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5년 12월 22일 ~ 2015년 12월 27일
신현림 <선물 우체통> _ 궁궐목수 정명식 Digital print, 2014
시인과 사진가, 이름 앞에 두 호칭이 모두 자연스러운 작가 신현림 씨가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에 ‘선물’ 같은 전시를 연다. 12월 22일부터 27일까지 사진위주 류가헌에서 여는 ‘사과가 있는 인물 사진전’ <선물 우체통>이 그것이다.
2011년에 사과밭에서 벌인 해원의 굿판 같은 사진들로 세 번째 개인전 <사과밭 사진관>을 열었고, 신현림 작가의 이번 전시에는 ‘사과가 있는 인물 사진전’이라는 부제가 붙는다. 사과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언뜻 <사과밭 사진관>의 연장선상으로 읽히지만, 그러나 시인의 시적 상상력이 예상을 뒤엎는다.
<사과밭 사진관>의 사진들이 작가 신현림이 사과밭에 직접 깃들어서 펼친 퍼포먼스, 설치, 사과밭의 풍경 사진이었다면, 이제는 역으로 ‘사과’가 사과밭을 벗어나 사람들 사이로 여행을 떠난다. 인류가 받은 최초의 선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사과가 선물처럼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것이다. 이 선물을 받아 든 사람들은 이해인 수녀를 비롯해 소설가 윤후명, 방송인 김미화, 시인 황학주, 황인숙, 손택수 등 문화예술인, 정신과의사, 교육자 등 40인이다. “저는 이 사진들을 ‘사과초상사진’이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는데, 제가 살아서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 무얼까 생각하다가 이 사진들을 구상하게 되었어요. 동기는 제가 선물을 주기 위한 것이었지만, 과정은 역으로 저에게 주어진 선물 같았죠.”
밭에서 갓 따낸 붉은 사과부터 군데군데 상처 난 낙과, 시들어 쪼글쪼글해진 사과와 하얀 사과까지 다양한 사과를 들고 2년 여 기간 동안 일일이 사람들을 찾아다녔고, 각자 마음에 드는 사과를 고르게 했다. 받아든 사과와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도 피사체가 된 인물 스스로 정하게 했다. 어떤 이는 사과를 지긋이 마주보았고, 어떤 이는 공중으로 던져 올리거나 먼발치에 두고 외면하는 자세를 취했다. 마치 ‘시인 사진가’가 사과로 던진 화두를 시인, 소설가, 방송인 등 문화예술인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받아듦으로써, ‘선문답’의 대화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해서 40장면의 ‘사과가 있는 인물 사진’이 완성된 것. 작품 하나하나가 인물의 내적 특성과 심적인 기질을 표출하는 동시에, 프레임 안에 함께 ‘있는’ 사과를 통해 근원적인 생명력을 활달하고 개성 있게 전달하고 있다.
시인, 사진가 외에 그림도 그리고, 책 편집기획자로도 활동하는 그녀답게, 자신이 준 선물을 받아 든 40인의 인물들로부터 각자의 생애에서 받은 잊을 수 없는 ‘선물’에 관한 글을 받았다. 신현림이 찍은 ‘사과가 있는 인물 사진’과 40인의 문화예술인이 쓴 글이 만나 한 권의 책으로 꾸려지니, 그것이 12월에 갓 출간된 <선물 우체통>이다.
이 책은 류가헌의 11번째 사진책전시지원 프로그램으로 선정되어, 신현림 사진전 <선물 우체통>을 통해 책 속 사진들의 오리지널 프린트들과 함께 전시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신현림 <선물 우체통> _ 궁궐목수 정명식 Digital print, 2014

신현림 <선물 우체통> _ 시인 김성규 Digital print, 2014

신현림 <선물 우체통> _ 도서평론가 권태현 Digital print, 2014

신현림 <선물 우체통> _ 시인 박소란 Digital print, 2014
출처 - 사진위주 류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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