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소소
2025년 9월 9일 ~ 2025년 9월 26일
죽음은 인간이 끝내 직면할 수밖에 없는 궁극적 사건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없는 실체이기도 하다. 누구나 죽음을 마주하게 되지만, 엄밀히 말해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타인의 죽음이거나 언젠가 다가올 자신의 죽음을 향한 예감일 뿐이다. 이처럼 죽음은 실재하면서도 결코 완전히 잡히지 않는 어떤 것, 존재와 부재의 경계에 머무는 특수한 사건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죽음은 죽음 그 자체라기보다 그것의 흔적, 그림자에 가깝다. 그림자는 실체를 은폐하면서도 동시에 실체를 드러내는 모순적 존재이다. 불길이 타오르면 반드시 그림자가 생겨나듯, 죽음을 사유하는 우리의 방식 또한 실체의 주변부, 그것이 남기는 상징과 은유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림자는 우리가 죽음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자, 동시에 결코 닿을 수 없는 벽을 상기시키는 장치다.
작품에 등장하는 불꽃과 연기, 장갑은 모두 이러한 ‘그림자의 언어’를 구성한다. 불은 생명의 빛을 품으면서도 꺼짐을 향해 나아가는 시간성을 내포하고, 연기는 소멸 이후에도 남아 떠도는 흔적을 드러낸다. 수술용 장갑과 수술 집기들은 인간의 몸을 둘러싼 기억과 상처를 환기하며 흔적과 부재라는 이중성을 담고 있다. 각각의 이미지는 죽음이라는 실체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그 실체를 둘러싼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경험을 은유적으로 제시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죽음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감각적 잔상과 정서적 울림을 탐색하려는 시도다. 그림자는 실체를 대신할 수 없지만, 그 부재의 자리를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더 깊은 사유의 장을 열어준다. “타오르는 그림자”는 바로 그 경계 위에서, 우리가 결코 붙잡을 수 없는 죽음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를 묻는 하나의 응시이다.
참여작가: 양수연
후원: (주)마카조아 문화예술인 지원사업
공간디자인: 나카(NACA) @naca_alcr6
그래픽디자인: 김나영
출처: 더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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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3:00 - 18:00
수요일 13:00 - 18:00
목요일 13:00 - 18:00
금요일 13:00 - 18:00
토요일 13:00 - 18:00
일요일 휴관
휴관: 일요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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