어라인과 쾰른 루드비히 미술관의 관장을 역임하였던, 지그프리트 고어(Siegfried GOHR)는 루두비코 로질린(Rosilene LUDUVICO, 1969-)의 작업을 위와 같이 묘사한다. 고어는 이 글에서 "시적인"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풍경화와 식물을 모티브로 한 작업들에서 나타나는 "절제된 회화적 표현과 밝은 빛"을 그녀만의 시적인 표현으로 정의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시적인 풍경"은 고어의 글에서 인용한 것이기도,추상과 구상의 경계에 선 듯한 표현을 통해 자신만의 "시적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는 로질린 루두비코와 윤종숙(Jongsuk YOON, 1965- )작가의 회화세계를 조명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번전시에는 특히 자연을 모티브로 한 작업과 작가 내면세계의 반영이 돋보이는 초상화 작업이 보여진다. 전시 리플렛에 담긴 라인강의 이미지는 루두비코와 윤작가의 작업에 있어 영감의 원천이 되는 자연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이와 동시에 두 작가가 현재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독일, 뒤셀도르프를 표현하고자 했다.
브라질 출신 작가 루두비코 로질린과 한국 출신 작가 윤종숙이 유럽에서 새로이 예술적 뿌리를 내리고 발전시키는 데 있어 토양이 된 뒤셀도르프 예술 대학은 1762년 창립 초기부터 드로잉과 회화에 그 중점을 두었으며, 19세기에는 뒤셀도르프 회화파라는 칭호를 통해 그 회화 전통을 인정받았다. 외르그 이멘도프(Jörg IMMENDORF), 콘라드 클랍펙(Konrad KLAPHEK), 마르쿠스 뤼퍼츠(Markus LÜPERTZ), 토마 압츠(Thoma abts), 페터 도익(Peter DOIG), 지그리프트 안찡어(Siegfried ANZINGER)등 유명한 현대작가들이 교수직을 역임함으로써, 그명성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
윤작가는 프리즈 슈베글러교수(Fritz SCHWEGLER)의 지도를 받았다. 뒤셀도르프 예술 대학을 졸업한 후, 런던 첼시 컬리지에서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뒤셀도르프에서 작업 활동을 하고있다. 윤작가의 새 회화시리즈는 2015년에 오스트 하우스 미술관(Osthaus Museum Hagen), 파크하우스(Parkhaus, Düsseldorf). 립슈타트 쿤스트페어라인(Kunstverein Lippstadt)에서 전시되었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국내에서 소개된다.
루두비코작가는 1995년에 브라질 에스피리토 산토에서 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뒤셀도르프 예술 대학에서 콘라드 클랍펙에게서 2년간 지도를 받았으며, 지그프리드 안찡어에게서 "마이스터 슐러린"을 수료 받았다. 루두비코는 뉴욕 갤러리 찡크(2008), 로마의 까사발디(Casa Baldi, Rome, 2010), 파리국제예술공동체(Cité Internationale des Arts, Paris, France,2014)등에서의 레지던시 경험을 통해 작업 세계를 넓혀왔으며, 2015년 쿤스트 페어라인 뮌스터 란트에서 수여하는 상의 수상과 이를 기념해 열린 전시를 비롯해 다수의 개인전을 열어왔다. 또한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브라질 작가 중 총 26명이 참여한 "상호작용"(라이프찌히,2015)을 비롯한 다양한 그룹전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해 왔다.
이번 전시는 루두비코 작가와 윤종숙 작가의 작업이 처음으로 한국에서 보여지는기회일 뿐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두 작가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일렉트로닉 음악 작곡가 하우슈카, 도쿄 현대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등의 유명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일본 작가 히로시 스기토, 영국 출신 화가 피터 도익의 제자로 2015년 아트 콜롱의 신진작가 상을 수상한 사브리나 프리취등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들과 협업을 해온 루두비코와 이번 전시에 보여지는 회화 작업시리즈를 통해 한국의 민화와 유럽추상회화의 접목을 시도한 윤종숙 작가의 만남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마인드 랜드스케이프는 처음 볼때는 무엇을 그렸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천천히 시간을 두고 바라보면 여러가지 사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선 여기저기에 뾰족하게 솟은 산봉우리가 있다. 삼각형 모양의 산도 있다. 작은 집도 보이고, 절벽에 매달린 나무와 꽃도 있으며, 하늘에는 나비가 날아다닌다. 자연의 풍경을 그린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는 풍경은 아니다. 그래서 제목처럼 화가의 마음속에 담겨있는 풍경인 것이다."
윤 종숙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한국 예술종합대학의 조인수 교수에 의해 위와 같이 묘사된 "마음속의 풍경"을 비롯해. 2012년 부터 2016년에 완성된 유화 작업들을 선보인다. 그녀의 작업은 조인수 교수의 언급처럼 보는 이로 하여금 다양한 요소들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작가와의 조우뿐 아니라, 자신만의 "마음 속의 풍경"을 만들어 나가게 한다. 또한 동양의 서예나 수묵화에서 느껴지듯 붓 터지와 추상표현주의의 접목은 이전 그녀의 작업에서 보이는 캔버스 위에 실의 사용, 기하학적 문양과 문자의 조합등과 함께,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의 산실이기도 하다.
루두비코의 자연 안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작업은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Carspar David FRIEDRICH)로 대표되는 독일 로맨틱 회화를 연상시킨다. 그녀의 작업에는 더 나아가 인간의 고독,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인간이 그 중심을 이룬다. 이를 통해 고독이나 명상의 시간은 자연과 인간, 혹은 자신 내면과의 조우라는 긍정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절제된 붓 터치와 색감으로 완성된 루두비코의 인물이나 사물은 어떠한 사실적인 형상보다 그가 주는 전체적인 인상, 당시의 순간에 대한 작가의 느낌을 담고 있는 듯 하다. 이는 관찰과 작가의 감수성이 그 바탕을 이루고 있는데. 이런 루두비코작가의 작업에 대해 뮤제우 발레 인 에피리토 산토(Museu Vale in Espirito Santo)의 관장인 로날드 바보사(Ronaldo BARBOSA)는 아래와 같은 표현을 한다.
"그녀의 작업 안에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그렇지만 어떠한 설명도 필요치 않은 신비로움이 존재하며, 이는 영원할 것이다. 그녀의 작업을 시간을 들여 감상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오랜 시간(의 관찰)을 통해 탄생한 그녀의 회화 작업이 보는 이에게 오랜 시간의 관찰이라는 능동적인 태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과 만남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이 루두비코 로질린과 윤종숙작가의 작업을 감상하는 동안, 자연과 주변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 보고, 자기내면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 이번 전시가 관객들로 하여금 캔버스 위에 그려진 하나의 풍경, 사물, 사람의 형상을 넘어서, 자기 안에 축적되어 있는 "시적인 풍경들"을 불러 일으키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번 전시 기간 동안 열리는 작가와의 만남은 이들이 생각하는 회화의 가능성과 오랜 외국생활과 작업활동을 통해 쌓아온 작가 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아티스트 북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될 것이다. 아티스트 북을 통해 루두비코와 윤 작가의 작업세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소묘작업을 소장할 기회를 제공하고, 또한 2016년 한국 문화예술 위원회의 국제 교류 프로젝트의 일부인 이번 전시를 기념하고자 한다. / 변지수

윤종숙_10월_2005

루두비코 로질린_Ypy_2015

윤종숙_마인드 스케이프_2012

루두비코 로질린_알몬드_2013
오프닝과 큐레이터 토크 : 2016.09.17 05:00 - 07:00pm
아티스트 토크와 아티스트북 발표회 : 2016.09.25(일) 04:00 - 06:30pm
큐레이터 변지수
한국 문화예술 위원회 후원
출처 - 세움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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