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역우정국
2017년 11월 28일 ~ 2017년 12월 17일
1 / 7
질서/무질서의 파라독스
이 전시는 세계를 구축해온 질서와 명령(Order)에 대한 반문으로부터 시작한다. 세계는 여러 차례의 정치적 변화와 사회적 격변을 통해 질서와 무질서가 요동치는 순간들을 수없이 반복해 왔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질서/무질서는 말처럼 단순히 구분되지 않는다. 개인과 사회에 걸친 규칙과 질서를 말할 때 그 반대편을 지시하지 않고서는 이를 설명하기 어려운 편이다. 규명하려 할수록 질서/무질서의 관계는 더 단단하게 서로를 마주한다.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맞붙어 있으면서도 다른 방향을 향해 간다. 아이러니하게도 서로가 가깝게 공모(共謀)하면 할수록 인류의 역사는 더 격동적으로 전개되어 나간다. 이렇듯 현재라는 시간에는 질서/무질서의 적대적 힘과 공모의 전략이 동시적으로 공존한다. 그러하기에 전시는 무엇이 질서이고 무질서인지 규명하고자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탐구는 정치, 경제, 수학, 물리, 천문, 의학 등 여러 학문에서 열렬히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시는 오히려 질서와 무질서의 경계, 단절, 균열에 파고 들어가 인식의 밑바탕에서 미처 사유되지 않은 영역을 향한다.
전시에서 질서와 무질서는 극명한 구조로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잣대의 모순과 불가능을 규명해 보이려는 시도가 각기 작업의 내적 형식으로부터, 그리고 인접한 작업과의 관계로부터 접근된다. 작업은 각기 다른 맥락에서 질서/무질서로부터 출발하나 그 결과는 배후의 불확실성, 중립성, 투명성, 무력함과 불화에 도달하는 과정에 더 가깝다. 이때 세계를 탐구하는 관찰, 측정, 수집, 배열, 분석은 질서/무질서 사이에서 과잉, 혼란, 위반, 축출, 변칙, 징후의 방법론으로 도출된다. 그리하여 마주하게 되는 것은 질서/무질서가 견고히 지탱해온 인간의 허상이다. 이가 지시하는 구상과 추상, 동일자와 타자, 정상과 비정상, 삶과 죽음의 경계는 흐트러지거나 가볍게 횡단될 수도 있고, 어이없이 붕괴될 수도 있다.
질서/무질서에 이의를 제기하는 예술의 반복된 질문은 견고함에 가려진 허상의 실체를 정교한 시각적 구조로 들추어낸다. 평면을 지속적으로 분할하며 세계를 되묻는 이교준, 추방된 사물을 공간의 내부로 지탱하려는 요타로 니와(Yotaro Niwa), 문명과 바이러스의 진화 과정을 추적한 줄리앙 코와네(Julien Coignet), 교련시간의 안무를 통해 지정학적 불화에 접근한 쉐이크(Shake), 유사성 없이 사물을 배열한다는 모순 구조를 자청한 이아람, 다 함께 돌진할 수밖에 없는 군중과 역사의 변증법을 다룬 안성석, 무수히 일어나는 매일의 죽음을 헤아려 보고자 한 김남훈의 작업까지 전시장에는 질서/무질서 대신 이 간극을 떠도는 망설임, 결핍과 추측, 붕괴된 의미, 늘어나는 차이, 비언어적 신호, 쫓겨난 사물, 그리고 죽음이 자리한다. 이 미세한 파열음들은 질서/무질서의 안과 밖, 간극 사이에서 사유할 수 없던 세계의 일면을 이곳으로 되돌려줄 것이다.
심소미 / 독립 큐레이터

요타로 니와 Yotaro Niwa, SLEEP#1, 문래동 거리에서 발견된 사물들, 2017, 가변크기

이교준 Kyojun Lee
Untitled-1781, 2017, Acrylic on cotton duck, 162x130cm
Untitled-1763, 2017, Acrylic on cotton duck, 162x130cm
Untitled-1782, 2017, Acrylic on cotton duck, 162x130cm

줄리앙 코와네 Julien Coignet, 바이러스, 2017, 종이 위에 드로잉, 아크릴 채색, 230x380cm

오더/디스오더, 전시전경, 탈영역 우정국

쉐이크 Shake, The Subduction Zone - Our Suite de Danes, 2016, 풀 HD 영상, 컬러, 사운드, 7분 31초

이아람 Ahram Lee, 공통점이 없다, 2017, 사물들, 인쇄물, 가변크기

김남훈 Namhoon Kim, 샘, 2017, 철거된 건물의 잔해, 수족관, 포비돈 요오드, 90x45x45cm

김남훈 Namhoon Kim, 18911 죽음의 열거, 2017, 폼보드 위에 여러 종류의 작은 날벌레, 205 목공용 접착제, 51x89cm

안성석 Sungseok Ahn, 군중의 지혜, 2017, 영상 및 설치, 가변크기

안성석 Sungseok Ahn, 군중의 지혜, 2017, 영상 및 설치, 가변크기

줄리앙 코와네 Julien Coignet, Why nobody is happy, 2016, 종이 위에 잉크, 각 20cmx15cm (14장)
전시오프닝
2017년 11월 28일 (화) 오후 6시
강연
<사회적인 것의 사회학적 문제들>
오늘날 사회를 만들어가는 지배적 흐름에 대해 소개하는 강연을 마련하였습니다. 최근에 ‘사회라는 것이 왜 급작스럽게 대두’되었는지, ‘신자유주의 시대의 사회적인 것’에 대한 비평적 성찰을 김성윤 소장님을 모시고 듣고자 합니다.
일시: 2017년 12월 17일 (일) 오후 4시
강연자 소개: 김성윤
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 및 소장. 문화이론 계간지 문화/과학 편집위원. 문화연대 집행위원. 주전공은 사회학을 하고 있으며, 대중문화이론을 기반으로 연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사회적인 것'을 매개로 플랫폼 환경이 함의하는 자본의 동학과 이데올로기적 효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전시기획: 심소미 (독립큐레이터)
협력기획: 줄리앙 코와네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출처: 탈영역 우정국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3:00 - 19:00
수요일 13:00 - 19:00
목요일 13:00 - 19:00
금요일 13:00 - 19:00
토요일 13:00 - 19:00
일요일 13:00 - 19:00
휴관: 월요일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