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플레이리스트
2025년 4월 5일 ~ 2025년 5월 10일
갤러리 플레이리스트는 2025년 4월 5일(토)부터 5월 10일(토)까지 안종우와 염기남의 2인전 《Layers of》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기억과 빛 그리고 물질이 만들어내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 존재와 부재의 경계를 시각적으로 조명한다. 두 작가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쌓이고 사라지는 과정을 탐구하고, 관람자는 이들이 구축한 화면의 층을 따라가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작품 속에서 빛과 그림자는 끊임없이 변주되며, 잊혔던 기억은 다시 떠오르고, 존재는 부재와 맞물려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두 작가의 신작과 주요 전작을 포함한 총 39점의 작품이 소개되며, 두 작가 모두 부산에서의 첫 전시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기억은 사라지기도 하고 남겨지기도 한다. 빛은 그 흔적을 남기며 물질과 관계를 맺기도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다시 다른 형태로 변모하기도 한다. 《 Layers of 》 전시는 이러한 기억과 빛의 흐름을 추적하는 전시로, 안종우와 염기남 두 작가가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낸 시간성과 존재의 흔적을 담아내고 있다. 안종우 작가는 사라진 시간을 기록하고 재구성하며, 기억이 어떻게 현재 속에서 변형되는지를 탐구한다. 반면, 염기남 작가는 빛과 물질이 관계를 맺으며 생성하는 감각적 흔적에 주목하며, 존재와 부재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두 작가의 작품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빛과 기억, 물질과 비물질의 층위를 다루지만, 궁극적으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하는 존재의 본질을 바라보게 한다.
안종우 작가는 시간 속에서 흐려지거나 잊혀진 기억을 재구성하는 과정에 대한 탐구이다. 그는 빛바랜 사진, 문서, 영상과 같은 기록물을 통해 사라진 시간과 개인적 기억의 형상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기억은 단순히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현재의 시선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변형되는 존재다. 안종우는 이러한 기억의 유동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지점을 작품 속에 담아낸다. 그의 작업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시간과 기억이 중첩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각적 경험을 탐색한다.
작가는 19세기 사진 인화 기법인 시아노타입(Cyanotype)과 검바이크로밋(Gum Bichromate, 검프린트)을 활용하여 이미 기록된 기억을 암실에서 재편집하고 재구성한다. 이 기법들은 원래 사진의 현상과 인화 과정에서 사용되지만, 그는 이를 동양화 재료와 결합하여 새로운 조형 언어를 구축한다. 아교반수, 분채, 감광 유재 등을 혼합하여 종이 위에 이미지를 형성하며, OHP 필름을 이용한 자외선 노출과 암실 인화 과정을 통해 기억의 층위를 표현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간의 흐름과 빛의 흔적이 화면 위에 서서히 안착되며, 기억이 물질 속에 스며드는 방식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염기남 작가는 빛과 물질, 그리고 그 경계에서 형성되는 흔적과 변화를 탐구한다. 그의 작업은 신체가 체화한 감각의 기억을 바탕으로, 물질이 시간 속에서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를 추적하는 과정이다. 그에게 있어 빛은 물질과 상호작용하며 변화의 순간을 만들어내는 주체다. 빛은 사라지기도 하고, 물질 위에 흔적으로 남기도 하며, 이를 통해 존재와 부재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그는 화면 위에서 색과 형태가 흘러가고 중첩되는 과정을 통해, 물질이 지닌 시간성과 감각의 층위를 탐구하며, 이를 통해 관객이 빛과 물질 사이에서 능동적으로 반응하도록 유도한다. 그의 작업은 빛과 물질이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하며, 우리가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감각적인 흔적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경험하게 만든다.
작가는 아크릴 물감, 미디엄, 돌가루, 유리가루, 파라핀 왁스 등을 사용하여 물질과 빛의 관계를 탐구한다. 스퀴지를 활용해 액체 상태의 물감을 화면 위에 얇게 퍼뜨리고, 이를 반복적으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물감이 중첩되며 투명과 불투명의 경계를 형성하고, 표면에 남겨진 물질의 흔적들이 빛과 반응하며 변화한다. 또한, 돌가루와 유리가루를 표면에 얹어 물질이 시간과 함께 변형되는 과정을 더욱 강조한다. 그의 작업은 단순한 재료의 물성이 아니라, 시간과 기억이 재료 속에 축적되는 방식을 탐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 관객들은 작품이 만들어낸 층(layer)들을 따라가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하는 기억과 빛의 흔적을 마주하게 된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고, 존재와 부재가 맞닿는 순간 속에서 우리는 감각적으로 남겨진 흔적을 좇게 된다. 이러한 탐색 속에서 사라졌다고 믿었던 기억은 여전히 눈앞에 머물러 있고, 과거의 한 조각은 현재 속에서 다시 떠오른다.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겼던 것들도 빛과 그림자의 경계를 따라 모습을 드러내며, 남겨진 것과 사라진 것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 우리는 기억과 존재가 머무는 방식을 새롭게 마주하게 된다.
참여 작가: 안종우, 염기남
전시 기획: 우지영
전시 운영: 조소영
전시 전경 촬영: 임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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