솅겐갤러리
2026년 4월 8일 ~ 2026년 4월 25일
강과 바다, 고인 웅덩이와 흐르는 물길처럼, 주변 자연에는 다양한 형태의 물이 존재한다. 쉼 없이 흐르는 물이 있는가 하면, 낮은 곳에 고여 머무는 물도 있다. 겉으로는 정지해 보이나, 그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흐름을 멈추지 않는다. 물은 때로 청량한 푸른빛으로, 때로 깊이를 알 수 없는 초록으로, 혹은 모든 빛을 삼킨 검은 침묵으로 우리 앞에 놓인다.
그러나 우리가 닿는 것은 언제나 물의 ‘표면’이다. 수면은 내부를 보호하는 벽 이자, 외부를 비추는 거울이다. 고요하다 가도 바람에 따라 흔들리고, 빛을 붙잡아 일렁이거나 부유물을 품은 채 머무른다. 이러한 섬세한 변화는 물이 지닌 시간과 감정의 흔적을 드러낸다.
이 감각을 ‘연파(漣波)’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연파는 바람이나 미세한 자극으로 수면 위에 생기는 잔잔한 물결이다. 격렬한 파동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미세한 흔들림 속에서 빛과 색이 겹치고, 순간의 형상이 머문다. 연파는 물의 표면이 지닌 가장 섬세한 움직임이자, 보이지 않는 흐름이 드러나는 최소한의 징후다.
이러한 맥락으로 유리나는 물의 세 가지 시각적 층위—겹치고, 일렁이며, 머무는 것들—를 화면 위에 담았다. ‘겹침’은 수면 위 빛과 그 아래 색이 만나는 지점, ‘일렁임’은 멈추지 않는 시간의 흐름, ‘머묾’은 그 흐름 속에서 포착된 찰나다.
또한 유리나는 이주한 곳의 자연을 관찰하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재료로 작업하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모시에 주목하게 되었고, 모시천과 고요한 수면 사이에서 유사성을 찾았다. 얇고 투명한 결에는 시간과 노동이 스며 있고, 잔잔한 물결과 반짝이는 윤슬은 점의 형태로 옮겨진다. 반복되는 제작 과정 속에서 축적된 시간은 하나의 표면을 이루고, 그 위에 미세한 흔들림과 빛의 결이 드러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관찰과 축적의 기록이다. 물의 표면 위에 겹쳐진 시간과 감각을 따라가며, 각기 다른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시선이 머무는 지점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참여작가: 유리나 Yurina
주최/기획: schengen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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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휴관
수요일 11:00 - 17:00
목요일 11:00 - 17:00
금요일 11:00 - 17:00
토요일 11:00 - 17:00
일요일 휴관
휴관: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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