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파도
2026년 7월 17일 ~ 2026년 7월 30일
뒷공간의 시간, 펼쳐진 시선
무대에 오르기 전의 시간을 생각해 본다. 먼저, 배우가 대기 중이다. 그리고 배우 옆에 도구들이 있다. 배경을 장식하거나, 극 중에 등장하거나, 혹은 무대를 받쳐주는 것들—조명을 덜 받은 이곳으로부터 무대를 향해 시선을 보내는 이들. 관객석과 무대 뒷공간은 어둠으로 연결된다. 그러고 보니, 나는 무대 막이 오르기 전의 공간을 생각하고 있었다. 옆에 앉은 사람은 물건처럼 있고, 출연을 기다리던 이들은 주목받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가올 시간을 향해 준비된 여러 자세가 여기에 있다. 그와 동시에, 나에게 다가온 시간을 간직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신예슬의 회화에 흐르는 시간은 뒤에 물러서 있는 것들의 시간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뒷공간이다. 연극 무대에 대한 비유—예컨대, 꼭두각시를 닮은 형상—에 그치지 않고, 그의 회화는 무대막 옆이나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거나 서성거리는 배우와 도구들이 배치된 곳이다. 이곳은 뒷공간이다. 우연적인 만남은 뒷공간 안에서뿐만 아니라 형상과 형상 사이(예컨대, 강아지와 식물, 인간 형상을 오가는)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다. 정렬과 혼잡함이 담긴 곳은 우리의 시선에 노출되고 포착되면서 긴장한다. 그와 동시에 열린 해석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들은 무엇을 기다릴까—읽히는 시선을 제공했다가 다시 받는다. 유추와 착시가 반복할 때, 신예슬이 화면에 담는 이미지는 멈춰 있는 상태에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개인전 제목 ⟪다시 호출되는 표면: 회화 표본실⟫처럼, 신예슬은 ‘표본’이라는 말로 회화를 설명한다. 작품을 보니, 좌우대칭적 구도로 그려진 대상은 곤충 표본을 시각적으로 연상케 한다. 죽어 있지만 살아 있을 때보다 세세하게 보이게 되는 부분들이 우리 눈에 노출된다. 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펼쳐지고, 펼쳐짐으로써 보이게 된다. 대상이 시침핀으로 고정된 상태로 신예슬의 회화는 움직이기 시작한다. 서랍에 보관되던 표본이 밖으로, 시선 아래 꺼내어지는 것처럼, 과거의 유물은 부피가 없고 작은 실체에 주시하는 시선을 제공해 준다. 작가가 말하는 ‘표본’이란 수집과 분류의 대상뿐만 아니라 보관을 가리키기도 한다. 보관하는 곳은 종종 어둡거나 진열장처럼 은밀하게 관리되고 때때로 공개된다. 쌓여 있는 시간들이 분류와 미분류를 반복하면서 축적된 형태가 소장(collection)이다. 움직임은 없지만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들이 있는데, 꺼내어지기 전에는 알지 못한다. 일종의 신비로움이 형상과 형상 사이에서 소환되어 기록된다.
글: 콘노 유키
-서문 중
참야작가: 신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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